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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64-3] 이승환 「다 이뻐」

이승환 『3+3』
by. 음악취향Y | 2015.10.12
음악취향Y | 2015.10.12

[김병우] 나는 이승환의 '미니멀한 곡'을 선호한다. 그의 미니멀한 곡이야 말로 그의 내공이 가장 깃든 곡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말랑』(2007)과 같은 빗나감도 있었지만.) 그의 '작은 곡'은 항상 그의 음악에서 더듬이의 역할을 해왔다. 이 곡도 마찬가지다. 신디사이저가 중심이 되는 나루의 편곡은 그의 노래를 좀 더 오롯이 드러나게끔 도와준다. 악기를 놓은 방식이나, 코러스가 마치 소스처럼 배치하는 방식이나, 전부 목소리에 대한 배려가 보인다. 그는 무리해서 소진시키지 않고도 좋은 곡을 부를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컴팩트해질지에 대한 고민이 이 곡에 깃들어있다. 어깨에 힘을 뺀 이런 고민은 그의 앨범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상당히 의미있다. 쓸데없는 곳에 힘을 쓰지 않겠다는 것. 그가 이제 더 이상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2006)같은 곡을 써낼 수 없을지라도 나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작은 목소리에서 늘 시작하는 것이다, 그는. ★★★

 

[김성환] 처음엔 팬들과 이승환 역시 『Fall to Fly : 前』(2014)의 후편을 생각했었겠지만, 이승환의 계획은 아마도 세월호의 비극과 여러 상황들 속에서 일단 수정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만들어진 곡들이 속편의 원래 의도와 다를 수 밖에 없었을테니. 그렇게 신곡 3곡과 기존 곡의 새 버전 3곡이 담긴 『3+3』으로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콘서트 때의 '록커 본능'을 스튜디오 음반 속에서는 항상 잠재우는 것이야 더 이상 새로울 것은 없지만, 지난 앨범에서도 그랬듯 이 곡에서 '팝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이승환의 보컬과 사운드 편곡은 마치 그의 '방부제 뿌린 얼굴'처럼 가볍고 화사하다. 다만 이 곡에서는 과거보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운용이 더 전면에 나오고 있음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을 듯. 편안한 '이승환 표 팝송'. ★★★

 

[박병운] 일찍이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공정으로 음반 제작이 이런 것이라는 자존심을 90년대 중후반부터 과시해온 이승환에게는 또 하나의 특기가 있는데, 바로 이런 방향성이다. 곡의 첫인상은 소박해 들리지만 ‘못난이가 커서’에서 ‘강 같은 평화로움 오 거룩하고 거룩하다’에 이르는 가사의 서사, 은근히 정성스럽게 조성한 화음 등 잘 만든 팝에 대한 그의 지향점이 드러난다. 음반 안에 하나 이상씩은 들어간 이승환식 소박하고 잘 만든 수록곡들의 계보는 「아침 산책」(1997), 「오늘은 울기 좋은 날」(1999) 등에서 시작해 이렇게 반갑게 돌아온 듯하다. 여기엔 솔루션스의 나루가 장기를 발휘한 편곡 작업의 공도 적잖이 있을 것이다. ★★★

 

[정병욱] 작은 앨범 안에 범지구애(「지구와 달과 나」)가 있고, 지난 아픔에 대한 첨예한 고통과 분노(「가만히 있으라」)도 있다. 「아무 말도」, 「참 쓰다」와 같은 인내와 다짐이, 「그 한 사람」과 같은 따뜻한 애정과 함께 공존한다. 기존 노래와 신곡이 어우러진, 이승환의 이번 여섯 가지 마음 가운데 「다 이뻐」는 이번 앨범 중 가장 밝은 어조와 긍정성을 담고 있다. 얇지만 켜켜이 촘촘하게 쌓인 구성과 코러스가, 이승환에게 익숙한 웅장한 서사나 화려한 편성 없이도 충분히 내실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목에 아무리 힘을 빼도 감출 수 없는 이승환표 보컬은, 솔직하고 달달하지만, 느끼하지 않게 다가오는 순수한 찬사로 다가온다. 6분의 1이 주는 무게가 ‘뮤지션 이승환’이나 한두 사람에게 편향된 경도된 ‘로맨틱 이승환’이 아닌, 어쩌면 ‘인간 이승환’으로서의 인생철학이 느껴지는 균형이 있기에, 균질한 에너지와 일방적인 가사가 지루함보다 밝은 분위기를 전달해줄 수 있는 듯도 하다. ★★★☆

 

Track List
  • 02. 다 이뻐 L이승환 C이승환 A나루
태그 | 싱글아웃,이승환,나루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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