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화성과 공간에서 스케일을 넓게 가져가며 차근차근 진행되는 락 트랙입니다. 브릿락에 가장 가깝게 설명할 수 있겠지만, 한 켠으로는 홍대발(發) 모던락의 어떠한 경향성 또한 적절히 안배되었습니다. 살짝 지루해질 때 즈음 2분여부터 보컬이 전환되며 다시금 주위를 환기시키는 것 또한 적절한 선택. 여러모로 구성이나 사운드, 정서 모두에서 과하지 않은 균형을 잡는데, 트렌디하지는 않더라도 기분 좋은 고조감과 안정감을 두루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

[정병욱] 확연히 힘을 준 웅장한 인트로부터 지난해 연이어 발표한 앞선 세 싱글에 비해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가미한 스트링 사운드와 드라마틱한 변주를 통해 인디팝과 모던록을 오가던 감각과 상상이 분명 더 넓은 세계로 확장되었다. 이미 좋은 역량을 지닌 보컬의 응용 역시 한결 깊은 고민이 읽힌다. 희망과 자조, 나른함과 생기가 오묘하게 교차해 평소 검정치마를 연상하게 하는 보컬이 익숙한 중음 영역에 더해 고음과 저음 코러스가 중첩되는가 싶더니, 난입하는 여성 보컬 김수의 맑고 청량한 파트로 분위기를 완벽히 환기한다. 후반부에 이르며 절정에 치닫는 반주나 아련하게 겹치는 두 사람의 보컬, 눈을 감고 감각과 상상을 확장해 이야기를 풀어나가 사운드와 절묘하게 합치하는 가사 또한 이 노래를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요소다. 모처럼 구성과 사운드가 동시에 빛나는 트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