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기묘하게 기괴하고 허슬한 뮤비만큼이나 정신 없는 구성의 곡입니다. 다분히 댄서블한 빠른 템포의 비트 위로 무슨 말인지 혼란스러운 단어와 짧은 소절들이 던져지듯 달려나갑니다. 정교한 사운드 연출이나 비트 자체의 디테일한 감상보다는 속도와 공격성을 체험하며 따라가는 류에 가까운 곡입니다. 흡사 Prodigy의 초기를 연상케 하는 러프한 매력도 일견 언뜻언뜻 드러나는데, 조금 더 키치하고 모호한 메시지적 정체성에서 나름의 차별화도 꾀합니다. 가벼운 듯 하지만, 은근한 엣지를 잘 챙긴 영리한 곡입니다. ★★★☆

[정병욱] 데뷔작 「Danstar」(2020)는 자신 있게 ‘New Era’를 외친 것치고 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싱글이었다. 댄서로서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댄싱하이》(2018)에 이어 뮤직비디오에서 실제 음악과 잘 어우러지는 인상적인 댄스 브레이크를 선보인 것과 별개로, 정직한 서사와 낯익은 선율이 교차하는 예스러운 곡의 비트가 릴로 자신의 다채로운 랩 스킬을 자랑하기에 맞지 않는 옷처럼 보였던 탓이다. 다행히 이 노래는 정체성과 콘셉트, 분위기와 태도, 나아가 사운드와 퍼포먼스 등이 적절한 균형과 통일된 면모를 보인다. 남들 시선을 향한 의식과 나르시시즘이 동시에 반영된 현실 속 런웨이를 향한 그의 양면적 시선이 화려한 비트에 쫀득하게 묻어난다. 특별한 변화없는 템포와 강세 위로 시종일관 쉽게 처지지 않는 댄스 그루브를 이끄는 리듬감 넘치는 플로우와 분열된 의식 속에서도 나름의 주제 의식을 끈질기게 붙잡는 단어 선택의 집중력이 돋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