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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88-4] 제리케이 「콜센터 (feat. 우효)」

제리케이 (Jerry.K) 『감정노동』
by. 음악취향Y | 2016.03.28
음악취향Y | 2016.03.28

[김정원] 감정노동은 현시대에서 더 이상 특정 직업, 특정 계층에만 해당되는 개념이 아니다. 이는 세대를 기준으로 권력의 하층 계급에 위치한 20대 모두에게 적용되는 현 세태를 반영한 핵심적인 키워드이기도 하다. 그래서 「콜센터」는 논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의제가 정확히 있으면서도 전방위적으로 확장되는 성질을 지닌 곡이다. 제리케이는 어머니 세대로 대변되는 육체노동을 대비 효과를 주기 위한 장치로 쓰고, 또 대상이 겪는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청자로 하여금 감정적으로 동요하게끔 한다. 우효 역시 허무함과 허망함이 서려 있는 목소리로 곡의 핀트가 조금도 엇나가지 않게끔 한다. 때에 따라 곳곳의 표현이 대상을 타자화한다고 인식될 수도 있겠지만, 암암리에 통용되는 사회적 병폐를 수면 위로 드러내 환기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곡이다. ★★★★

 

[박상준] 항상 고민하던 문제를 결론지었다. 메시지만 좋고, 의도만 훌륭한 노래를 지지할 수는 없다. 재수 없는 소리 같아도 둘 다 좋아야 한다. 적어도 일단 곡이 먼저 좋아야 한다. 글로 거짓말하는 건 곤란하다. 생각은 꽤 복잡하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그래서 제리케이를 완전히 지지할 수 없었다. 트위터로 그를 실컷 보는 건 좋은데 『현실, 적』 같은 앨범도 끝까지 듣자면 약간 아쉬운 기분이었다. 요번의 「콜센터」는 다르다. 제리케이가 흥얼대며 튀는 부분이 산뜻하게 들린다. 균형 잡힌 비트 위로 언제나처럼 군더더기 없는 제리케이의 랩 역시 약간의 변주를 곁들이니 훨씬 재밌다. 최근의 한국 힙합은 아무래도 가사의 유행이 마치 규격처럼 자리매김하다보니 워딩 플레이에 소극적인 경향이라, 이런 주제의 가사를 타이틀로 내세우고 어울리게끔 한 건 기억할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신경쓰이는 건, 후반의 몰입이 있었다한들 여성의 톤을 담당하는 건 우효인데도 불구하고 내용이 좀 시시하다. 더 열렬히 목소리를 높여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이런 포맷은 많이 봤고 어쨌거나 주체적인 게 멋있으니까. 아무렴 상관없다. 모쪼록, 더 높이높이 앞으로 #MicTwitter. ★★★☆

 

[정병욱] 직설적인 가사와 이를 수월히 전달하는 뚜렷한 라임, 훌륭한 발성과 래핑으로 그만의 주제의식을 관철시켜 왔던 제리케이다. 그의 날카로운 메시지가, 1집 『마왕』(2008)에서 지난 3집 『현실, 적』(2014)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현실에서 내면의 감정으로, 다시 외부의 적으로 내외부를 부지런히 횡단해왔던 만큼, 이번 앨범에서는 마치 자켓에서 비춰지는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처럼 보다 부드럽게 무디어져 한 템포 쉬어갈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막상 「콜센터」를 들어보면, 그것이 투사하는 삶의 은유와 스토리가 여태의 그 어떤 공격적 표현보다 날카로운 비수로서 현실을 관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노동이 삶의 동력이 되기는커녕, 감정의 생동을 앗아가는 사회. 이를 대변하는 주인공 여자의 삶과 그녀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제리케이의 관찰자적 시선. 남자의 시선에 대한 그녀 우효의 무기력한 대답. 이 모두는 어떤 격정적 토로보다도 전달력 높은 감정 발설의 방식이다. “우리 기분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후렴구의 핵심 문장은 현실 앞에서 무력하게 ‘자아’마저 잃어가고 있는 우리가, 결국 외부와 내부 어디에서도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완전한 ‘잉여’로 전락함을 보여준다. 흔했던 제리케이의 ‘웅변’이 한 장의 중립적인 ‘보도사진’이 되어, 밀접히 앞뒤를 맞댄 삶의 인과를 도리어 여실히 드러내는 순간이기도 하다. 처절하고도 고통스러운 메시지와 달리 흔한 사랑 얘기에 어울릴 법한 비트와 나지막한 우효의 톤은, 실제 삶과 유리되는 외부 현실의 부동성 및 그에 좌절하는 우리를 드러내어 모순의 깊이를 더한다. ★★★☆

 

[차유정] 감정노동의 최고봉이자 암묵적인 폭력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콜센터라는 곳의 노동 환경은 '노동'이라는 가치적 행위와 부합하지 않는다. 그 공간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사방에 있는 모든 것을 던지고 부수는 하드코어 메탈이 좀더 어울리지만, 이 곡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마치 상담원처럼 숨기는 것이 익숙해져 가는 연인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순화했다. 피를 닦아도 계속 멈추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는 매일매일을 우효는 비교적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그저그런 사랑노래 로 흘려듣지 않을 만큼의 흡입력을 지닌 작품이다. 거칠게 표현하지 않아도 메시지를 잘 드러내주는 경우다. ★★★★

 

Track List
  • 10. 콜센터 (feat. 우효) L제리케이 C험버트, 제리케이, 홍효진 A험버트
태그 | 싱글아웃,제리케이,우효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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