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7-2] 로다운30 「더 뜨겁게 (feat.김오키)」

로다운30 (Lowdown 30) 『더 뜨겁게』
3,29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6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
공식사이트 [Click]

[권민기] 로다운30을 통해 윤병주의 입지는 노이즈가든 시절보다 더 확고해진 듯 하다. 음악에 있어서도 '발전'이라 할만한 '변화'가 있었는데, 록의 뿌리가 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캐내고 이어붙여 밴드만의 개성을 자아내는 솜씨가 놀라웠다. 이번 싱글 「더 뜨겁게」는 그런 로다운30 활동에 있어서도 한 정점을 찍었다고 할만하다. 개인적으로 '훵키'를 표방하는 음악들 중 대부분이 장르에 내재된 재즈 그루브를 이해하지 못해 뻔한 느낌에 그친다고 생각한다. 「더 뜨겁게」의 깔작거리는 기타 리프와 베이스가 먼저 치고나오는 드럼 라인에는 그런 클리셰들이 갖지 못한 묵직함이 있다. 재즈 색소포니스트 김오키씨의 자유분방한 연주 또한 여기에 불을 붙인다. 이 노래, 정말이지 뜨겁다. ★★★★

 

[김병우] 김오키의 색소폰 소리가 말 그대로 치솟았을 때 이 곡이 끝났고, 나는 내가 지금 들은 곡이 뭔지를 가늠하기 위해 애썼다. 60년대 흑인음악에 충실한 어법, 사운드의 폭이 좁은 대신, 그 좁은 폭을 끈덕짐으로 한껏 채우는 우직함, 곡에 정말 착 달라붙는 윤병주의 보컬.(이 곡에서 그의 보컬은 결정적 한 방이다.) 게스트로 초대한 김오키의 색소폰은 이 곡이 지닌 또 다른 폭을 제시한다. 나는 그제야 이 곡의 폭이 좁은 것이 아니라, 다만 깊은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힘을 빼고 하는 데도, 기백을 잃지 않는 사람이 고수라고 했던가. 부라보! ★★★★★

 

[김성환] 곡의 도입부에서부터 들려오는 윤병주의 기타의 훵키함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그간 들어왔던 로다운30의 대표곡들에 비한다면 훨씬 밝게 떠오른 느낌이지만, 솔직히 그 느낌이 가슴에 더욱 확실하게 꽂히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로다운 30의 세 멤버들이 보여주는 합이야 예전부터도 탄탄하고 완벽했지만, 무엇보다 이 곡에선 정말 본인들이 연주를 제대로 즐긴다는 느낌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게다가 게스트로 가세한 김오키가 후반부에 뿜어대는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색소폰 솔로는 곡의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확실하게 들뜨게 한다. 펑키함과 블루지함을 명쾌하게 섞어내면서도 김락건의 베이스가 특유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즐거운 로큰롤'의 진수. ★★★★

 

[김용민] 로다운 30은 아마 이 씬에서 하고 싶은 것을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밴드가 아닌가 싶다. 엘오디나 까나리소다 등 각자 알아서 헤쳐도 어느 정도는 먹고 들어갈 수 있는 실력과 ‘누가 나를 욕할 수 있는가’ 하는 자신감의 발로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1』(2012)에서 블루스 록여부의 논란이나, 1코드 진행 같은 특이점이 더 이상 특이점으로 작용하지 않는 밴드의 특성이 존재한다. 「더 뜨겁게」도 마찬가지다. 밴드 역사로 보면 훵크라는 큰 변화점이겠지만 결국 귀결되는건 ‘뭘해도 되는 밴드’라는 점이다. 로다운30의 시그니쳐와 같은 그루브한 기타와 실질적인 지배자인 김락건의 베이스라인은 여전하고, 이번에 새로 합류한 최병준의 안정감 있게 쪼개는 드럼(특히 마지막 비트) 역시 흠잡을 곳이 없다. 예뻤던(?) 윤병주의 보컬이 거칠게 변한 것과 저돌적인 색소포니스트 김오키의 합류가 잠시 낯설수는 있어도 그것 뿐이다. 로다운30인가 싶다가도 결국에는 로다운30으로 느껴지는 음악이 바로 이 밴드의 음악이다. ★★★★

