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들어보면 이 곡이 왜 이 시점에서 발표되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곡은 여름과 여름 바깥에 대해 껴안는 곡이기 때문이다. 여름에 이뤄진 사랑과, 여름이 지나고 흩어진 사랑을 동시에 중첩시킨다. 이 곡의 프로듀싱이 하우스보다는 칠아웃에 수렴되는 형국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이런 추측에 힘이 실린다. 그만큼 감정은 고조되지 않고 차분해지며 넓어지되 깊어간다. 여름의 끝이라는 시점을 꽤나 복잡한 맥락 속에 집어넣는다. 바비의 감정선은 정확히 맥락의 중심을 이끌고 간다. 그렇게 청자의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그런 설득력이 이 곡에 배어있다. 바비가 단순히 랩퍼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훌륭한 팝 보컬리스트라는 사실도 끄덕이게 만들 수 있는 또 하나의 증거. ★★★☆

[김성환] 《Show Me The Money 3》(2014)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개성을 각인시켰고, 현재 아이콘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랩퍼 겸 보컬 바비의 최신 싱글. 올해 댄스 뮤직 씬 최대의 유행인 '트로피컬 하우스'에 역시나 빚을 지고(?) 있다. 사실 곡의 구성 면에서는 같은 소속사인 위너의 히트 싱글 「Really Really」(2017)의 '파트 2'라고 불러도 될 만큼 흡사하다는 게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중반부를 장악하는 바비의 랩이 개성을 살려준다. 쏟아내기보다는 리듬의 속도에 맞춰 자신의 라임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는 그의 랩 스타일이 곡의 중반부를 지루하지 않게 잘 견인한다. 철저하게 대중적인 곡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그 속에서 유지하려 노력한 것에서 긍정적 부분을 찾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