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87-5] 초록바다 「7mm」

초록바다 『From Our Chorokbada』
27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1
Volume EP
장르
유통사 더 볼트
공식사이트 [Click]

[이아림] 흔히들 하늘과 바다를 표현할 때 ‘파랑’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불현듯 나타난 5인조 혼성 밴드는 바다를 수식하는 색으로 녹색을 택했다. 동요 「초록 바다」가 널리 알려진 만큼 ‘초록바다’란 표현 자체는 친근하지만, 그래도 보편적 관념을 넘어서는 이름이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듯 밴드 초록바다의 음악은 기시감에 가까운 익숙함과 생경한 의외성을 함께 보여준다. 박준우, 정성호를 비롯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던 보컬 신윤수의 목소리와 『from our chorokbada』가 기존 발매 음원들을 수록하고 있다는 사실이 익숙함을 만든다면, 밴드에서만 접할 수 있는 희미한 보컬과 신곡에 담긴 차분한 분위기는 새롭다. 이번 앨범에 처음 수록한 곡들은 도입부부터 고조되는 「Settle Down」과 「잠수」에 비하면 잔잔함이 가미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타이틀 「7mm」는 본연의 기조와 새로운 면모를 적절히 섞어 중심을 잡는다. 특히, 노이즈처럼 자글자글한 기타 톤이 인상적인데, 이것이 어렴풋이 들려오는 보컬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동시에 오묘한 소리의 균형을 이룬다는 점이 흥미롭다. 짤막한 가사 또한 눈길을 끄는데, ‘하얀’, ‘파란’, ‘까만’과 같은 색의 사용이 다채로움을 불어넣고, ‘다만 아직은’으로 끝을 맺는 노래에서 함축된 감정의 무게와 여운이 전해진다. 슬픔을 뜻하던 파란색으로 꽃잎을 틔우고 상실이 눈을 뜨는 모호한 희망에서 신카이마코토(新海誠)의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2007)가 떠오르는데, 나아갈 것을 암시하면서도 변화의 목전에서 느끼는 불안과 망설임으로 가득하다는 점이 닮아있다. 절망에 빠져있던 캐릭터가 살아갈 힘을 얻는 것처럼 초록바다는 동질감과 위로를 전한다. 자신만의 속도로 유유히 유영할 앞으로의 초록바다를 기대해본다. ★★★☆

 

[천경철] 심상(心狀)의 극단적 단순화. 글을 쓰기 위해 앉은 자리에서 열번, 걸으면서 다섯 번 재생했다. 가사는 보지 않았다(뒤에 따로 읽었다). 재미있는 점은 앉아서 들을 때는 짙은 허무주의가, 걸을 때는 다소 희망을 부풀리는 상반되는 심상이 매우 구체적이고 또렷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동전의 앞뒷면이라기 보다 차라리 거울의 앞뒷면과 가깝다. 장난 삼아 말하자면 ‘The Dark Side Of The Mirror’라고나 할까. 거울의 뒷면에 맺히는 희망은 통과한 심상이 극단적 단순화로 귀결된 결과로서 그 단순화는 코드 서너개의 불분명한 반복과 앞뒤 경계를 지어주는 리듬에서 나온다. 리듬은 말할 것 없이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드럼 필인이 큰 몫을. 심상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무지개빛으로 분산하지만 이 밴드의 ‘거울 사운드’를 통과한 허무주의는 다소 희망으로 모아진다. ‘주의(이즘)‘는 ’사운드‘와 크게 다르다. 사운드가 심상을 단순화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7mm
    신윤수, 노영신
    팔라스
    초록바다, 노영신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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