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서문탁의 목소리야 의심의 여지없이 훌륭하지만, 미묘한 지점을 독특하게 건드리는 편곡이 없었던들 이 곡의 ‘상승하는’ 매력은 훨씬 반감되었을 것이다. 얕게 깔린 건반 연주는 곡의 산뜻함을 십분 살리며, 서문탁의 목소리가 지닌 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형국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좋은 연주에 자극을 받은 모양인지, 서문탁의 보컬 또한 그이가 지니고 있던 어떤 ‘상투적인 태’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선을 섬세하고도 충실하게 일궈냈다.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

[김성환] 1999년 데뷔 후 솔로 록 보컬리스트로서 적어도 가창력 하나만큼은 대중과 평단에 공히 인정받아온 서문탁이 2년만에 발표한 싱글. 서문탁은 2000년대의 정규 앨범들을 CD로 만나왔던 골수 팬들에 더해,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등 공중파 TV의 서바이벌 쇼를 통해 꽤 넓은 팬층을 확보해왔다. 결국 신곡은 넓은 층에 공히 만족을 줄 수 있는 지향점인 미디움 템포의 어덜트 컨템포러리 록 성향으로, 꽤 영민하면서 현실적 선택이라 생각한다. 특히 그녀가 직접 작사, 작곡을 한 멜로디 라인은 자신의 보컬 레인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공연장에서의 대중과의 호흡을 나름 의식해 고음역의 배치를 자제한 인상을 준다. 그렇다보니, 서문탁은 노래 속에서 제목처럼 더욱 편안하고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높은 음으로 갈수록 드러나는 특유의 허스키한 톤이 주는 감흥은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확실히 그녀만의 짜릿한 감흥을 전달한다. 관록의 보컬리스트가 보다 넓은 대중과 호흡하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음을 보여주는 곡이다. ★★★☆

[박병운] 풍성한 성량과 파워 발라드 성향의 몇몇 대표곡의 이미지가 있다. 그러다 보니,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의 출연이 '문탁 형 같은 싱어들의 노래야말로 진짜 음악이지' 등의 판에 박힌 상찬으로 한 음악인의 이력을 그저 굳게 박제화하는 게 아닐까 우려가 있기도 했다. 그런데, 밴드 편성의 AOR 넘버로 '비상'의 이미지를 노래하는 이 음악은 녹슬지 않겠다는 지금의 모습을 반영하려는 것으로 들린다. ★★★

[조일동] 어덜트오리엔티드록(AOR) 혹은 멜로딕하드록의 전형적인 진행을 따르고 있다. 메인보컬과 비슷한 비중으로 두텁게 쌓인 코러스 구성이라는 멜로딕하드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 빠졌다는 정도를 제외하면, Frontiers 소속 아티스트의 신곡이라 해도 믿을법한 노래 아닌가. 개인적으로 서문탁의 보컬에 대구를 이루는 기타 연주, 특히 아밍이 조금만 더 강렬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끝없이 치고 나오는 허스키 보이스의 압도적인 모습에 충분히 박수를 보내며 즐길 수 있다. (말 그대로 ‘중력을 거슬러’ 가는 느낌이다.) 좋은 록 보컬리스트의 이만큼 매끈하고 준수한 미드 템포 싱글, 정말 오랜만이다. 밴드 사운드로 록을 즐기는 이에게는 드럼을 제외한 연주 파트의 믹싱이 살짝 아쉬울 수도 있으나, 역으로 서문탁이 얼마나 좋은 솔로 보컬리스트인지 확인케 해주는 트랙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