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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92-2] 송소희×두번째달 「매화타령」

송소희×두번째달 『모던민요』
by. 음악취향Y | 2018.04.09
음악취향Y | 2018.04.09

[김병우] 나조곤하면서도 가락의 끄트머리를 놓치지 않는다. 어느 대목에서는 유들유들해지다가 부드럽게 치고 올라오는 면이 있고, 어느 대목에서는 연약하기 그지 없는 순간이 있다. 이런 순간들이 자연스레 얽어 매어진다. 유려함을 해치지 않기 위해 드럼을 극도로 절제하다 후반부의 몰아침에 집중한다. 가만히 듣다가 잠시 멀어지다가 마침내 귀를 기울여 듣게 만드는 소리를 만들어내었다. 그게 이 곡의 매력이라는 점을 깨닫는 순간, 곡은 유장한 가락과 시간을 한 번에 드러내기에 이른다. 송소희의 목소리는 연주를 위해 자신의 목소리가 지닌 역량을 다소곳하게 절제했고, 두번째 달의 연주는 그런 송소희의 목소리를 가볍게 받쳐주는 정도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고자 했다. 둘의 겸양이 외려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돋보이게 만든 수작. ★★★☆

 

[김용민] 송소희는 TV스타라 해서 음악적 커리어에 소홀하지 않았다. 소속사와의 갈등이 그녀의 앞길을 막을 것처럼 보였음에도, 음악적 고민을 멈추지 않았고, 그 결실이 지금 눈앞에 놓인 두 번째 달과의 작업이다. 사실 이런 크로스오버는 그녀의 첫 EP 『New Song』(2015)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새로운 것은 아니란 소리다. 다만 그 때는 ‘내려놓는' 목소리와 퓨전에 관한 절충안 제시라는 부분이 아쉬웠다. 그러나 두번째달과의 협업은 예전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가슴 저릿한 바이올린의 진입부터 편곡에서 최대한 잡티를 제거한 미니멀라이즈의 미학으로 보컬을 따사한 봄 햇살로 인도한다. 두번째달의 상징과도 같은 아이리쉬 휘슬의 삽입으로 가장 한국적인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과 함께. 그럼에도, 이 곡에서 가장 박수를 받을 사람은 송소희다. 앞서 서술했지만, 홀로 더듬어가며 음악적 앞날을 모색하던 지난날을 증명이라도 하듯 「매화타령」에서 그 기량이 만개한다. 과하지 않으며, 편안하고, 눈물이 나는 행복을 노래한다.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부른 ‘매화타령’이기에 감정과 창법의 매너리즘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송소희×두번째달’이라는 네이밍에 훌륭하게 부합하는 길을 찾아냈다. 이건 정말 어렵고 대단한 일이다. 송소희의 지난 작업들과 지금 「매화타령」 목소리를 비교해보라. 차이의 정도가 경이롭고 원숙하다. 그러면서도 풋풋하기 그지없다.참으로 아름다운 정답이다. 누군가에게는 가장 필요한 존재였고, 누군가에게는 한번쯤 품어봤으면 하는 목소리였다. 꽃이 만개하는 4월에 둘이 만났으니 이 어찌 아름답지 아니할까. ★★★★☆

 

[정병욱] 경기민요를 특히나 진지하게 해온 송소희의 지난 발자취를 생각할 때, 이번 『모던민요』의 작업은 전혀 새삼스럽지 않다. 소리꾼 이희문이 씽씽 활동을 통해 단순한 국악 아닌 하나의 명징한 장르로서 경기민요의 이름을 성공적으로 알린 이슈나, 『판소리 춘향가』(2016)로 최근 그룹의 본래 정체성인 에스닉 음악 스타일을 판소리와 잘 어울려낸 노하우가 있는 두번째달과 협업을 했다는 사실까지 생각하면 『모던민요』에 나름 그럴듯한 역사적 당위도 부여하게 된다. 다행히 기대에 부응하듯 앨범의 전반적 성취는 실패를 면했다. 두번째달의 정체성은 밴드가 스스로 여러 차례 밝히듯 결코 퓨전국악 그룹이 아니건만, 이들의 아일랜드 토속성이 짙게 묻어나는 연주는 이제 완연히 우리 소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반주가 되었다. 대중에 친숙한 이미지와 다르게 평상시 시김새 표현력이 절대 만만하지 않은 송소희 역시 트랙에 따라 완급 조절을 적절히 해내며, 이 앨범에 단발성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충분히 드러내었다. 겉으로는 봄이니, 춘분이니 한껏 가벼워 보이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군밤타령」, 「정선아리랑」 등 대중들에게 훨씬 친숙할 20세기 신민요 레퍼토리들을 제쳐두고, 전통시대의 음악적 위상을 간직한 「매화타령」을 타이틀로 선정한 것 또한 과감하고 나름의 상징적 의미가 강렬한 선택이라고 할 법 하다. 이들의 「매화타령」은 대대적인 변용 없이 원곡과 다른, 게다가 두번째달을 뺀 송소희 본인이 불러왔던 「매화타령」과도 전연 다른 감성으로 노래의 가치를 이어간다. 「매화타령」의 악곡 자체가 극적이고 세련된 기교가 늘어왔던 여타 경기민요와 다르게 상대적으로 소박한 탓인지, 오히려 과잉된 시김새 표현을 억제하고, 단정하고 편안한 무드와 넌지시 처연한 표현을 내세운 해석의 역발상은 송소희의 높고 맑은 음색과 어울려 이 버전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허나 한편으로 앨범의 인트로이기 때문에 선택한 전략으로 보이는 (「매화타령」에 국한한) 다소 무난한 편곡과 퍼포먼스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주와 간주에서야 겨우 존재감을 발휘하는 바이올린과 아이리쉬휘슬의 활용도 그렇고, 반주에 머물며 다른 트랙에 비해 유난히 조력자 역할에 머무는 두번째달의 사운드가 그렇다. 노래의 해석 또한 시도의 가치가 충분하고 전에 없이 세련된 감성이 매력적인 것과는 별개로 강렬한 반전이나 변용은 없어 신선한 재미 측면에서의 미련을 남긴다. 물론 이는 원곡의 한계이자 ‘모던민요’ 그 이상을 의도하지 않았던 기획의 한계이기도 하다. 또한, 필자가 바라보는 크로스오버의 이상이나 송소희나 두번째달에 대한 기대치의 반영이기도 하다. ★★★

 

[차유정] 경기민요의 가장 큰 특징인 꺾는 '소리의 걸쭉함' 대신, 고운 점과 선을 누벼 놓은 것처럼 단아한 목소리가 파고 든다. 연륜과 오래된 멋으로 이 장르를 즐겨왔던 사람들에게는 송소희가 구사하는 고운 꺾기 창법이 아쉬운 지점이겠지만, 민요를 처음접하거나 호젓한 매력으로 선택하기에는 입문용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

 

Track List
  • 01. 매화타령 L구전민요 C구전민요 A두번째달
태그 | 싱글아웃,송소희,두번째달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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