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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29-5] 히치하이커 「11 (Eleven) Hitchhiker Remix」

히치하이커 (Hitchhiker) 『11 (Eleven) Hitchhiker Remix』
2,36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1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SM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일단, (원곡이든 리믹스든 간에) 컨셉 자체가 내 몫이 아니라는 건 잘 알았다. 하지만 원곡보다는 이 리믹스가 나에게나 뮤비에게나 훨씬 설득력있게 다가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장르의 문제를 떠나서 '그걸'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은 '그 것'만 잘 해도 되기 마련이다. 그게 자기복제의 틀에서도 살짝 벗어난다면 더욱 더. (주류일수록 '그것'마저도 못하고 까먹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한국 주류 음악의 고질병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자신의 역량 일 백 프로는 타이틀 곡으로 밀지 않거나 녹음도 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히식스 때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지독한 질환이다. 곡과는 별개로, 서글프다. ★★★

 

[김성환] 더 이상 과거의 솔로 활동과 밴드 롤러코스터의 기타리스트 지누로서의 기억들이 굳이 언급될 필요가 없을 만큼 지누, 아니, 일렉트로닉 뮤지션이자 프로듀서 히치하이커의 커리어는 이제 꽤 확고해진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걸고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으로 발표했던 첫 싱글 「11」은 어린이들의 보이스와 입과 손으로 만든 효과음을 샘플로 전편에 사용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이를 트랩(Trap) 비트 속에 감각적으로 녹여낸 작품으로 이미 한국과 해외에서 모두 호평을 얻어냈다. 이번에 발표된 이 리믹스 버전은 원곡보다 더 속도가 빠르고 거칠어진 비트와 전자음의 활용으로 곡에서 주고자 하는 청각적 자극을 더욱 극단으로 끌어올렸다. 그가 앞으로 국제적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에서 열심히 쇼를 펼칠 그 날이 그리 멀지는 않았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리믹스 버전. ★★★☆

 

[김용민] 이쯤되면 약 빤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대체 이 대단한 음악 작가는 무엇을 먹으며, 어떻게 생활하는 것일까. 원곡의 허밍같은 괴기한 비트의 승강놀이도 그랬지만 이번 리믹스를 보면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어지러움이 존재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이번에는 그나마 드럼비트로 칠해놓은 중간 쉼표가 어디서 숨을 쉴지 정도는 알려주는 황송한 친절함이 있다고 해야 할까. 디스토션을 가지고 이렇게 갖고 놀 수 있다는 점과 그리고 모든 작업이 홈 레코딩으로 깔끔하게 진행되었다는 점을 빼도 이 곡은 너무 당황스럽다. ‘나는 아이돌 작곡가가 아니다’라고 항변하는 일갈도 조금 느껴지는, 그래서 나름 안심이 되는 증거로도 보인다. ★★★★

 

[박병운] 킥 드럼이 도드라지는 트랩 장르의 원곡이 더치 하우스(Dutch House) 풍의 시도 - 빅 룸(Big Room)으로까진 차마 뻗지 않은 상태로 - 등과 얽히면서 더욱 확장되었다. 그러면서도 원곡이 지닌 괴이한 매력은 희석되지 않았다. 유쾌한 일이다. 일반 대중들에게 고착된 이미지로 기억되는 대형 기획사 안에서 나온 우발적인 결과물치고는, 아닌 그런 우발적인 결과물이라 더욱 즐겁게 받아들여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열심히] 스스로 관련 캐릭터까지 만들어낸 매니악함이나, 아기 목소리를 샘플링해 구성한 골때리는 후렴구 등 이슈거리가 우선적으로 부각되긴 했지만, 「11」(2014)은 힙합-브레이크비트를 기반으로 중저음의 묵직함을 부각시킨 단단한 비트메이킹이 인상적인 웰메이드 댄스곡이었습니다. 간결한 엣지를 중시했던 원곡의 골조에 펑크, 트랩 등 보다 많은 장르를 더한 리믹스 버전은 원곡 대비 경쾌하고 발랄한 이면이 부각되었는데, ‘듣는’ 댄스곡으로서는 리믹스 버전이 보다 풍성하고, 화사해서 귀가 가네요. 이슈몰이 트랙으로만 보기에는 확실히 아쉬운 곡이며, 프로듀서의 단단한 기본기를 독특한 아이디어와 이슈 메이킹 '꺼리’들로 부각시키는 전략이란 게 있다면 아마도 그 모범 사례로 거론될만한 곡입니다. ★★★☆

