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에릭남의 장점은 보컬 톤의 경제성에 있다. 요컨대 자신의 톤을 어느 곳에 사용하고 끊어야하는지, 어느 정도까지 허스키해져야 자신의 톤이 매력적으로 드러날지를 적재적소로 보여준다. 일정하게 고른 톤으로 별다른 전조 없이 멜로디를 그리는 이런 곡에서 그의 경제성이 한층 두드러진다. 보컬 톤이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의 명징한 연주와 어우러진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경제성 덕에 흔한 소재임에도 그다지 클리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이 곡이 지닌 장점이다. 영리한 운용이고, 영리한 선택이다. 다소 밋밋하다는 인상이 뒷맛에 남지만, 건드리면 의외로 치밀하고, 의외로 섬세한 곡이다. ★★★

[김성환] 《위대한 탄생 시즌 2》를 통해서 그의 모습을 처음 본 것이 2011년이니 그가 한국 음악 시장에서 활동하게 된 지도 거의 5년째다. 사실 첫 EP 『Cloud 9』(2013)이후에는 계속 디지털 싱글만을 공개해온 그였기에 한동안 그의 주업이 '연예 프로그램에서 해외 아티스트 인터뷰'가 아닌가 혼동할 뻔도 했으나, CJ E&M으로 이적해 처음 내놓는 이 EP를 통해 들려주는 그의 깔끔한 보이스는 왜 스윗튠이 그들의 작업에서 그를 '남자 보컬 트레이너'로 고용했었는지를 다시금 수긍하게 만든다. 팝 보컬로서의 부드러운 음색부터 한국인들이 요새 좋아하는 재지하고 어쿠스틱 감성의 R&B에도 잘 어울리는 '얇은 끈끈함'이 전편을 수놓고 있지만, 특히 타이틀곡인 이 노래에서는 라디(Ra.D)의 매력을 충분히 앞지를 수 있을 만큼 다채롭고 섬세하게 자신의 보컬을 운용한다. 보컬리스트로서의 에릭남의 장점이 제대로 궤도에 올랐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성장의 결과물'임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