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올해의 리듬기타 연주라고 해도 (벌써!) 과언이 아닐 연주를 인트로로 삼아 제법 굵직하게 사운드를 채운다. 객원보컬로 참여한 91비티의 바삭한 뉘앙스에 강점을 둔 보컬 덕분에 이 곡의 날카로움이 한층 돋궈졌다고 생각한다. 969는 훌륭한 연주와 짜임새 높은 곡 작업으로 더할 나위 없이 섬세하게 마감했다. 듣는 즉시 놀라서 눈을 껌벅이게 만드는 총명한 트랙.  ★★★★

[박병운] 아마도 원맨 밴드로 활동하는 음악인 969와 91비티의 합으로 들리는 음악. 쫀쫀하면서도 그루브감이 있는 일렉기타와 베이스는 물론 드럼까지 도맡는 969의 재능도 좋지만, 여기에 채색과 윤기를 덧칠하는 것은 91비트의 목소리가 아닌가 한다. 고슬고슬한 백반 위에 잘 구운 뒤 때깔 좋은 김 한장을 얹은 듯한 식감의 싱글. ★★★☆

[조일동] 와와페달을 이용한 트리키한 기타 리듬 커팅, 단순하지만 그루브를 착실하게 쌓는 드럼, 리듬을 따라가는 연주의 틀거리 속에서 몰아치다 끊어가며 액센트를 주는 베이스까지 쫄깃쫄깃한 연주들이 맛깔나다. 소울풀한 그루브를 만드는 보컬까지 얹히니 듣는 즐거움이 굽이굽이 배가 된다. 펜타토닉 스케일과 와와페달로 농담을 조절하는 블루지한 짧은 기타 솔로까지 멋들어지게 찔러넣는다. 낯선 음악은 아니지만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소리 미감이 제대로 표현된 군더더기 없는 연주가 가벼운 듯 끝맛이 매콤하다. 움찔움찔 박자를 타는 박수가 절로 나온다. 훵크·소울·블루스의 맥을 짚을 줄 아는 젊은 아티스트의 첫 정규작. 그 한 가운데서 앨범을 압축한 듯 한껏 멋을 낸, 매력 가득한 곡이다. ★★★★

[차유정] 자연스럽게 파고드는 사운드의 조합과 보컬의 그루브가 매우 익숙하면서도 기분좋은 긴장감을 만들어준다, 보컬의 음색이 연주를 잡아먹는 경우가 흔한데, 이 싱글은 파트가 가진 특성을 영악하게 배분한 틀안에서 잘 움직이는 인상을 준다. 빡빡해 보일 수 있음에도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진행방식은 아무래도 팀의 노련함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