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백예린의 정규 2집 『tellusboutyourself』의 발매 이후 SNS에 올라왔던 음악관계자들의 평가를 보면, 호평도 있지만 아쉬움도 동시에 보이는 것 같다. 아마도 전작에서 보여준 완성도와 만족감이 워낙 컸기 때문에 이번 음반의 결과물이 ‘동어반복’, 또는 ‘전보다 킬링 트랙이 적다’고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이 음반과 백예린의 음악적 지향점을 어떻게 파악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백예린이 추구하는 음악 지향은 알앤비·소울이라기보다는 80~90년대 미국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보여준 소울 감성을 반영한 멜로딕 팝을 트렌디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음반 역시 흐름의 일관성을 잘 지키고 있어, 전작의 신선한 충격까진 덜하더라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한다고 느꼈다. 이 노래의 경우는 이번 앨범의 전체 흐름 속에서 그래도 코러스 부분의 명확한 전달에 많은 신경을 쓴 곡이다. 심플한 비트를 바탕으로 사운드의 배치 역시 간결한 편이라 결국 백예린의 보컬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신시사이저로 구축한 사운드지만 마치 팝적인 밴드 연주를 듣는 것 같은 매력을 만들기에 보다 고전적으로 다가온다. 일단 ‘더 고급의 요리 기술’을 추구하기보다, 자신이 현재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을 안정적으로 다지는데 보다 집중한다. 즉, ‘백예린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

[열심히] 자신의 장르적 취향을 보다 폭넓게 어필하고, 메시지에서 보다 와일드한 면모를 드러냅니다. 많은 곡수로 이미 첫 앨범에서 많은 것을 보여준 뒤, 예상 가능한 방향과 정도로의 변화를 꾀하는 이 앨범에서 「Hate You」는 가장 대중적인 접근을 취하는 곡입니다. 가사는 분명 분노의 정서를 드러내지만 편곡과 선율에서 쏘는 완급의 조절을 자제하면서 미묘하게 곡과 가사, 정서가 맞물리지 못한 채 부유하는 인상을 줍니다. 이게 불온함이나 불협화음을 의도한 프로듀싱의 ‘연출’이다 생각하더라도, 전작에서 곡마다 드러나던 풍성한 팝적 흡인력 또한 이 곡에서 딱 드러나지는 않아요. 드러내고자 하는 캐릭터가 강하고 많았으며, 이를 한 곡의 노래로 표현함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고민을 거쳤을텐데 그 시간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파편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직 이 정도의 과도기적인 자아를 드러내면서 즐길만한 여유는 충분히 있으니 다행이지만, 지난 앨범에 비해서는 전반적인 활력이 떨어지는 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