 

[정병욱] ➀ 재미있다. 노래가 아닌 반응에 대한 얘기다. 2014년 9월에 공개된 원곡 「11」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 수 200만 건을 넘었으나 2015년 2월 현재 ‘Like’ 수가 3만 명인데 반해 ‘Dislike’는 2만 9천 명이 훌쩍 넘어 그 차이를 500명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숫자가 방증하듯 꽤나 이목을 끌었고 좋은 반응도 얻었던 노래가 그 못지않은 적극적 반대 역시 맞닥뜨려야 했던 까닭은 무엇인가? ➁ EDM이라는 장르 자체가 반복적인 소리의 기계적 조합을 기반으로 함을 상기할 때 기존 「11」이 만들어냈던 비트와 사운드는 사실 대단히 별난 구석은 없다. 소리의 수학적 나열과 조합 등 극단적으로 음악의 비기능적 측면에 집중했던 전자음악 초창기 뮤지끄 콘크리트(musique concrete)나 의도적인 소음의 나열, 복잡한 비트 구성을 통해 기존의 댄스 뮤직과 궤를 달리 했던 IDM 계열, 글리치(glitch)와 다르게 도리어 「11」은 느리고 단순한 비트 위 귀를 사로잡는 이채로운 멜로디 라인이 근간을 이룬다. 「11」에 갈리는 극단적인 호불호의 경계 기준은 아마도 소리의 반복에 대한 허용의 임계와 동의어일 것이다. 이를 견딜 수만 있다면 「11」이 결코 불쾌감을 의도한 작가 중심적 장난감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➂ 이후 5개월 만에 나온 리믹스 버전은 장단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원곡이 아날로그적인 소리를 기계적 변형시켜 만들어낸 중독성 있는 리프와 얼기설기 저음-중음-고음을 채워낸 사운드, 느릿한 그루브의 합만으로 훌륭한 댄스 뮤직이 탄생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면, 리믹스 버전은 자신이 스핀오프임을 드러내는 노골적인 어법을 취하고 있어 만감이 교차한다. 빨라진 비트와 격렬하고 촘촘해진 사운드가 특징인데, 일부 리스너들을 좌절하게 만들었던 반복적인 리프가 보다 소비적으로 활용됨으로써 지겨움을 반감시켜준 것이 장점이라면 리듬감 또한 같이 줄어든 것이 단점이다. 댄서블 댄스뮤직이 락킹 댄스뮤직으로 변화하는 경로를 더듬고 있으나 결정적으로 이것이 도리어 오리지날 버전의 장점들을 상쇄시킨듯하여 아쉽다. ➃ 중요한 것은, 「11」과 그 리믹스 버전에 대한 이해가 한 창작자의 지나친 표현주의적 천착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다른 음악적 설명보다 더 확실한 증거는 뮤직비디오 영상일 것이다. 영상의 유머와 춤사위는 결코 반어법이 아니다. ★★★☆

 

[차유정] 먼저 나왔던 버전이 비트에 힘을 실었다면, 이번 리믹스 버전은 타격감이 월등하게 살아나는 사운드를 표방하고 있다. 리믹스 버전이라면 으레 지나치게 이것저것 늘어놓은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히 걷어내는 작품이다. 단, 두드리는 소리의 질감 자체를 차갑게 받아들일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11 (Eleven) Hitchhiker Remix
    Zin, 김부민
    히치하이커
    히치하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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