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65-1] 그들이기획한 「안녕」

그들이기획한 『안녕』
88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8
Volume EP
장르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자립음악인 회기동단편선이 음반 커버 디자인을 활용한 도발과 음악 자체의 야심을 솔로와 밴드 활동을 거치며 이런저런 방향으로 표출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후 담당자 이메일을 통해 ‘월급 받고 사는 사람’의 입장으로 역량 있는 다른 음악인들의 보도 자료를 보내며 조용하게 보내던 것을 보며 조금 슬펐던 기억이 난다. '그들이기획한'이 회기동단편선으로서의 제자리는 아니지만, '음악했던 생활인' 박종윤의 원류 중 하나인 것은 새삼스러운 발견이다. 보컬조차도 의기투합과 청춘의 시절을 – 그 나이대의 생활인 박종윤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 연상케 하는 맑은 기운을 드러내고, 영락없이 모범적인 기타 팝 연주가 정감이 간다. 작별의 것일 수도 있고, 해후의 것일 수도 있는 ‘안녕’이라는 인사말은 세월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고 예술인이었던 회기동단편선이 생활인의 낯을 숨기지 않는 박종윤의 모습으로 혹시나 기다렸을지도 모를 불특정 다수에게 건네는 단어일 것이다. ★★★☆

 

[열심히] 아마추어 밴드가 데뷔 후 오랜 공백과 휴지기를 거쳐 발매한 앨범이라는 셀프 스토리 기반의 홍보가 풋풋하면서도 나름 인상을 남깁니다. 딱 한국 인디신에서 ‘모던록’이라는 현상이 찬란하던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그런 곡입니다. 어딘가 심지가 흐릿해보이는 비음 섞인 보컬, 톤과 리프를 예쁘게 잡는 데에 집중하는 기타, 고저차는 크지 않지만 짧은 파트 구성과 낭비 없는 전개로 빚어내는 적절한 속도감 같은 것들 말이죠. 어느덧 이런 류의 음악을 ‘추억’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아진 것이 사뭇 놀랍기도 합니다. 듣는 분에 따라서는 상당히 반가울 수도 있는 추억 소환 같은 곡입니다. 이 곡이 들려주는 ‘시대성’을 직면하고 있노라면 한 때 들불처럼 번졌던 ‘모던록’의 유산이 정작 오늘의 음악 신에서는 자연스레 계승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게 조금 이유모를 헛헛함을 남기기도 합니다. ★★★☆

 

[유성은] 「안녕」은 인디씬에서 언니네이발관, 줄리아하트, 델리스파이스의 기타팝이 절정이던 시기가 생각나는 곡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이 곡을 비롯해 EP에 수록된 6곡 모두 그들이기획한이 앞서 기술한 모던록 밴드들의 영향을 받아서 이미 2004년에서 2005년에 만들고 연주했던 곡이기 때문이고, 15년이 지난 2019년에서야 밴드가 다시 만나 선별 작업하여 15주년 기념 음반이자 데뷔 음반의 성격을 갖추게 되었다. 오프닝 부터 쟁글쟁글거리는 텔레캐스터 기타의 선율, "안녕"이란 단어의 중의성을 최대한 살려 춘하추동의 다양한 시츄에이션을 담은 가사, 단순하게 반복되는 코드와 멜로디의 심플함까지 모두 정겹고 싱그러운 곡의 장점을 수식한다. 이는 세이수미의 「Old Town」(2018) 같은 곡들이 지닌 현대성보다는, Spitz의 「優しいあの子 (다정한 그 아이)」(2019) 같은 1990년대 후반의 곡의 향수가 확 살아나는것만 같은 느낌을 연상시킨다. 전체적으로 맑고 상쾌하고 영롱하다. 명료하게 표현된 보컬의 목소리만큼이나.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안녕
    그들이기획한
    단편선
    그들이기획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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