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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94-4] 조동희 「바다로 가는 기차」

조동희 『바다로 가는 기차』
by. 음악취향Y | 2018.04.23
음악취향Y | 2018.04.23

[김성환] 4.16 4주기를 맞이하는 시점에 공개된 조동희의 신곡. 곳곳에 여전히 그 날의 아픔을 쉽사리 떠나 보낼 수 없는 우리의 내면을 대변하는 것 같은 언어가 가득하다. 아이들의 혼이 떠도는 그 바다를 향해 가는 기차는 결코 낭만적일 수 없는 게 현실 아닌가. 특히 '잊지 말아줘요, 그 봄의 나를'이라는 구절에 담은 중의성 - 떠나 보내야 했던 '그들'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우리' 를 모두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 이 클라이맥스 부분에 반복되면서 곡의 메시지를 함축한다. 차분하게 반복되는 피아노의 리듬 위에서 몽환적 이펙터로 미묘하게 일그러지는 기타의 울림과 그 노이즈, 그리고 역시 부유하듯 힘을 뺀 채 노래하는 조동희의 보컬까지 한 편의 아련한 '드림팝'이 펼쳐진다. 잊혀질 수 없는, 잊혀지지 않을 그 날의 기억과 아픔을 마주하게 하고, 다짐 속에서 위안을 제공하는 노래. ★★★☆

 

[이정희] 이 곡을 듣고 있는 지금은 벌써 여름인가 싶을 정도로 화창한 4월의 봄이다. 4년 전 이맘때는 비가 왔었던 것 같다. 비가 와서 구조가 힘들어진다는 뉴스들이 기억나는 걸 보니 그렇다. 언제부터인지, 4월의 기억은 늘 4년 전으로 향한다. 놀람과 안도, 그리고 더 큰 슬픔과 분노, 졸인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보던 뉴스들. 해야할 일들은 진행되지 않고, 당연한 추모조차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야할 첫번째는 기억, 잊지 않는 것이었다. 올해도 그 날이 돌아왔고, 조동희는 함께 기억하기 위한 노래 「바다로 가는 기차」를 들려준다. 4월이 오면, 조동희는 「작은 리본」(2015), 「너의 가방」(2016)과 같은 싱글들을 발표하며, 나즈막한 목소리로 포근한 위로를 안겼다. 이제, 그녀는 떠난 이가 되어 남겨진 이들에게 노래한다. 이루지 못한 꿈을 마주한 채 가지 못했던 곳을 떠돌았던 길고 긴 추운 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니, 잊지 말아달라는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그 어떤 노래보다 슬프고 아프다. 시간은 흐르고, 어쩔 수 없이 기억은 희미해진다. 하지만 아직은 손을 놓을 시간이 아니다. 「작은 리본」을 통해 잊지 않겠다고 한 조동희는 내년에도 추모곡을 만들겠다고 한다. 내년의 노래는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온전한 추모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 스스로 다짐한다. ★★★★

 

[정병욱] 대체로 비슷한 감각과 감정을 남기는 역사 속 많은 잿빛 비극들과 다르게, ‘그 날’에 대한 기억은 유독 선명한 이미지의 시로 되살아날만한 유산들을 남겼다. 물, 차가운 바다, 파도, 노란 리본, 슬픔, 혼돈, 분노, 아직 피지 못한 어린 영혼들, 그리고 여전히 분열된 각색의 모자란 어른들. 물론 그것이 사무치도록 슬프고 안타깝고 끔찍한 비극이어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기억의 파편들 하나하나가 리얼리즘과 거리가 먼 강렬한 이미지의 힘을 발휘하는 상징과 기억이어서다. 그래서, 「바다로 가는 기차」가 돌이키는 심상은 조동희의 시적인 가사와 유독 잘 어울린다. 서정적이고 명료한 멜로디 진행과 반대되는 아득한 전자음 및 건반 사이 비브라폰의 울림, 안개처럼 번져가는 조동희의 여린 보컬은 단어 사이 맥락이 드문드문 분절된 가사의 언어와 어울려 그 여백을 청자의 감정과 기억으로 채운다. 그 날에 대한 노래는 현재까지도 많이 나왔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지만, 그 수준에 무관하게 감정이나 묘사에 매이지 않은 채 심상을 열거해 기억을 환기하는 음악은 흔치 않다. 언젠가 고통과 기억이 희미해져도 반복될 제의로서 알맞은 온도와 슬픔을 간직한 노래이다. ★★★☆

 

Track List
  • 01. 바다로 가는 기차 L조동희 C조동희 A김정배
태그 | 싱글아웃,조동희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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