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89-3] 전범선과양반들 「아래로부터의 혁명」

전범선과양반들 『혁명가』
1,86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3
Volume 2
레이블 Sony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사실 1집 『사랑가』(2014)에서는 별로 이들의 음악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다. 그냥 적당히 평범한 '포크적인 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느낌이었으니까. 다만 뭔가 정제되지는 않은 '날것'같은 느낌에서만 특별한 인상을 받았을 뿐이다. 그런데 그 '날것'의 느낌에 '세상에 대한 분노'와 '한국 고전문학의 정서', '더 하드한 연주'가 추가되고 나니, 그들의 음악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었다. 아시안체어샷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다른 해외 밴드가 흉내내기 힘든 '한국 록의 소리'가 음악 속에 잘 녹아든 것이다. 특히 앨범 속에서 '분노'의 영역을 대표하는 이 곡에서 서구의 개러지/하드 록/메탈 사운드는 그들의 손에 의해 진정한 한국 민중의 '혁명 창가'로 변조된다. 특히 드럼 연주 속에서 느껴지는 부글부글 끓는 파워는 곡 전체의 텐션을 확실히 조여주는 매력을 선사하며, 보컬과 기타가 충분히 멋을 부릴 수 있는 판을 열어준다. 앨범과 이 곡 모두 2016년을 정리할 때 분명히 '올해의 발견들'중 한 자리를 차지할 것임이 분명하다. ★★★★

 

[박병운] 철학자 이진경은 이명박 체제 당시 발간한 그의 책 『뻔뻔한 시대, 한 줌의 정치』(2012)에서 지배계층의 가치와 사고방식에 반하는 ‘소소하고 미천한’ 것들의 정치적 존재와 활동을 긍정한 바 있다. 이 곡을 듣자마자 자연히 그 책 안의 몇몇 문장들이 떠올랐다. 칼칼하게 끓는 전범선의 목소리에 실린 항거와 축제 사이에 자리한 서사, 노도 하는 연주, 당대의 상황들, 하드록 장르가 던져주는 고색창연의 즐거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언어 사용을 의도적으로 뒤집은 상황 등이 뒤섞인 이 혼란스런 마당극을 난 그저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조일동] 혁명이라는 말은 언제나 뜨겁다. 전작과 확연히 변한 사운드에 당황스러울 만도 하건만, 제목에서 혁명이라는 단어를 확인하는 순간 모두 용서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이 어디 혁명이겠는가? 1970년대 말 NWOBHM 밴드의 노래를 듣는 기분마저 든다. 그러고 보면 과거의 마그마, 무당에서 근자의 아시안체어샷까지 ‘한국적’을 표방하는 많은 록밴드들이 NWOBHM과의 친연성을 보여왔다는 사실은 새삼 흥미롭게 다가온다. 1970년대 초반까지 활동하던 메탈 밴드들에게 남아있던 블루스의 색을 탄화시켰던, 그렇다고 1980년대 L.A.를 중심으로 불어오는 판에 박힌 메탈 스타일도 아닌, 그 모호하게 끼어있던 다양한 거친 모습의 폭발이었던 NWOBHM. 이 오래된 사운드가 ‘엎어보자’며 혁명적으로 변화한 이 노래의 텍스트가 되었다. 「아래로부터의 혁명」 뿐 아니라 이번 앨범 속 강성 사운드 대강이 그러하다. 곰곰히 고민해보니 2016년 한국 젊은이들이 가진 정서 중 “분노”의 모양새는 이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랏님 말씀대로 따라 산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 것도 없고, 그렇다고 젊은 세대만의 무엇을 주창하며 만들기에는 너무 얇고 약하고 빚많은 세대의 “까이”고 “끼인” 정서. 그 정서를 가진 이들이여,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자 한번 엎어보자”.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아래로부터의 혁명
    전범선
    전범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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