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잘근거리다 흩어지는 듯 하다가도 날카로운 공격성을 숨기지 않는 스월비의 래핑이 불온하고 불균질한 비트와 어우러지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보이는, 도입부부터 예사롭지 않은 곡입니다. 전형적인 구성을 거부하는 곡이지만 노이즈와 글리치 사운드를 적극 가져오면서도 과격하게 이를 여백과 대비시키는 독특한 프로듀싱은 촌스럽거나 뻔하지 않으면서 멋이 넘칩니다. 스월비는 한 곡 안에서도 비슷비슷한 모습을 일절 반복하지 않고 폭넓게 자기 자신을 변주하는데,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예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레디와는 더욱 적절한 대비를 이룹니다. 지글거림과 과격함, 과잉 사이에서 자신의 멋을 알차게 챙겨가는 올해의 바람직한 조합입니다. ★★★★

[정병욱] 하드 테크노를 차용한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타이틀에 명시한 20~30년 전 ‘Yuppie’(여피)의 시대를 은유한다면, 이와 같은 비트와 랩 퍼포먼스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은 미래적인 면모를 대변하는 듯하다. 프로젝트와 EP 자체가 대놓고 비즈니스를 노린 작업이지만 그것이 동어 반복이나 단순한 ‘트렌드 쫓기’가 아니라는 점이 우선 반갑다. 여피라는 키워드와 가사가 잘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말하자면 돈과 성공이라는 뻔한 자신감 위로 단순한 물질적 스웨그가 아닌 감각적, 문화 취향적 스웨그가 묘하게 교차하는 이들의 태도가 그렇다. 무엇보다 다소 과할 만큼 존재감을 발휘하는 비트나 콘셉트 지향적인 오토튠 사운드에 쉽사리 묻히지 않는 레디와 스월비의 랩이 제일 반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