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65-3] 코토바 「소멸의 소실」

코토바 (Cotoba) 『언어의 형태』
6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8
Volume EP
장르
유통사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매스록’을 추구하는 코토바는 ‘우쥬콘’을 통해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됸쥬가 보컬리스트/작사가로 참여했음을 SNS를 통해 알게 되면서 은근한 기대를 가지던 신예 밴드다. 록 밴드들의 통상적인 4박자의 패턴을 의도적으로 벗어나 비정형 박자 연주 특유의 실험성과 그 사운드의 매력을 강조하는 이런 음악은 이미 해외에서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런 리듬/박자 감각이 재즈 쪽이 아니라면 여전히 대중에게 낯선 한국의 현실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음악의 장점을 충실하게 5개의 곡들로 완성해 담아 놓았다. 이는 기타리스트이자 밴드 사운드의 중심에 서있는 다프네의 역량이 빛나는 부분인데, 현란하고 정신 없게 청자에게 사운드로 폭격(?)을 한다기 보다는 독특한 리듬의 진행 속에서 청자가 호응하고 빠져들도록 곡을 구성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른 곡들보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중심에 서있는 이 곡에서도 그 특징은 이어지는데, 다른 트랙들보다 약간 더 앰비언트한 느낌을 주면서도 각 파트의 연주의 합이 이뤄지는 절정 부분의 매력은 짧으면서도 매우 강렬하다. 독립된 연주의 화려함이 없이도 변박 속에서 합을 이루는 과정을 통해 얼마나 좋은 음악이 완성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되어 줄 트랙이다. ★★★☆

 

[박병운] 일본어로 ‘언어’를 지칭하는 밴드명임에도 불구하고, 코토바의 음악은 지시의 목적을 수행하는 언어의 태도보단 관념의 세계에 더 가깝게 들리는 아이러니를 즐기는 듯하다. 아주 잠시 지나가는 일본어 가사는 많은 정보와 단서를 주진 않는다. 러닝 타임을 채우는 것은 여타의 매스 록 밴드들이 그러하듯 청명한 톤의 기타, 재즈를 닮았으나 조급함과 듬직함이라는 두 얼굴을 각자 교차로 수행하는 성실한 베이스와 드럼이다. 후반부 포스트록의 체온 속에서 아련해지다가 명징한 띵함을 그 인상은 뚜렷하다. 태생과 취향을 숨기지 않는 솔직함 등이 주목하게 한다. ★★★☆

 

[유성은] 데뷔 EP 『언어의 형태』에 담겨있는 수록된 곡들은 '언어의 구조'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밴드의 이야기처럼 모두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을 지닌다. 특히 「소멸의 소실」은 밴드의 합을 강조한 앞선 곡들에 비해, BPM을 줄이고 보다 감정적인 침잠에 집중하는 코드와 멜로디의 반복을 통하여 소리의 완성으로 나아간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거대화되는 주제의 크기는 뚜렷하게 복잡한 변박의 긴장어린 리듬 속에서도 이 곡을 매쓰록의 동류인 포스트록에까지 데려간다. "kimono sobani iruto bokuha"라는 가사는 '당신 곁에 있으면 나는(きものそばにいるとぼくは)'으로 해석할수 있는데, 이를 직접적 가사보다 명징한 기타와 굵은 톤의 베이스 사운드를 이용하여 청자에게 표현한다. 첫번째 트랙의 댄서블한 「Odori(踊り, 춤)에서 거대한 「소멸의 소실」까지, 들으면 들을수록 정신을 또렷하게 깨우는 쾌창함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

 

[정병욱] 부정의 부정은 긍정이다. 유사한 의미의 두 단어를 병치한 제목 「소멸의 소실」의 뜻 역시 소멸보다 ‘존재’와 생성에 가깝다. 일본어로 ‘언어’를 뜻하는 코토바(ことば, 言葉)를 밴드명으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낭만이 진하게 묻어나는 타이틀 『언어의 형태』를 내세운 음악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언어적 언어가 부재한다. 그 대신 EP는 음악의 언어에 더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노래로 예를 들면 명징하고도 영롱한 기타의 클린톤은 고유한 목소리가 되고, 11박에서 9박으로, 다시 9박에서 5박으로 변화하는 박자는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단계적 수사가 된다. 따뜻한 입김을 불어 넣는 인트로와 아웃트로의 아르페지오, 가볍지만 절대 방만하지 않은 태핑, 중간중간 딜레이를 동반한 공간감과 화려한 솔로의 몰입감이 연이어지는 서사는 구체적인 스토리텔링 없이도 분명한 정서 감응을 만들어낸다. 스치듯 지나가는 됸쥬의 보컬과 가사는 청명한 사운드에 비해 다소 희미했던 노래의 밑그림 위에 섬세한 개성을 더한다. 멜로딕한 진행이 돋보이는 Toe와 Tricot을 위시한 일본 매쓰록 씬의 조류보다 몽환적이고, 그루브를 앞세운 Chon이나 Elephant Gym에 비해 차분한 이 노래의 존재감은, 지난해 보이어와 티어파크 이후 조용하기만 했던 2019년 국내 매쓰록 씬에 파문의 생기를 낳는다. ★★★☆

 

[조일동] Chon으로 대표되는 젠트 계열의 매쓰록은 이제 지구적인 차원의 흐름이 된 모양새다. 코토바의 음악은 해외의 흐름과 비교해서 기교보다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클린 톤과 공간계 이펙터를 주로 사용하다는 점에선 해외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변박과 변박 사이를 미끄러지며 과도할 정도로 화려한 기타 연주를 들려주는 해외의 동료들과 달리 이들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둔다. 익숙하지 않은 리듬과 변박이 빡빡한 연주력으로 가득 채워진 매쓰록의 최근 연주 경향에서 반발 빼고 오히려 여백의 미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더 흥미로운 트랙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소멸의 소실
    됸쥬
    코토바
    코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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