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서두부터 맹진하는 사운드와 투박한 랩, 이어지는 멜로딕한 구성은 멤버 중 특히나 한진영이 활동했던 밴드 이력의 일부를 상기하게 한다. 화가 잔뜩 난 펑크 사운드에서 표출하는 기운은 강한데, 왠지 각 멤버들의 합산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의 상상은 잘 벗어나진 않는다는 인상. 곡의 곳곳을 수놓는 스크리밍의 에너지는 매번 들어도 좋을 엑기스이긴 한데. ★★☆

[정병욱] 자존감을 어필하는 팀명 ‘태아’(太我)와 EP 제목 동명의 타이틀곡 「Find Myself」의 주제 의식이 이들 음악의 정신을 고스란히 대변한다면, 마이앤트메리, 옐로우몬스터즈, 원톤, 에이치얼랏 등 밴드 일원들의 출신은 이들의 색깔과 노하우를 능히 짐작하게 한다. 신나고 명쾌한 멜로디 라인과 멜로딕펑크처럼 달려야 할 때 달리고, 하드코어처럼 폭발할 때 폭발할 줄 아는 호쾌한 연주가 특히 그렇다. 뜻밖의 파트들도 있다. 보컬에 처음 도전하는 조현준은 멜로딕한 훅과 더불어 2000년대 뉴메탈 스타일의 랩 파트와 후렴에 중첩되거나 이어지는 강력한 스크리밍까지 두루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 곡의 총천연색 매력에 대한 증명을 맡는다. 세 가지 매력 발산을 고루 시도한 밴드는 익히 있어왔지만 이를 시종일관 동일한 톤과 에너지로 소화한 예는 많지 않다. 물론 이 노래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으로 보이는 의지의 강렬함이나 ‘F word’까지 사용해가며 이를 좀 더 공격적으로 드러낸 가사 일면들을 살펴볼 때, 빌드업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는 앞뒤 각기 8마디를 조금 넘어서는 랩 파트의 소모적인 활용이 조금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