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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206-3] 윤미래 「개같애 (feat. 타이거JK)」

윤미래 『Gemini 2』
by. 음악취향Y | 2018.07.16
음악취향Y | 2018.07.16

[김병우] 한 가지는 분명하다. 힙합에는 세상을 향해 주먹을 내휘두르는 파이터도 필요하고, 삶을 고민하며 속을 깊이 채우는 사색가도 필요하다. 여기서 윤미래는 후자의 길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힙합 특유의 험담을 낮추지는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이 곡은 조용하게 사람을 ‘멕이는’ 곡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멕임’이 독특한 맥락 속에서 작용하다는 점이 이 곡의 장점이다. 유려한 멜로디 라인과 플로우가 헐겁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어렵지만, 그러한 헐거움도 애증의 당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다. 외려 그런 유려함이 윤미래에게는 큰 장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적어도 적을 상정하지 않으며 조준되지 않는 디스를 뿌리며 뭇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에만 급급한 파이터들의 어설픈 펀치보다는 윤미래의 곡이 훨씬 알차다. ★★★☆

 

[김성환] 『T3 - Yoon Mi Rae』(2007)』 이후 정규 앨범으로는 11년 만에 발매된 신보의 타이틀곡. 흥미롭게도 이번 신보는 그녀가 2002년 발표했던, 그래도 가장 힙합적인 방향을 견지했던 앨범의 타이틀을 계승한 속편임을 공표했다. 그 중에 이 곡은 보컬리스트와 랩퍼의 정체성을 모두 갖고 있는 그녀에게 있어서 오랜만에 랩퍼로서의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트랙이다. 특히 매우 직설적으로 풀어놓은 '결혼생활에 대한 불만'을 담은 서사는 상당히 귀를 잡아 끈다. 이것이 정말 '100% 실화'인지를 확인할 방법은 없겠지만, 충분한 개연성(?)을 구현한 덕분에 심각하기보다는 웃음과 미소로 그녀의 서사를 받아들이게 된다. 랍티미스트가 깔아 준 유연한 리듬과 비트 위에서 힘을 빼는 가창 파트도 듣기 편하고, 플로우도 매우 자연스럽기에 그녀의 이번 컴백을 대표하기엔 안성맞춤인 트랙이다. ★★★☆

 

[김정원] 결코 이 노래를 두고서 ‘웃픈’ 노래라고 포장하지 말아야 한다. 인트로 「Rap Queen」에서 “오뉴월의 서린 내린 한 맺힌 워킹맘의 객기”라고 과감하게 랩을 뱉은 직후에 게으른 남편 때문에 고생하는 아내라는 상을 담은 「개같애」가 등장하는 건 나름 의도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집안에 들어오면 남편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애달픈 운명이랄까. 이 개같은 「개같애」는 윤미래가 참여했던 리쌍의 「TV를 껐네…」(2011)와 매우 닮았다. 단, 마치 《비포 선셋》(2004)에서 비엔나에서 하룻밤을 보낸 지 7년 만에 재회한 제시와 셀린이 그로부터 또 7년이 지나 쌍둥이를 낳은 부부가 됐듯(《비포 미드나잇》(2013)),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다. 《비포 미드나잇》을 보고, 「개같애」를 듣고, ‘그래도 사랑하는 우리’ 같은 어떻게든 포장하려는 자의 역겨운 말에 동의할 여성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 노래는 「TV를 껐네…」에서 게으름을 감춘 채로 상대를 잔뜩 유혹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본색을 드러내는 남자와 함께 사는 중년 여성의 달갑지 않은 현실을 여실히 담고 있다. 이제는 사운드가 고리타분하다 싶은 랍티미스트의 비트와 그냥저냥 OST로 소비되던 윤미래의 보컬이 이렇게까지 페이소스 있게 들릴 줄이야. ★★★

 

[손혜민] 제목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 개 같다고? 무슨 내용인가 했더니, 자신과 남편과의 이야기와 주위 커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썼다는 이 곡은 제목과 노골적인 표현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일까, 윤미래가 풀어가는 이야기에 이입을 해서 같이 화를 내기보단, 공감이 간다며 끄덕거림과 동시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게 된다. 랩으로 부부싸움이라니. 게다가 남편 JK의 피쳐링으로 현실감까지 선사한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솔직하지만 절제미를, 가벼운 듯하면서도 ‘힙합씬의 대모’라는 칭호에 걸맞은 여유로움을 보인다. 역시 윤미래랄까. 노래면 노래, 랩이면 랩, 가사까지 3박자가 정말 잘 어우러지는 곡. ★★★★☆

 

[유성은] 문득 윤미래나 타이거JK가 해야하는 음악은 그렇게 추상적이거나 환상적이거나 거대한 것이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Bobby Brown과 Whitney Houston이 한참 사랑하던 시기의 곡 「Something In Common」(1992)의 따스함이 생각났다. 「개같애」를 들을 때, 쌓아온 경력이나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이름값을 억지로 무시하고 들으면 무척이나 잘 빠진 코믹하고 귀여운 힙합 곡이다. 현실부부의 케미는 "발라버려"(「Monster」(2009))와 「검은 행복」(2007)에서 각자 내려온 후, 그들이 부부가 되고 살아가는 시간 자체를 함의한다. 이 곡의 라임과 플로우, 음색과 음역을 굳이 일일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윤미래의 랩과 표현력은 충분히 풍족해 넘친다. 랍티미스트의 비트는 사랑스러우면서도 싱그럽고, 타이거JK의 피쳐링은 능글맞지만 구수하다. "개같애"도 "지랄"도 "입닥쳐"도 사랑의 어휘로만 들려오는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

 

Track List
  • 02. 개같애 (feat. 타이거JK) L타이거JK, 윤미래 C랍티미스트 A랍티미스트
태그 | 싱글아웃,윤미래,타이거JK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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