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97-2] 최고은 「Open The Door」

최고은 『XXXY』
1,96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5
Volume EP
레이블 워너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최고은의 목소리는 뻔하지 않다. 그녀 스스로가 지닌 고유의 톤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기에 그렇다. 그 점이 계산적으로 들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들린다는 게 그녀의 장점이다. 이 곡도 그렇다. 선형적인 기타와 현의 이중주 사이에서 자신만의 톤을 때로는 스타카토처럼, 때로는 바이브레이션으로 유유히 통과하며, 제 3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등장하는 악기가 저마다의 영역을 구축하고, 그렇게 뻗어나간 파트들의 중심에 맑은 물처럼 감정이 고여있다. 그렇게 포크음악이 지닐 수 있는 단조로움을 탈피한다. 영리하다. 그러나 이 곡은 스스로를 영리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선에서 자유롭게 부른다. 진정으로 영리한 곡은 응당 그런 것일테다. ★★★☆

 

[김성환] 되돌아보면 최고은의 포크가 전하는 정서는 항상 '이국적'인 면이 강했다. 데뷔 시절부터 (몇몇 곡들을 제외하고) 영어로 된 가사를 고집해온 것도 그렇지만, 사운드가 전하는 공간감이나 그녀가 가진 '보컬의 울림'까지도 여느 한국의 여성 포크 싱어송라이터들이 가진 정서와 항상 거리를 두고 '서구적 감성'에 방점을 두어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녀가 글래스톤베리까지 가서 자신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도 그녀의 노래가 가진 서구적 정서의 힘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까지 역으로 해보게 된다. 이번 네 번째 EP의 첫 트랙인 「Open The Door」는 그녀의 초기 곡들이 가졌던 '목소리 중심'의 여백의 미를 살린 편곡이 강조되면서도 동시에 스트링과 퍼커션 연주가 전하는 아이리쉬 포크적 감성을 진하게 풀어놓았다. 듣는 이에게 이국적 풍경의 아름다움을 소리로 느끼는 체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잠시 잡다한 현실을 잊고 그녀의 목소리와 그 곁을 감싸는 악기들의 소리에 취해 마음이 신비의 공간으로 순간 이동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최고은의 노래의 힘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만드는 곡이다. ★★★★

 

[박병운] 드넓게 펼쳐진 풍광, 여행의 시작, 'Girl meets Boy' 서사의 도입 등 여러 상상의 광경을 떠올릴 수 있겠으나 나는 오히려 이제 갓 문을 열고 주저하는 파르르 떨리는 입술의 화자가 떠올랐다. 이윽고 익숙한 아이리시 풍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바이올린 현이 출렁이듯 기울어지다 말다가 한다. 최고은 음악의 장점이 통합된 듯한 구성에 한 음반의 도입부로 상당한 최적의 모양새다. 물론 새 여정의 두근거림을 자극하는 중간의 드럼 배치도 유효했다. ★★★☆

 

[차유정] 포크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아우라는 어느 순간부터 판에 박혀 있거나, 노래 이상의 것을 지녀야 하는 강박으로 작용했다. 최고은은 이런 틀에서 자유로운 사람임에 틀림없다. 꾸준히 노래와 자신이 속한 세계를 탐방하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계속 찾아다니는 유랑자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목소리 자체에 대한 끊임없는 통찰과 사유를 노래 속에서 풀어내기 때문이다. 본인이 바라보는 추상적인 세계의 흥분과 기교를 표현하는 것보다 차분한 목소리에서 좀 더 멀리있는 대상을 응시하는 사람의 품위가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낸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Open The Door
    최고은
    최고은
    최고은, 황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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