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56-3] 천용성 「난 이해할 수 없었네 (feat. 곽푸른하늘)」

천용성 『김일성이 죽던 해』
10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6
Volume 1
장르 포크
유통사 포크라노스

[김성환] 포크 계열의 싱어송라이터 천용성의 첫 정규 앨범 『김일성이 죽던 해』의 타이틀곡. 천용성은 포크 외에도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봤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편선과 만난 후 오랜 기간 모아왔던 새 노래들을 음반으로 정리할 기회를 얻었고, 음악적 언어는 (그의 말을 빌면 '경영학적 사유로') 포크 팝으로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전체적으로 고전적인 어쿠스틱 기타 한 대 중심의 편곡으로 완성된 곡들과 동물원을 연상시키는 포크 팝의 향기가 진한 이 앨범에서는 아예 보컬까지 객원 아티스트에게 맡겨버린 곡들이 몇 곡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곽푸른하늘에게 노래를 부탁한 이 곡이다. 과거 연인과 함께 했던 일상의 기억을 추억하는, 아티스트의 언급으로는 거의 10년 전에 만든 노래를 자신이 직접 부르는 것보다 객관화를 시키는 것이 옳다고 느낀 결과일 것이다. 차분하고 담담하게 섬세한 내면의 감정을 목소리로 표현하는 데 능숙한 그녀의 보컬 덕분에, 천용성이 그 당시에 이 곡을 쓰며 느꼈던 감정은 더욱 객관화되어 청자게 전달된다. 청춘의 단면을 떠올리게 하는 가사와 포근한 보컬의 힘, 그리고 좋은 멜로디의 삼위일체가 잘 이뤄진 2019년 꼭 기억해야 할 좋은 포크 싱글이다. ★★★☆

 

[박병운] 작곡자와 가창자, 음악인으로서의 정체성 전반에 대해 자신을 ‘가짜’라고 고민한다는 천용성이 ‘바싹 마르고 청명한’ 형용모순을 실현하는 곽푸른하늘의 목소리를 빌어 곡을 들려준다. 천용성에게 있어 기억을 회고하는 행위 일부는 같은 먹은 간략한 음식을 호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질리도록 먹은 라면과 어제 먹은 아마도 배달 피자는 「대설주의보」(2019)의 ‘맛이 없었던 팥빙수’와 더불어 화자와 당신 사이의 시절에 존재했던 애착과 빛바랜 흔적 일부를 대변하는 것이다. 간혹 고조되는 부분에 레이어를 형성해 겹을 만드는 곽푸른하늘의 목소리(와 단편선의 프로듀싱)는 수훈을 발휘하고, 이 곡을 비롯해 천용성은 올해 중반부에 발매한 본 음반을 ‘가짜’가 아닌 ‘진짜’의 이력으로 채우고 있다. ★★★☆

 

[정병욱] ① 『김일성이 죽던 해』. 참으로 영리한 작명이다. 가수의 자의적 사연으로 채워진 특정한 시점일 뿐일진대, 제목 안에는 왠지 모를 미스터리와 풍자가, 동시대를 살아간 모두의 시대적 풍경이, 이를 받아들이는 각자의 노스탤지어가 복합적으로 공존한다. 동시에 이 앨범은 참으로 연극적이다. 사실 영화적이라고도 해도, 서사적이라고도 해도 충분하다. 그런데도 굳이 ‘연극적’이라고 칭하는 것은 음악적 가장은 있을지언정 사연의 편집과 과장이 없는 그의 솔직한 언어들과 날것의 생각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건을 말하지만 마치 현재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듯한 그의 독백을 생동감 있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누구든 어떤 텍스트든 작은 조각들로 전체를, 인생의 단편들로 그의 전 인생을 대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핵심적인 조각들을 잘 추려내어 보여주고 싶은 전체를 잘 드러내는 텍스트가 있다면 우리는 이를 충분히 좋은 ‘서사’로 인지한다. ② 「난 이해할 수 없었네」. 처음에는 이 노래가 앨범의 타이틀인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멀게는 조동익이나 윤상, 가깝게는 9와숫자들까지 고루 연상시키는 앨범 속 트랙들의 종합예술 가운데 하필 가장 단출한 악기 구성과 사운드로, 심지어 자기 목소리를 싣지도 않은 본작을 타이틀로 정했을까?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은 이후에야 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노래의 여백과 물러섬이 노래 속 사연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방법임을.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든, 뭐라 부르든 결국 그리운 사람과의 ‘기억’을 다른 어떤 트랙보다도 구체적이고 애틋하게 그린 「대설주의보」와 이 노래를 더블 타이틀로 선정한 그가, 이 앨범에 자신의 지난 생애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담고 있는지를. ③ 모든 텍스트는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다른 무수히 많은 텍스트와 연관되어 있다. 말하자면 하나의 텍스트는 순수한 원소 혹은 결정체가 아닌 여러 텍스트가 끊임없이 교차, 결합한 모자이크다. 그리고 모자이크 속에서 한 텍스트는 다른 텍스트와 ‘대화’를 한다. 『김일성이 죽던 해』는 근래 어떤 앨범보다도 활발하고 긴밀한 대화를 들려주는 앨범이다. 각각의 사연들은 마치 선문답처럼 저마다의 사건과 장르로 나열돼있지만, 꾸깃꾸깃 해묵은 고민과 정서를 정성스레 펼쳐낸 한결같은 그의 태도를 통해 동일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내 사연을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거대한 질문이 된다. 그리고 어쩌면 아직도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지 모르는 그의 질문의 정수가 이 노래에 담겨있다. 어쩌면 지나치게 담백하고 통속적이라며 그냥 스칠지 모르는 이 트랙의 정수가 앨범과의 대화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6
    난 이해할 수 없었네 (feat. 곽푸른하늘)
    천용성
    천용성
    천용성,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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