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12-1] (여자)아이들 「한 (一)」

(여자)아이들 ((G)I-dle) 『한 (一)』
61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8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큐브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피아노의 타건음으로 가볍게 비트를 누르며 시작하는 인트로를 들으며 비교적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 대목으로 넘어가자마자 곡에 지지 않는 보컬이 등장하며 제 역할을 다한다. 이쯤만 해도 보통 곡이 아니라고 예감한다. 이 곡에서 ‘한’은 훅을 터트리기 위한 도움닫기 동작이다. 그다지 많은 전환을 이끌어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미세한 디테일들이 곡의 균일한 표정을 미묘한 뉘앙스로 바꿔놓는다. 그 점이 곡을 흥미로운 것으로 탈바꿈시켜놓으며, 이러한 뉘앙스가 곡의 자장력에 벗어나지 않는다. 덕분에 균일함 속에 다채로움을 조금씩 가져간다. 이제 막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그룹이 이 정도의 합을 보여줄 줄이야. 의외의 즐거움과 더불어 일말의 걱정도 드는 게 사실이다. 여기서 정체되는 일이 있을까? 아니면 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일까? 만약 여기서 더 나아가는 결과물이 나온다면 (여자)아이들은 자신만의 인장을 확고히 할 수 있으리라. 그래서 미리 걱정이 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곡의 완성도가 주는 즐거운 걱정이다. ★★★★

 

[김성환] 큐브가 2018년 데뷔시킨 걸그룹인 (여자)아이들의 콘셉트는 다분히 선배 그룹 포미닛이 그랬던 것처럼 '당당하고 강인한 소녀들'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근래 데뷔한 블랙핑크 등이 보여주는 컨셉처럼 그 속에 부드러움과 유연함을 담는 방식도 함께 취하고 있다. 이들의 데뷔곡 「Latata」(2018)가 거둔 엄청난 상업적 호응의 뒤를 잇는 이 두번째 싱글이 도입한 공식은 사실 그렇게 새로운 것이 없다. 뭄바톤/하우스를 근간으로 하는 곡들은 요새 K-POP씬의 유행이나 마찬가지고, 가창에서 보여주는 특징도 앞서 언급한 선배 그룹들의 특성에서 자유롭지도 않다. 그러나, 안정된 훅으로 이뤄진 브릿지와 가사보다 조흥에 가까운 후렴은 은근히 반복해 따라 부르게 만드는 매력이 있고,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특별한 군더더기가 없이 흘러가는 악곡과 랩의 조화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멤버 소연이 작사, 작곡을 모두 주도했다.) 결과적으로 전작에 이어 계속 대중적인 인정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대중음악에서 '익숙함 속에서 발견하는 참신함'을 음악적으로 어떻게 주조해 내는가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임을 확인하게 된다. ★★★☆

 

[열심히] 귀를 사로잡는 휘파람 소리를 시작으로 각 파트에 충분한 전개의 시간을 주며 진행되는 곡입니다. 빠른 템포와 최소한의 반복만으로 빡빡하게 진행되었던 전작 「Latata」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진행이 늘어지는 감도 있고 후렴구가 주는 보상감의 진폭도 덜하지만, 빌드업 과정이 촘촘하고 다양한 전통 악기의 소스나 에스닉한 코드워크 등 다방면에서 ‘낯설게 하기’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일장일단이 있지만 이러한 새로운 접근은 포미닛과 투애니원 등 ‘걸크러시’라는 필드에서 기대할 법한 익숙한 음악 스타일을 통해 정체성을 확보한 팀에 새로운 가능성과 유연함을 부여합니다. 곡 자체의 매끈함이나 귀를 사로잡는 사운드 면에서는 전작 못지 않으면서, 사운드와 전개의 디테일을 높인, 영리하면서 동시에 생각이 많은 후속곡입니다. 기획력과 그것을 구현하는 안목, 집중력 면에서 (여자)아이들은 단연 큐브의 근래 최고작이지 않나 싶네요. ★★★★

 

[유성은] 요즘같은 여자아이돌이라는 레드오션의 시장에 (여자)아이들의 포지션은 특별하다. 그런 특별함이 큐브의 선배이기도 한 포미닛의 그것처럼 초장끝발로 끝나고 말 것인가. 이는 결국 향후 팀의 성패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발매 직전에 돌출된 신변잡기에 관한 약간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번 곡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더운 여름아 꺼지라"며 모든 메이저 여자아이돌들이 노래하는 와중에 찐득한 변심을 주제로 잡은 '특별한' 컨셉의 곡으로,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전소연에게 포커스의 중심이 쏠려있었던 전작에 비해 한층 마이너하고 감성적인 보컬들을 드러내는 싱글의 방향성은 같은 뭄바톤의 장르를 하는 블랙핑크나 청하에 비해 한층 진중하고 내밀하다. 천장을 찢는 고음도, 몸이 부숴져라 추는 빠른 비트의 댄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날카로움을 잃지 않는 것은 역시 컨셉을 명확하게 정의한 제작의도의 승리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런 다르면서도 매력적인 스탠스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수 있을까? 그녀들의 다음 번의 작품을 기대하는 이유다. ★★★☆

