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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36-5] 투명 「Slow Dive」

투명 (Two Myung) 『Between 2』
by. 음악취향Y | 2017.02.27
음악취향Y | 2017.02.27

[김용민] 정형시를 읊는 듯한, 대구를 이루는 고정적인 음절이 있고 고전시가를 떠올릴 법한 달빛 스민 색감이 있다. 「Slow dive」는 마치 한 폭의 고전화풍을 재현하듯, 흐름의 속도까지 포함한 대부분의 음악적 요소를 정중동하여 스케치한다. 「Slow dive」는 하나의 온전한 곡이라기 보단 앨범의 도입부이면서 중심 파트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이는데, 상술한 이미지를 위해 기승전결의 전개보다는 한 구역에서 앨범의 전체 흐름을 조율하는 듯한 움직임이 그 근거로 내세울 수 있겠다. 많은 객원 보컬들과 작업한 전작들과 확실히 구별되면서, 멤버 각각의 역할 자체를 정의하는 기능적인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의 곡으로 보면 슬로템포 팝 치고도 심심한 측면이 많지만, 앨범 전체로 범위를 확장해보면 그 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실험과 정체성을 규정하는 꽤나 자신감 있는 싱글로 느껴진다. 하나 덧붙이면, ‘사위어’같은 표현을 쓰는 가사는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운 연출력이다. ★★★☆

 

[정병욱] 이 노래의 익숙한 타이틀은 90년대 영국의 슈게이징 밴드 Slowdive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잠시 고민을 해보지만 그것이 곧 우문임음을 깨닫게 된다. 음울한 선율과 부유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 반복-점멸하는 나른한 분위기에도 본 트랙은 분명 슈게이징-싸이키델릭 어법과는 무관하며 그렇다고 지난 시기 다운템포의 무엇도 아닌, 오롯이 ‘투명’의 사운드에 가까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재밌는 것은 민경준과 정현서로 이루어진 2인 밴드 투명의 사운드라는 것이, 물리적으로는 두 사람이 쌓아올린 일렉트로닉스와 정현서의 보컬의 합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조합이 그리는 세계는 두 사운드 사이 어느 특정한 시대와 장소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Slow Dive」는 지난 음반 『For』(2010)와는 물론 간간히 작업한 싱글과도 정서와 사운드의 결이 완전히 다르다. 기계장치의 결과물임에도 사운드는 유달리 섬세한 사운드와 유난히 가냘픈 보컬, 어느 정도 익숙한 구애의 가사만이 투명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을 따름이다. 여느 때보다 어둡고 우울한 트랙의 분위기는 보컬의 밝지만 섬섬한 리드와 특히나 이율배반적이며, 교묘하게 반복되는 프레이즈와 이전보다 더욱 추상화된 가사는 심연의 바다 속 파동처럼 몽롱함을 더해 순차적인 시간관념을 넘어선 본 노래만의 의식을 체험하게 한다. 곧 노래 밖 두 사람이 그리는 제각기 다른 사운드 사이로(between) 노래 안 주체와 대상 사이(relations)를 그리는 「Slow Dive」의 세계는 분명 자전적이고 추상적이지만 꽤나 소통가능성 높은 낭만적인 실제다. 잠시 머물러 있는 노래의 감정선이, 뒤잇는 「Broken」을 통해 서사를 완성하는 것은 음반의 미덕이기도 하다. ★★★☆

 

Track List
  • 01. Slow Dive L이고유진 C투명 A투명
태그 | 싱글아웃,투명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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