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 Out #17-1] 9와숫자들 「커튼콜」

9와숫자들 『커튼콜』
2,58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10
Volume 2 (선공개)
레이블 튠테이블무브먼트

[고종석] 음반 산업이 음원 산업으로 변화되면서, 국내 대중음악계의 앨범 발매 방식은 확실히 서구 지역의 틀을 변칙적으로 적용해 나오고 있다.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의 감미로운 조화를 이루는 음악을 구사하는 9와 숫자들은 오는 11월 정규 2집 앨범 『보물섬』의 발매를 예고한 바 있다. 이들은 정규 앨범 발매 이전인 지난 9월에 리드 싱글 형식의 「보물섬」을 먼저 발표했고, 뒤를 잇는 디지털 싱글 「커튼콜」을 연이어 내놓았다. 1집 발매 이후 평단의 환영을 꾸준히 이끌어냈던 9와 숫자들의 정규 2집을 향한 두 번째 싱글인 「커튼콜」은 강산에 밴드의 키보디스트인 고경천의 역할이 눈에 띈다. 담백한 가사의 설레임을 미묘한 톤으로 전개시키고 있는 「커튼콜」은 9와 숫자들 고유의 서정적 라인이 유지되고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9와 숫자들의 「커튼콜」은 20세기에 성장했던 멤버들의 삶을 21세기의 감성으로 오밀조밀하게 담아내 오고 있는 이들의 정규 앨범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안기는 싱글이다. ★★★☆


[김성대] 시들어버린 옛사랑의 감정을 모노드라마가 전개되는 무대에 빗댄 송재경의 가사는 과연 “21세기 산울림”으로 평가된 「눈물바람」(2012)의 주인답다. 마치 검정치마처럼, 그야말로 '긴장도 준비도 허락하지 않는 단도직입적인 급반전'으로 시작하는 이 펑키 신스팝은 이미 「보물섬」으로 가슴 설렌 팬들의 '몸'까지 접수하겠다는 듯 그루브라는 것에 방점을 찍으며 달라진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밴드의 강한 의지처럼 느껴진다. 9와 숫자들의 미래가 결정될 3집이 어떤 색깔을 띠게 될지는 이로써 미궁으로 빠진 셈이다. ★★★☆


[김용민] 「커튼콜」을 듣는 순간 불현듯 한 곡이 떠올랐다. 언니네이발관 3집 『꿈의 팝송』에 수록된 「나를 잊었나요?」(2002)가. 청승맞는 보컬과 가라앉은 신스팝으로도 춤을 출 수 있음을 알려준 역사적인 곡 말이다. 「커튼콜」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과장일까. 아니, 그런 곡의 현재 진행형이 무엇인지 말한다면 바로 이 곡이다. 물론 멜로디 자체가 댄스를 향하고 부정할 수 없고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지만, 그래도 EDM의 자극성이 만연하는 곡들 속에서 오히려 역자극하는 가을의 봄기운은 어느 댄스곡보다 흥겨운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대세에 대한 상대성으로 받는 어드밴티지도 있겠지만, 필자는 이 자체로도 ‘9와 숫자들’은 받는 기대를 계속 충족한다고 생각한다. ★★★☆


[박병운] 최근 본 윤성호 감독의 웹 드라마 안에서 9와숫자들이 발표한 전작들의 싱글이 흘러나왔다. 지금 세대의 사랑을 언뜻 기호식품처럼 다루다가도 후틋한 온기를 불어넣는 연출 톤에 예스러운 진솔함을 가하는 이들의 곡들은 제법 어울렸다. 선행 발표한 「보물섬」이 이런 특성을 광활하게 확장하는 듯했다면, 이번 싱글은 전작들보다 경쾌함을 더해 다가올 음반 신작이 다른 국면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게 한다. 짜르르한 고경천의 건반이 곡을 휘감는 동안 송재경의 가사에 가득 담긴 재기가 가을볕처럼 아련하게 빛난다. ★★★☆


[박상준] 『유예』(2012) 이후의 본격 ‘팀 작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본인들의 특기를 가감없이 내세우는데, 일테면 바로 그 영롱한 신스음에 적당히 그루브한 기타로 상승적인 효과를 주는 식이다. 그간 싱글들보다 태의 결이 매끈하다. 혹여나 그림자 궁전처럼 해체하는 건 아닐까 우려하던 마음은 온데간데 사라진 지 오래다. 결속력 있는 밴드의 결과물이다. 인상비평이니 뭐니 해도 가사 얘기를 해야겠다. 우선, 「커튼콜」의 전말은 이렇다. 조곤조곤 어땠는지를 풀기보다 비유를 통해 먼저 한 방 꽂아넣는다. 이후 우리 관계의 책임은 너한테 있다, 제대로 할 마음도 없는 주제에 왜 우는 거냐, 마음껏 울어라, 아무렴 나는 상관없단다. 딱히 잔인한 건 아니다. 물론 좋은 음악이라 판에서 이 정도의 위치를 누리는 거겠지만, 이런 고백, 솔직한 마음의 가사가 차지하는 공도 만만찮다. 「보물섬」의 새초롬한 고백과 「커튼콜」의 차디찬 고백이 갖는 차이란 대체 얼마나 넓단 말인가. 오래 듣진 못하겠다. “이것이 사랑이라면 난 하지 않겠어요”라던 유약함이 옮은 모양이다. ★★★


[열심히] 이들의 노래 중에는 역대급으로 신나는 트랙입니다. 쫄깃한 신시사이저 연주와 기타 터치 간의 조화가 인상적인데, 캠퍼스 밴드스러운 향취를 자극하는 한 편으로, 변주나 굴곡이 두드러지지는 않는 곡에 의외성과 흥겨움 또한 더합니다. 대곡 지향의 「보물섬」도 그랬고, 이 곡 또한 레트로 컨셉과 홍대발 모던락을 반씩 섞은 반듯한 청년들의 음악이라는 기존 정체성은 흔들지 않아요. 하지만, 이들은 『유예』(2012)에서 구축한 영민한 담담함/먹먹함 위에 꽤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담아내고 있으며, 「커튼콜」에서도 이러한 이들의 시도는 유효/적절합니다. 설마 이 두 곡만 예외였던 것인지, 아니면 앨범 전반에서 이러한 시도가 이어질지. 2집 앨범을 궁금하게 하는 적절한 선공개에요. ★★★☆


[차유정] 도입부는 사랑과평화의 어떤 곡을 연상시킬 만큼 긁게 찢어지는 오르간 소리를 구사해 '이것이 복고의 추억을 전해주는 또 하나의 노래일까?' 하는 착각도 잠시. 노래가 시작되면 한과 피와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한 남자의 담담한 절규가 시작된다. 송재경의 보이스 톤은 나긋나긋함의 결정체라 '아, 저 남자의 정체성은 부드러움이구나'라고 쉽게 결론을 내릴수도 있겠으나, 「말해주세요」(2009) 때와 마찬가지로 가사는 역시 내면의 지옥화가 그득그득하다. 그 모습을 1:1 대결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어? 내가 지금 불타는 거리를 지나고 있는데, 여기 사람들은 무표정 한 것 같애'라는 심경과 비슷한 어조로 노래를 부른다. 마치 복사기 종이에 손바닥을 베이는 날카로움이 곡 전체를 휘감고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커튼콜
    송재경
    송재경
    9와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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