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65-2] 김병덕 「Awakening」

김병덕 『After Long Silence』
86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8
Volume 5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비트볼뮤직
유통사 오감 Ent.
공식사이트 [Click]

[열심히] 무려 14분에 달하는, 앰비언트에 기반한 실험음악이라는 난해함을 머금은 설명에 비해 서사가 꽤 확실한 곡입니다. 사운드 소스가 재즈에 기반을 두고 있기도 하고, 관악, 현악과 전자음악 소스 간 밸런스가 꽤 절묘합니다. 천천히 각 트랙들이 반복되며 들고 나가면서도 나름의 텐션을 유지하기 때문에 멍하니 듣고 있노라면 영화음악처럼 자연스레 흘러가는, 그런 종류의 곡입니다. 반복되는 현악이 불온한 텐션을, 관악기의 불규칙한 전개가 서사의 맥을 주도하는 가운데 앰비언트의 사운드 소스들이 공간감을 변주하는 등 역할 구분 또한 꽤 분명하고요. 시간을 내어 앨범을 한 바퀴 정주행 하는 것도 괜찮은, 성공적인 ‘낯설게 하기’의 사례. ★★★★

 

[조일동] 서두르지 않는다. 차분히 하지만 확실하게 고조된다. 14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목관(샘플링)과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루핑은 곡의 흐름을 다진다. 곡의 형식에 있어 반복과 차이가 재즈로부터 기인하는 20세기 대중음악 미학의 핵심 중 하나라면, 이곡은 재즈가 가진 미학을 일렉트로니카의 언어로 반복하는 것에 가깝다. (물론 재즈는 리듬이라는 차원에서도 20세기만의 특별한 미학을 만들었지만, 이 곡은 그 부분과는 그닥 조우하지 않는다) 전혀 다른 음악 도구로 만든 이 반복은 그래서 차이를 만들어낸다. 소리 자체에만 집중해서 들어보라. 짧지 않은 시간, 빠른 훅이 치고 나오는 전개 등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면 이어폰을 끼고 두 눈을 감고 들어보기를 권한다. 작은 차이와 반복이 만드는, 작지만 큰 파문을 남기는 소리의 쾌감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

 

[차유정] 주기적인 반복 그 자체를 '묘사'라는 단어로 설명이 가능할 때, 그 경계와 끝은 어디일까. 오랜 공백기 끝에 발표한 이번 싱글에서 담아내려고 했던 것은 반복을 통한 묘사와 다음 페이지를 위해 교묘한 선을 그려내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하고 무겁게 반복되는 사운드의 틀 안에서 미약하게나마 들리는 혼돈과 두려움의 입자는 조금 낯설기도 하다. 듣는 사람이 감정적으로 동요를 일으키기보다는 혼란의 한가운데에서도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는 소망이 드러나 있기도 한 곡이다. 앞으로 나가는 것은 언제나 바라는 소망이지만, 머무르는 순간에 보이는 찰나적인 미래는 언제나 가까운 현실로 다가온다. 미래보다는 예측가능한 현실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위한 트랙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Awakening
    -
    김병덕
    김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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