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Breach or Trust』(2015) 이후 6년만에 공개하는 헤비메탈 밴드 해머링의 정규 2집 『Libera Me』(2021)의 타이틀곡. 원래 인천지역 록 뮤지션들의 연합 앨범 『Again 103 Compilation』(2020)에 수록했던 동명의 트랙을 새롭게 만들었다. 특히 초대 보컬 김기찬의 뒤를 이어 영입한 패기 넘치는 2대 보컬 유비의 첫 참여작이기도 하다. 개성있는 인트로 기타 연주를 시작으로 강력한 임팩트를 가진 리프 구성, 랩부터 스크리밍, 그로울링, 클린 보컬 등을 곡의 전개 상황에 맞게 배치해놓은 센스가 돋보인다. 그리고 유비의 보컬이 전하는 파워는 전임 보컬에 대한 아쉬움이 없을 만큼 자신만의 날카로움을 잘 담아내고 있으며, 오리엔탈 요소를 가미한 기타 솔로 파트도 곡의 감칠맛을 높여준다. 무엇보다 메탈릭한 그루브를 텐션있게 전개하다가 후렴 파트에서 자연스럽게 멜로딕한 코러스를 연결해 내는 부분에서는 보다 넓은 대중에게 다가서려는 이들의 의지가 느껴진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그루브 메탈 기타 리프와 리듬을 강조하는 그들의 사운드 근간 위에 보다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다채로운 시도가 수록곡마다 잘 담겨있다. 오랜 준비기간과 공들인 레코딩의 결과가 만족으로 다가오는, 해머링이 추구하는 사운드가 한 단계 진보한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

[열심히] 베이스 라인과 묵직한 드럼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쫄깃한 그루브는 팀 사운드의 상징과도 같은데, 직선적이면서 두께와 톤이 두루 좋은 리프와 맞물려 한층 중량감과 속도감이 배가되었습니다. 서사적인 면에서는 코드웍이나 멜로디 라인이 은근 밝고 가사 또한 위트가 있어서, 밴드가 곡을 여유롭게 리드하는 인상을 줍니다. 이래저래 작법에서 다양한 서브 장르나 스타일이 뒤섞였음에도 혼란스럽지 않고, 단단한 그루브 위로 직선적인 힘과 역동적인 전개를 아우르는 완급조절로 모든 것을 한 곡 안에 듣기 좋게 버무려낸 점에서 높게 평가받을 지점이 들을수록 귀에 밟히는, 매력적인 곡이에요. ★★★★

[차유정] 내용은 묵직하지만 전달하는 방식은 깔끔하다. 최대한 늘어지는 감정이나 흐름을 방해하는 진행을 과감히 도려낸 후, 간결하고 강렬한 서사를 드러내려고 한 부분은 인상적이다. 하지만, 너무나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다 보니 과하게 팝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묵직한 여운이 좀더 길게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