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21-5] 조광일 「암순응」

조광일 『암순응』
15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10
Volume 1
장르 힙합
레이블 디핀칼즈레코즈
유통사 카카오엠
공식사이트 [Click]

[열심히] 강한 타감과 선명한 전달력을 동시에 구사하는 래핑의 기본기가 사뭇 인상적인 곡입니다. 내면과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고, 파편적인 문구를 오가는 곡임에도 래퍼의 역량이 좋은 의미의 ‘있어빌리티’를 배가하는 사례입니다. 트랙 메이킹과 프로듀싱은 래퍼의 강한 인상 대비 평이한 편이긴 한데, 첫 정규앨범인 점을 감안한다면 마냥 박하게 들을 건 아닌 듯. ★★★☆

 

[정병욱] 예술(art, 藝術)은 본래 ‘기술’이나 ‘기능’을 뜻하는 단어였다. 음악에 녹음이나 오토 튜닝 기술, 가상 악기 등이 생겨나며, 현대의 예술성이 과거보다 더욱 작품의 의미나 창의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우리가 여전히 기술적으로 화려한 악기나 물리적으로 뛰어난 보컬 연주에 때때로 열광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속사포 랩이나 텅 트위스팅은 그중에서도 무척 인상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Eminem의 「Rap God」(2013)이나 베이식의 「GXNZI」(2015)와 같은 소수의 선례와 반대로, 국내에서 주로 그것을 구사하거나 내세운 이들이 유독, (속사포 랩 외에) 별다른 장점이나 특징이 없는 음악색, 시대를 따라잡지 못한 음악성, 음악 외적인 논란 등으로 기술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은 게 불행이었다. 이후, 그것은 형돈이와대준이의 「한 번도 안 틀리고 누구도 부르기 어려운 노래」(2017)처럼 개그 요소로 쓰이는 게 고작이었다. 모처럼 등장한 속사포 래퍼 조광일이 속사포 랩이나 텅트위스팅(tongue twisting)에 대한 부정적이고 가벼운 인식에 대한 정면 돌파를 핵심 태도로 삼은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리라. 어두운 곳에서 어둠에 눈이 적응하는 현상을 일컫는 정규 데뷔앨범의 제목과 동명의 타이틀 곡이 지향하는 독고다이 정신은 어찌 보면 지극히 뻔한 드라마이자 서사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앞세운 기술이 뻔하지 않아 노래에 남은 불안 요소들을 상쇄한다. 그저 빠르기만 하거나 억지로 라임을 맞추는 게 아닌 나름의 고심이 깃든 강약, 속도 조절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영리하게 어필하는 그의 랩은 분명 기술을 절대 노래에 앞세우고 있지 않다. 파열음을 적극 차용한 프레이즈로 본작 특유의 공격성을 강화해 기이함을 넘어선 직관적인 쾌를 만들어내는 가사나 랩에 잘 어우러지는 날카롭고 어두운 트랩 비트의 차용은 조광일이 꽤 상식적인 선택을 했음을 증명한다. 물론 노리는 바가 확실하고, 이를 위한 선택 또한 정석적일 때 기막힌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암순응
    조광일
    스페이스원
    스페이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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