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99-2] 삐에르블랑쉐 「Infinite Circle (feat. Rondo Mo)」

삐에르블랑쉐 (Pierre Blanche) 『Ego』
55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2.05
Volume 1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콘덴스
유통사 뮤직카로마
공식사이트 [Click]

[정병욱] 대놓고 파이프를 그린 그림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라고(‘Ceci n'est pas une pipe’) 적어둔 René Magritte의 선언(「La trahison des images」(1929))은 관습과 상식에 대항하는 현대 미술의 도발과 도전을 상징했다. 비록 노골적인 선언이나 메시지는 생략되어 있지만, 자신들의 경력에서 꾸준히 정통 테크노, 멜로딕 테크노를 주된 언어로 삼으며 나름 씬을 대표한다고 여겨져 왔던 이들이 첫 정규앨범에 테크노의 밖과 경계 혹은 저변의 하위 장르를 조금씩 건드리거나 이 노래 타이틀곡에 보컬 피처링을 시도하는 장면은 언뜻 이렇게 외치고 싶은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테크노가 아니다.’ 그러나 앞선 비유처럼 이는 그것이 여전히 테크노임을 강조하는 역설의 방식이기도 하다. 앨범에서 미니멀 테크노, 앰비언트 테크노, 하드코어 테크노, 테크하우스. 테크노라는 거대한 물결의 진화를, 팝의 한 형태로서 현재와 소통하는 그것의 실제적인 정수를 마주하게 하는 수단이다. 이 곡의 경우 유로 테크노를 연상하게 하는 명랑하게 들뜬 비트 위 보컬과 배경 사운드의 경계를 오가는 보컬 파트나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한 멜로디와 템포와 볼륨을 더해 절정에 이른 뒤 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팝 문법에 훨씬 가까울 서사에도, 반복되는 일정한 리듬을 기조로 그만의 그루브와 몰아의 순간들을 잃지 않는다. 시대와 장르, 그 어디에도 빚지지 않으면서 그 어느 것도 놓으려는 의지가 느껴지는 트랙이다. ★★★☆

 

[조일동] 앨범을 듣는 내내 이들이 구축한 음악의 완성도에 놀라게 된다. (전작들에서 선보였던) 웅장함과 정교함이 삐에르블랑쉐 사운드의 인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면, 첫 정규 앨범에서는 스스로 이룩한 사운드의 성에 갇히길 거부하는 대담함을 보인다. 보컬, 그것도 멜로디를 강조한 노래는 그간 이들이 추구해온 다른 듯 싶었지만 자연스럽게 일부가 되었다. 일렉트로닉스의 요소를 흡수하여 사운드 스케이프를 확장하는 일은 현대 대중음악의 당연한 작법의 일부가 되었다. 그러나 그 일렉트로닉스와 테크노의 본질을 뚫고 들어가서 자신들의 음악을 성공적으로 확장한 예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 바로 그 예외적인 성공 사례를 듣고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Infinite Circle (feat. Rondo Mo)
    Rondo Mo
    삐에르블랑쉐
    삐에르블랑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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