 

[박상준] 경이로웠다. 정말이지 듣는 내내 이색적인 경험이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블로그에 쓸 법한 얘기를 해야겠다. 양해를 구한다. 새로 구입할 바이닐 리스트를 짜느라 변별력없게 무작정 리이슈된 사이키 훵크를 흡수하듯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름 돋는 ‘블랙록’이 튀어나오는 거다. 현지에서도 거의 사멸한 연주의 폼은 단아하며 강인했다. 뭐지? 어느 레이블이지? 리이슈 시장에 이런 게 남아 있었던가? 디거들 뭐하고 살았대? 별의별 생각을 다 하던 중 한글가사라는 걸 깨달았다. 걸출한 보컬은 무려 윤병주다. 어? 뒤통수 세게 얻어 맞는 느낌이었다. 여기에 과장이라곤 눈곱 만큼도 없다. 로다운식 훵크가 이 시장에 하나의 유행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차오를 무렵엔 김오키가 말도 안 되는 연주로 가세했다. 그제야 알았다. 이건 지나치게 독자적이다. 흉내를 내는 것부터가 보상 없는 감정노동이다. 저 합을, 연주를 대체 어떻게 따라할 수 있겠나? 명인들의 정신적인 경지를 넘볼 수는 없단 말이다! 로-파이하지 않고 섬세하게 매만진 레코딩은 당장을 살아가는 청자들의 아쉬움이자 특권이다. 「더 뜨겁게」는 그게 왜 특권이냐며, 시시한 기술의 폐해가 아니냐는 이들의 회의마저 깔끔히 털어낸다. 반드시 들어야 할, 올해의 명연이다. ★★★★

 

[조일동] 멤버 한 명의 변화가 밴드를 바꿀 수 있을까? 건강한 밴드는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뛰어난 밴드라면 그러한 변화에서조차 밴드 고유의 아우라가 묻어나야 한다. 「더 뜨겁게」는 로다운30이 왜 동시대 최강의 밴드인지 확인시켜 준다. 드러머 최병준의 합류로 밴드는 기존과 다른 리듬 패턴을 구사하고 있다. 김락건의 베이스 플레이도 이전보다 가벼운 터치임에도 탄력이 더해졌고, 윤병주의 리듬 커팅은 두툼한 톤에도 불구하고 간명하게 귀에 꽂힌다. 1960년대 말 미국 중부 어딘가의 사이키델릭 소울 밴드의 연주를 듣고 있는 기분이 잠시 들지만, 어느새 윤병주도, (나!!!)김락건도 아닌, 로다운30의 음악으로 귀결된다. 누구와 맞짱 떠도 결국 자기 소리로 만들어놓는 김오키의 색소폰이 더해져도 로다운30이 만들어 온 어떤 이미지(단순히 사운드의 문제가 아니다)로 귀결된다. 여기에 나날이 보컬리스트로 굳건한 영역을 확장 중인 윤병주의 칼칼한 노래까지 더해지니, 제목 그대로 더욱 뜨거워진 로다운30을 확인하게 된다. 곱씹을수록 연주 곳곳이 꼼꼼하면서도 화끈한 노래다. ★★★★

 

[차유정] Sly & The Familyston의 음악에서 자주 들을수 있었던 리듬들이 귀를 잡아끈다. 훵크의 끈적한 요소보다는 요염한 자태를 표현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들리는데, 윤병주의 약간은 드라이하고 공허한 샤우팅이 이런 가득찬 욕구의 감정을 끌어내고 있다. 그저 여기에서 그쳤다면 욕망을 허공에 띄우고 중간에 멈춰버린 모습이 됐겠지만 김오키의 솔로파트가 마지막에 등장하면서 결국 리듬을 강조하기 위한 곡 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멋지게 설득하고 있다. 잘 잡힌 균형 이라는 것은 이렇듯 소중한 것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더 뜨겁게 (feat.김오키)
    윤병주
    윤병주
    윤병주, 고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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