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둔탁하고 불균질한 금속음이 에둘러진 비트, 단어마다 힘이 잔뜩 들어간 래핑으로 분명한 개성을 확보하는 곡입니다. 중간 무렵 90년대 컷앤페이스트 스타일의 변주와 함께 꽤 인상적인 전환을 보여주는 지점도 듣는 재미를 더합니다. 살짝 오타쿠 스러우면서 1990~2000년대 추억의 키워드나 사운드 소스들을 가사 안에 과하지 않은 선에서 녹여내어 존재감에 비해 살짝 단조롭게 들리는 플로우를 콘텐츠로서 보완하는 부분도 좋은 아이디어. 보통 비트 위에 랩 실력을 올리는 익숙한 분업의 결과물과는 그 결이 상당히 다른데, 가사와 사운드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들어가는 부분에서 상당히 인상적이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곡입니다. ★★★☆

[차유정] 교묘함이 앞선다고 생각이 들때쯤 사정없이 날카롭게 쏟아지는 언어들이 전혀 추상적이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가려운 속을 긁어준다. 때지난 힙을 앞세우지 않고 할말은 하되 울분을 표현하겠다는 결연함이 보여서 속이 쓰리는 느낌이 들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