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국내 유일의 리듬 앤 블루스 및 소울 밴드로 알려진 펠라스는 밴드라고 하기에는 아직도 여물지 않은 감이 크다. 이들의 보도자료에는 과거 《Top밴드 Season2》(2012) 시절 신대철이 지적했던 ‘흑인음악’이라는 표현이 아직도 등장하고 있다.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정의는 뮤지션에게 매우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기에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적 성장과 결과물은 고조되는 분위기에 놓여 있음이 분명하다. 비슷한 범주에서 비교 대상이라 할 수 있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 솔로 뮤지션의 파이 나누기를 목적으로 진행되었던 것과 비슷하게 펠라스의 이번 싱글은 팀의 리더인 조동호(Mobetteradio)의 솔로 앨범 형식으로 기획되었다. 해리빅버튼의 이성수와 함께 조동호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시베리안허스키의 「Real Sound」(2012)에 수록된 후렴이 자리하는 「Rose」는 전체적으로 탁한 보이스가 주도하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며, 「I’ll Be Around」의 트렌디한 흐름 역시 인상적이다. ★★★

[열심히] 펠라스의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사실 멤버인 모베러라디오의 솔로곡입니다. 쫄깃하게 그루브를 주고 받는 드럼-키보드의 리드가 돋보이는 미드템포 R&B곡으로, 과욕은 없지만 가볍고 자유로운 연주로 곡의 긴장감을 주조합니다. 진성과 반가성을 적절히 활용해 솔로임에도 보컬 톤 또한 단조롭지 않게 구성했고요. 클랩 트랙과 오버 더빙된 코러스 트랙을 붙여 점진적으로 곡을 고조시키는 후반부의 1분여는 파트 자체로는 흥겨운데, 곡 전체로 보면 A-B 파트를 변주하며 진행되던 앞부분과 다소 급작스럽게 연결된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최근의 펠라스는 서로 다른 장르/스타일을 싱글 단위로 접근하고 있는데, 꾸준히 곡을 공개하는 것도 좋지만 '앨범' 단위의 긴 호흡으로 이들의 음악을 듣고 싶다는 아쉬움은 남네요. ★★★☆

[조일동] 점차 열정적으로 변해가는 곡의 구성, 익숙하지만 나쁘지 않은 코러스의 훅, 허스키한 가성의 보컬 모두 탄탄하다. 살그머니 그루브를 다 잡는 베이스와 막판에 몰아치는 드럼의 숨은 활약도 칭찬해야 할 대목이다. 빈티지한 전기 피아노(Rhodes Piano) 음색으로 연주한 키보드와 보컬의 콜앤 리스폰스도 세련되었다. 좋은 팝-소울 싱글이다. 개인적으로... 단 8마디라도 왼손의 흥겨운 컴핑 위로 그루비한 피아노 솔로가 펼쳐졌더라면 조금 더 풍성하게 마무리되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