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46-3] 정차식 「빛나네」

정차식 『야간주행』
90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1.04
Volume 4
장르
레이블 구좌사운드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집행자』(2015)이후 오랜만에 공개한 정차식의 신작 『야간주행』(2021)의 타이틀곡. 이번에 그는 ‘피지컬 음반’을 포기하는 대신 동명의 산문집을 공개했고, 이 속에 음원으로 연결되는 QR 코드와 가사집을 삽입하여 디지털 음원으로 음악을 듣게 하는 방식으로 공개했다. 소위 ‘산문집의 OST’인 셈. 그가 레이니선과 솔로 앨범으로 들려준 음울한 내면의 슬픔에 기반한, 자신의 이야기이자 곱씹어보면 동시에 세상의 이야기가 되는 서사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는 자신이 겪은 불면과 상실의 이야기를 다뤘기에 보다 개인적 서사에 가깝긴 하지만, 사운드의 면에서는 과거에 비해 변화가 엿보인다. 물론 레이니선에서도 활용한 적이 있지만, 가볍고 덜 어두운 전자음의 활용이 꽤 도드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띄는 곡들 중 하나가 이 곡 「빛나네」라 할 수 있다. 곡 전체에서 분위기를 주도하는 빈티지한 전자음의 반복은 과거에 비해 살짝 가볍게 리듬감을 유지하며 그의 음악에 대한 접근성을 용이하게 만든다. 언제나 힘을 적당히 빼고 노래와 창가풍의 읊조림의 회색지대를 오가는 그의 보컬은 여전하지만, 과거에 비해선 덜 염세적이고 온기가 더해졌다. 사랑의 실패에도 슬픔보다 ‘그 여운을 즐기는’ 태도를 보여주는 간결한 가사도 가슴에 여유롭게 와닿는다. 날이 서 있던 청춘의 시간을 지나 점점 고유의 음악색을 드러내던 정차식이, 이젠 자신의 경계 밖도 자연스레 녹여내며 넓은 호수처럼 변모하는 것 같은 변화를 목도하게 되는 곡이다. ★★★☆

 

[유성은] 고루하고 우수에 가득찬 어덜트 팝이다. 착 가라앉은 정차식의 보컬과 "우리는 이렇게 끝나네" 같은 체념적 가사, 트로트 필 마저 느껴지는 뚜렷한 멜로디가 만나 일체감 있는 음악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집행자』(2015)에 비해선 한층 더 비장하고, 『격동하는 현재사』(2012)에 비해선 한결 더 현실에 가깝다. 시대가 바뀌어 미디어의 영향력에 올라탄 트로트나 어덜트 컨템포러리가 대중에게 한결 더 가까워 진 것처럼 보이지만, 오디션과 음악예능에서 '과거 노래'의 소모만 일어나는 와중에, 정작 현실과 공감하는 제대로된 진득한 성인 가요의 탄생은 요원하다. 그런 의미에서 솔로 활동 이후 정차식의 행보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진득하고 장엄한 감성이 필요한 어떤 세대에겐 그의 음악들이 더할 나위가 없기에. ★★★☆

 

[조일동] 정차식의 목소리는 어떤 스타일의 연주와 만나도 자신의 노래로 만드는 힘이 있다. 특유의 가성 코러스가 등장하는 후반부까지 가지 않더라고 이 노래는 정차식이다. 복고적인 신시사이저 톤이 흑백의 기억을 부르면, 하이햇을 통해 고조될 듯 사그라지는 리듬이 음영을 더한다. (이보다 어울리는 말을 찾을 수 없는) 쨉쨉이 기타와 살그머니 현을 울리는 핑거링에 아스라한 베이스까지 더해지면 정차식의 꼭꼭 누른 목소리마저 아련하게 만들어 버린다. 화려하거나 날카롭지 않기에 오히려 “우리는 이렇게 끝나”는데도 빛난다. 예상치 못했던 감성에 한 방 먹은 기분이다. ★★★★

 

[차유정] 상실의 순간을 통해 대부분은 내 아픔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확인하기 바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추측해 보건데 정차식에게 이제 그런 시간은 끝난 것 같다.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선언이 아니라 아픔을 스스로 통제할 힘이 생겼다는 선언처럼 들렸다. 달관한 자의 여유로움이 아니라 어떻게든 간신히 여기까지 온 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부드러운 깨달음이 노래안에 스며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빛나네
    정차식
    정차식
    정차식, 김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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