 

[정병욱] 놀라운 스타트다. 포미닛 해체와 씨엘씨의 부진 등으로 걸그룹 시장에서 절치부심하던 큐브가 내놓은 (여자)아이들의 성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17년 원더걸스의 해체, 소녀시대의 재계약 이슈 등으로 인해 완연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드는 듯 했던 걸그룹 지형도가 레드벨벳, 트와이스의 연이든 성공, 2018년 블랙핑크의 대박으로 다시 한 번 3대 기획사 위주로 재편되나 싶었던 시점이다. 비결로 다양한 분석이 오갈 수 있겠지만 분명 노래가 그 중심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몇 달 전의 데뷔 미니앨범 『I am』(2018)을 소급할 필요도 없이 이 싱글 하나만으로도 설명은 충분하다. 사실 현 시점에 뭄바톤 소스를 응용한 일렉트로 하우스는, 선배 포미닛의 ‘쎈 언니’ 이미지를 승계하면서도 이국적인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는 트렌디하고 논리적인 선택이지만, 역으로 그 이름만으로도 지긋지긋한 레퍼토리가 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허나 「한(-)」은 그와 같은 익숙함과 신선함 사이 경계의 지점을 수완 좋게 통과하며, 이를 자신들만의 무기와 색깔로 소화해내는 데 성공한다. 출발 기준으로 작금 다른 어떤 메이저 걸그룹과 비교해도 훨씬 좋은 완성도를 갖추었다. 걸그룹 댄스음악으로 결코 익숙지 않은 템포와 리듬, 멜로디를 갖추고, 후렴구를 과감히 인트로와 아웃트로의 휘파람 소리로 차용하는 진지한 음악성을 내세우면서도, 결국 과도한 모험이나 하드코어한 사운드는 배제함으로써 경계지대를 보편 영역으로 최대한 확장한 것이 1차적으로 성공한 방향성이다. 곡에 좌우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보컬 파트에 힘을 준 것도 유효했다. 보컬의 숙련도보다도 컨셉에 잘 맞아떨어지는 파트의 구성이 인상적이다. 1절의 각 코러스 파트와 뒤이은 후렴구가 각기 저음과 고음, 중음과 고음부로 역동적으로 배치되어 있지만 동시에 톤은 일정하게 유지되어 산만하지 않게 노래 서사에 힘을 더하고, 2절에 등장하는 소연의 랩 역시 유별하지 않은 색과 온도로 분위기를 환기하면서도 여타 아이돌 랩과 비견되는 능숙함으로 노래에 완성도를 보탠다. 음악 외적으로는 안무와 뮤직비디오가 역시 과하지 않은 수준으로 잘 맞아떨어지기도 하지만 소녀나 숙녀 지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패션을 세련되게 꾸며낸 스타일링이 더 눈에 띈다. 달리 해석하면 ‘어린 아이’(child)가 아닌 1인칭 주격을 의미한다는 ‘아이(I)’에 대한 평범한 절대 다수의 인식처럼 “남다르지만”, “지나치게 튀고 싶지는 않은”, ‘나 자신’의 이상향을 「한(-)」이 캐치하고 있는 셈이다. 그룹에서 리더 포지션에, 가장 높은 인지도를 지녔으며, 이 노래 작사·작곡까지 했다는 소연을 굳이 과잉 푸시하지 않은 채 중심축으로 잘 활용하는 것만으로 「한(-)」의 균형감을 충분히 알 수 있다. ★★★☆

 

[차유정] 아이돌팝이라는 장르는 순수함과 섹시함이라는 두가지 도구를 어떻게 잘 저울질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결정나는 장르가 된 것 같다. 어떤 쪽으로 치우쳐서 색깔을 드러내는 것보다 적절한 균형을 찾는데 시간을 더 들였던 기존의 아이돌 과는 달리, 좀더 멤버 개개인의 성숙도에 따라 노래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 같다. 팬시한 느낌을 벗어던졌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한 (一)
    소연
    소연, 빅싼초
    빅싼초, 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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