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93-5] 트라이비스트 「Tribeast」

트라이비스트 (Tribeast) 『Tribeast』
2,15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4
Volume EP
레이블 데이즈얼라이브
공식사이트 [Click]

[김정원] 한국힙합 씬에서 데이즈 얼라이브(Daze Alive)의 존재는 지난 2, 3년 사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특별해졌다. 이전에도 이미 기형적이었지만 《Show Me The Money》의 탄생을 기점으로 힙합 씬의 문화•산업적 구조가 더욱 기형적인 형태로 고착화됐고, 데이즈 얼라이브는 그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유일무이한 집단이 됐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단순히 《Show Me The Money》에 출연한 경력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슬릭과 던말릭이 입단 이전에 발표했던 믹스테입을 통해 제리케이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커리어를 시작한 과정으로도 알 수 있다. 그중 던말릭은 『Hashtag[#]』(2014), 마일드비츠와의 합작품 『탯줄』(2015)로 지금까지 착실하게 커리어를 꾸려왔다. 프로듀서 키마와의 1MC 1PD 앨범인 『Tribeast』는 그의 커리어에 남을 또 다른 수작이다. 그는 작품 안에서 앞서 언급한 기형적 씬에 대한 단상을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그와 동시에 모순된 시스템에 맞서는 떳떳한 자신의 모습을 강조한다. 「Tribeast」는 동명의 트랙답게 이러한 작품의 의식적인 측면을 집약해놓은 곡이다. 세 개의 벌스에서 던말릭은 샘플링을 기반으로 하여 각 벌스마다 과감하게 변주되는 전통적인 방식의 비트 위에서 촌철살인의 가사를 뱉어댄다. 특별히 현학적인 표현 없이도 은유와 직유를 적절히 오가며 쉽게 이해되는 익숙한 단어들을 버무려내는 것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그러한 리리시즘이 돋보이는 가사에 제 옷인양 들어맞는, 투박하지만 촌스럽진 않은 그의 랩은 보다 더 좋은 호흡을 만들어낸다. 연말에 다다라 각종 결산에서 최고의 역작으로 뽑히기까지는 어려울 수 있겠으나, 충분히 회자할 만한 가치를 입증한 던말릭과 키마만의 독보적인 트랙이었다. ★★★★

 

[박상준] 던말릭이 최고의 루키 중 하나라는 말에 유독 반응이 갈렸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비관적인 편에 속했고 지금도 그렇다. 유사한 포지션이라 여긴 제이티가 올해 초에 낸 싱글에서 반전을 보여준 반면 던말릭은 아직 의아하다. 곡의 시작부터 타블로가 가사에서 즐겨 썼던 ‘~죠’ 를 연상케 하는 ‘들이’와 ‘으니’와 같은 라임의 배치는 그나마 노골적인 수사이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공감이 어려운 훅메이킹을 시작으로 점점 실망감이 밀려온다. 차지게 감기는 마일드 비츠, 끝내주는 피처링을 선사했던 디제이 켄드릭스가 없으니 지루하게 들린다는 얘기다. 랩의 타이트함이 다는 아니지 않나. 가사도 마찬가지다. 한국어 가사만 쓰는 랩퍼는 생각보다 많고 이센스와 차붐의 가사에 팬들이 열광했던 건 한국어를 전혀 고루하지 않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곡은 차라리 어떤 과거에 대한 던말릭의 오마주에 가깝다. 전반과 후반의 가사, 감정과 뻔함의 순도는 완전히 다르다. 사실 루키라는 말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 던말릭의 행보에서 제일 근사한 건 루키라는 말을 본인이 크게 의식하지 않고 태도를 관철해온 것이다. 이게 무척 희소하고 근사한 일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슬슬 인정해야 한다. 진정성을 설파하는 방식은 변하고 있고 그 사람, 엠씨가 말하는 게 신뢰가 가며 더없이 잘해야 한다는 걸. 레이블의 수장인 제리케이가 신보에서 보여준 것이 너무나 스탠더드하면서도 이상적이라 비교가 되는 건가? 플로우만 남는 랩은 매니아의 기계적이고 일시적인 박수로 가득했다가 금세 텅 비게 될 허울에 불과하다. 이 곡에서 받은 느낌이랄 것은 앨범 전체로 확대된다. 일단 마스터링. 건반 루프가 앞서며 그루브를 조성하고 베이스와 드럼의 질감 차이가 도드라지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건 소리헤다의 신보에서 들었던 소리의 배치였다. 여기까지는 어떻게 예민한 반응이라 쳐도 마지막 두 트랙은 좀 심하다. 「Rodeo (Safari)」 후반의 잡음에서는 이게 뭔가 싶었고 「Too Late」에서는 이어폰을 새로 사야 할지 고민하다가 새벽에 한쪽 발로 점프를 해야 했다. 그래도 데뷔작의 기대를 감안하더라도 『Tribeast』는 던말릭이 지닌 스타일 바깥의 의문을 여럿 남긴다. 여전히 다음 앨범을 기대케 하는 아티스트라는 걸 빼면 설득력이 없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Tribeast
    던말릭
    키마
    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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