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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47-5] 한동근 「미치고 싶다」

한동근 『Your Diary』
by. 음악취향Y | 2017.05.15
음악취향Y | 2017.05.15

[김병우] 작정하고 만든 복고 발라드란 모름지기 이래야한다. 처음 등장하는 키보드 프레이즈며, 퍼커션과 핑거스냅을 나란히 놓는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이런 점이 만약 평이한 멜로디와 정돈된 감정 속에서 불렀다면 이 곡은 그냥 재현 정도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곡의 멜로디가 연속성을 지니고, 이런 연속성의 불확실한 감정들이 이 곡의 다변성을 불어넣어주고 싶다. 단순히 음낮이의 고저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한동근의 보컬 해석이 불어넣는 다변성인 것이다. 종지부 또한 갑자기 끝나는 형국을 취하며 이 곡이 지닌 평이함을 상쇄시킨다. 멜로디라인만 떼놓고 봤을 때는 불안하기 그지 없는데, 이런 점이 (익숙하다 못해 지긋지긋한) 편곡으로 인해 안정감이 부여되었다. 그의 기교 또한 적절한 선에서 마감시켰고, 곡의 감정을 적당하게 채워주었다. 프로듀싱이 음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곡. ★★★☆

 

[김성환] 2000년대까지만 해도 꾸준히 등장했던 1990년대식 고전적 가요 발라드의 계승을 지향한 보컬리스트들의 물결은 2010년대의 '아이돌 그룹 포화시대'가 만들어지는 동안 그 맥이 잠시 끊긴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시점에서 우리는 한동근이라는 익숙한 듯한 새로운 목소리를 만났다. 그의 보컬 음색 속에는 초창기의 성시경이나 팀, 테이의 특징들이 잘 녹아 있기에, 일단 대중적 청자들의 귀를 편하게 자극하는 장점이 갖춰져 있다. 또한 그를 보좌하는 프로듀서 제피와 마스터키가 지향하는 사운드 편곡 역시 1980~90년대의 서구 팝 발라드의 문법에 충실하다. 그렇기에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90년대 가요 발라드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동시에 고풍스런 세련됨을 잃지 않는다. 물론 익숙하고 클리세의 계승이라는 비판도 있을 순 있겠지만, 어느 시대든 좋은 멜로디와 좋은 편곡을 가진 노래에는 쉽사리 돌을 던질 수 없다. 이 노래도 그런 노래들 중 하나다. ★★★☆

 

[김용민] 한동근의 매력을 단 하나 꼽자면, 굉장히 미묘하게 튀어나온 탁성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철금성처럼 전면적으로 탁한 것도 아닌, 절정에 다다를 때 한마디씩에 국한되는 그 살짝의 기교는 90~2000년대 초반 발라드를 하면서도 현재를 살게 하는 생명력이었다. 「미치고 싶다」는 그 특징을 최대한 억눌러서 더욱 더 맑게 만들었다. 탁성은 거의 희미해져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대신 광활함이 느껴지는 공간감이 탁월해졌다. 변신의 폭은 크지 않지만 체감은 꽤나 크다. 자, 그럼 세간이 좋아하는 발라드 보컬리스트의 통과의례로 사족을 붙여보자. 한동근은 이승환, 신승훈, 성시경의 계보를 이을 수 있는가. 그렇게 묻기엔, 한 방울씩 겨우 흐르는 발라드의 명맥에 너무 가혹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그것을 잇지 않아도, 발라드가 생존해있다는 증거로서 너무 소중한 존재다. 「미치고 싶다」는 무한한 그의 잠재력에 아주 조금 아쉬운 정도로만 여기고 싶다. ★★★☆

 

[유성은] 「미치고 싶다」는 작년 한 해 대중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그대라는 사치」(2016),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2014)를 만든 제피, 마스터키의 곡으로 《위대한 탄생 3》(2013) 이후 무려 4년 만에 발표한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마치 Lionel Richie의 「Say You, Say Me」(1985), 나카니시 야스시(中西保志) 의 「最後の雨 (최후의 비)」(1992)를 생각나게 하는 구성의 이 곡은, 팝발라드 스타일로 시작하여 애절한 절규의 고음으로 진행하는 전형적인 90년대식 대곡형 발라드의 공식대로 구성한다. 특히 1절은 핑거스냅을 제외하곤 타악기의 사용을 배제하여 리듬보다는 멜로디와 보컬에 이 곡의 주안점이 있음을 뚜렷이 드러낸다. 남성적이고 락 발라드의 흉성이 강하게 담긴 고음과, 뮤지컬에서도 통용되는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공명의 폭, 양쪽이 모두 잘 살아있는 한동근의 목소리는 올드하게 컨셉을 잡은 곡을 마치 임재범 등 과거의 보컬리스트가 그랬듯 시종일관 완벽하게 감정을 잡고 장악한다.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그것을 폭발시키는 뻔하지만 막을 수 없는 패턴으로 이전작의 성공의 가도를 이으려는 계산이 엿보인다. 하지만 후렴으로 향하는 과정이 너무 짧고 간결해 폭발하는 고음에의 개연성이 부족해 단순 노래자랑으로 들리는 것이 아쉽다. 세번이나 이어지는 반복된 패턴으로 피로감이 심하다. 한동근의 진심과 절실함을 잘 살릴수 있는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 임창정이 그랬던것처럼 말이다. ★★☆

 

Track List
  • 04. 미치고 싶다 L제피 C제피, 마스터키, 두리, 1MAD A마스터키
태그 | 싱글아웃,한동근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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