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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28-5] 이루펀트 「크레이터 (feat. 김필)」

이루펀트 (Eluphant) 『Crater』
by. 음악취향Y | 2015.02.02
음악취향Y | 2015.02.02

[김정원] 이루펀트는 팀 자체가 가진 속성상 가요 쪽으로 넘어가 지금보다 더 큰 셀링을 기록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그룹이다.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와 그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유한 편이고, 또 그 유함으로 인해 멜로우한 톤의 프로덕션이 그들에게 알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팀의 성질은 일반적인 힙합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편이라 조금이라도 핀트가 어긋나버리면 장르 마니아들에게 비난을 사기 일쑤였다. 그 비난의 정도는 두 번째 정규작 『Man On The Earth』(2011) 이후부터 조금 더 올라갔었으며, 아마 브랜뉴뮤직과의 계약과 함께 공개된 신곡 「크레이터」로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랩이 얹어져 있을 뿐, 가요스러운 킥 드럼, 포크에 가까운 기타 파트, 거기에 확인 사살이라도 하는 듯이 울려 퍼지는 김필의 평이한 보컬 파트까지, 힙합이라는 장르가 가진 매력을 품고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지구와 달, 그리고 지구에서 달로 떠나가는 인간을 활용한 3부작 컨셉도 그것들의 이미지만 남았을 뿐, 곡을 구성하는 스토리나 결론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상업적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브랜뉴뮤직과 함께하기에 서두에서 말한 대로 더 큰 셀링은 기록하겠지만, 과거 이루펀트의 음악을 통해 얻었던 만족감은 다시는 얻을 수 없지 않을까 싶다. ★★☆

 

[열심히] 달의 크레이터를 헤어진 연인과의 상처에 비유하며 풀어내는 가사의 집중력이 인상적인 싱글입니다. 랩과 보컬이 어우러지다 자연스럽게 서로 위치를 주고 받는 유기적인 전개 또한 밀도 있는 이야기 전달과 좋은 합을 보여주고요. 빽빽한 텍스트를 전달하는 도구로서의 랩이 얹혀지는 랩가요의 뻔함과 사뭇 다른, 여전히 ‘감성힙합’이라는 애매한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팀의 음악입니다. p.s. 노래의 이전 이야기를 담은 웹툰이 함께 공개되었는데, 흥미로운 프로모션이네요. ★★★☆

 

[정병욱] 이루펀트의 단골 수식어 감성힙합이라는 단어는, 사랑을 주제로 한 가사와 랩, 발라드 음악과 비교할만한 가벼운 비트와 말랑말랑한 사운드, 정통 힙합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보컬 피쳐링 라인업과 같은 속성들을 필요조건으로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애초에 음악이 감성의 매개체임에도 ‘감성’이라는 사족을 달았지만, 용어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그와 같은 개념이 한정하는 인지 차원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진중하고 묵직한 사운드에 난해한 비트를 쓰면 언더그라운드 힙합, 밝은 느낌을 강조하고 익숙한 장르 사운드를 차용하면 오버그라운드 힙합이라고 구별하는 것처럼 그와 같은 이분된 인식은 리스너 뿐만이 아닌 뮤지션의 창작성도 저해하는 것 같다. 이루펀트 정도 되면 차라리 그만의 정서가 있다고 하자. 「크레이터」에서 마이노스의 가사는 그 맥락을 여전히 잘 잇는 듯 하다. (재밌음과 과함 사이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기는 하다) 기억에 쉽게 남을 만한 뚜렷한 멜로디 라인과 김필의 가창 또한 훌륭하고, 이미 2012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통해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서인지 보컬과 랩 파트의 유기적인 호흡도 좋다. 하지만 문제는 송라이팅에 있다. 이루펀트라는 이름, 감성힙합이라는 간판이 지금에 와서 결국 스스로 한계에 달한 건지 혹은 김필과 스코어라는 작곡가 라인의 장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는지 각자의 장점을 분명히 갖춘 랩과 곡 모두가 서로를 배려한 것도, 배려하지 않은 것도 아닌 채 특징 없는 결과물이 되었다. ★★

 

Track List
  • 01. 크레이터 (feat. 김필) L키비, 마이노스, 김필 CScore, 김필 A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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