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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아 #2. 수록곡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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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우리가 요즘 감각할 때 생각하지 않고 감각하기를 원하고,
즉각적으로 그냥 그 감정의 레이어를
살펴보지 않는 감각을 원할 때가 많단 말이에요.


: 새로 만들어진 곡도 있고 기존에 있던 곡을 편곡해서 나온 곡들도 있어요. 두 가지 모두 머릿속에 애매하게 있었던 이미지와 이야기를 구현한 거잖아요.
 

: 「새벽」의 경우에는 거기 삽입된 소리가 제가 아침마다 채집했던 소리 중 하나예요. 여러 가족 구성원과 함께 사는 사람들, 특히 저처럼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에 어느 날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지면 그 시간이 무척 좋거든요.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고. (웃음) 그 조용한 소리와 공기의 색을 굉장히 좋아해요. 예전에, 1집 만들기 전에 「몽영한」이라는 곡을 만들려고 제목을 먼저 정하고, 곡을 만든 적이 있어요. ‘몽영한’이 새벽의 어스름한 시간이어서 약간 강박적으로 그 시간에 일어나서 분위기를 살피고, 어디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도 무조건 새벽 한 4시쯤에 일어나 눈 뜨고 있고 그랬거든요.
* 몽영한(朦影限) : 해가 지평선에 있을 때와 지평선 아래에 수직으로 18도 내려간 위치에 있을 때 (고도 –18º) 사이의 시간
 

: 어떻게 보면 「새벽」은 필연적인 곡이었네요.
 

: 예. 그 시간의 색깔과 온도, 습도가 너무 좋아서 그걸 그대로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 소리를 채집한 거죠. 사실 이 곡에서 제일 먼저 작업했던 부분은 빗소리를 딴 이후에 이 소리에 하모니를 입히는 작업이었어요. 그다음에 이 하모니를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요. 뭐랄까, 이 새벽은, 그 시간이 엄청 짧거든요. 눈으로 보기에도 시간이 지나가는 게 느껴지는 순간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일상적으로 감각 할 수 있는 것과 조금 다른 시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시간의 그와 같은 신비로운 느낌을 모두 담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얘기는 비하인드인데요. 친구들이 제발 얘기하지 말라고 한 이야기인데... (웃음) 그 시간에 뭔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외계의 존재 같은 것들을 조우한다면?’ 이런 생각들을 해보기도 했어요. 정말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이 시간 안에 가만히 자리 잡고 앉아 있는데 뭐가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그래서 좀 독특한 소리들을 신스로 만들어내고 그런 레이어를 쌓았던 것 같아요. ‘이 새벽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다양하게 생각하면서. 이 앨범은 『Short Film』이잖아요. 모든 곡에 스토리가 있다기보다 단지 풍경을 담아내는 곡들이 있고, 이 곡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신비로운 시간에 대한 제 감상이었던 거죠.
 

: 설명을 들으면서 호기심 해결이 됐어요. 사실 ‘새벽’이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처음 말씀하셨을 때의 설명처럼 고요하고, 평화롭고. 딱 그 정도의 느낌. 그런데 막상 음악을 들으니 일상 속이 새벽이나 밖에서 바라본 새벽이라는 인상보다는 무척 혼란스럽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고, 여기에 빗소리도 들어가 있고 좀 색다르더라고요. 상상이나 개인적인 체험도 가미된 시간대로서의 새벽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어요.
 

: 그래서 제목을 마지막까지 고민하기도 했어요. 이 곡의 제일 주된 주제는 그 시간대가 만들어내는 색으로서의 감각이에요. 용어를 정확히 아직도 못 찾았는데 ‘푸른’, ‘파란’ 이런 색이에요. 그 색이 가득 찬 시간 안에서 감각하는 것들인데, 제목을 ‘파란’이나 ‘푸른’으로 하면 느낌이 너무 밝고, ‘blue’로 하면 너무 우울해지고. 적절한 제목을 못 찾겠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결론을 내린 게, 그럼 그냥 정직하게 ‘이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라고 해서 새벽이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원래 ‘morning’을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morning도 너무 밝아요. 물론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제목도 그만의 의미가 있지만, ‘왜 그 제목일까?’ ‘왜 이 이야길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측면에서 괜찮은 제목 같아요.
 

: 감상의 확장인 것 같아요. 그게 ‘이게 이렇게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가 아니라 ‘그러면 제목과 내용이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걸까?’ 생각하게 되잖아요. 제목이나 가사 같은 것들이 주는 정해지고, 짜여 있는 서사와 한계에 대해 경계하는 아티스트나 작품이 꽤 있는 반면에 반대로 그것이 딱 맞아떨어질 수 없음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정을 함으로써 오히려 재밌는 포인트가 생기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아요.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새벽」의 경우에는 제가 생각하고 상상하는 이미지를 영상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제가 평소에 재미있게 느끼는 예술의 뜻밖의 반전 지점들도 그런 것이거든요. 예를 들어 ‘모정(母情)’, ‘모성(母性)’이라는 단어를 보거나 들었을 때 뻔히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는데, 이를 뒤집거나 신선하게 활용하는 영화를 봤을 때?
 

: 영화 《마더》(2009)처럼?
 

: 네. 그런 거요. 도덕성에 관한 판단은 조금 차치하더라도 그러한 관점 자체를 재밌어해서, 제목을 중요하게 생각하되 최소한의 정보를 담으려고 해보았어요.



「새벽」


: 그런 생각을 미리 하기는 했어요. 『The Middle』이 연주자 황진아로서 표현하고 싶은 구체적인 개념이나 추상이 있었다고 하면, 이번 『Short Film』은 그보다는 말씀하신 풍경이나 구상에 가까운 것들로 채워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요. 그러다보니 제목 역시 같은 관점에서 탄생하지 않았나.
 

: 앨범 제목인 『Short Film』의 경우 같은 제목의 이 곡을 만들면서 그렇게 정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 「Short Film」을 만들면서.
 

: 네. 이 곡이 거의 완성된 후에 가제로 계속 ‘황진아 2집 short film’ ‘short film’이라고 스스로 호칭하다가 ‘아 진짜로 ‘short film’이 맞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필 제목이 ‘short film’이 된 것도 사실 이 곡의 원곡이 그 전에는 원래 3곡짜리 형태였는데 그중에 두 번째 곡이었거든요. 「Short Film 2」였던 거죠. 그런데 이 두 번째 「Short Film」에서 제가 의도했던 건 ‘우주적인 공간’이었어요. 어딘가 미지의 장소를 계속 지나가는 모습을 생각했고, 밝은 발광체들이 계속 지나다니는 모습, 여기에서 어떤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 이런 상상을 통해 속도감을 느끼면서 작업했어요. 사실 「Short Film」이라는 제목이 뭔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이 곡이 제일 ‘영화음악 같다.’라는 생각은 계속 들었어요. 영화의 한 장면, 어떤 추격신이나 《배트맨》(1989) 같은 작품에서 나올 것 같은 그런 풍의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와 같은 사고 흐름에서 ‘Short Film’이라는 제목을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곡의 경우 타이틀곡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풍경을 묘사하기 가장 어려워하는 곡 중 하나예요. 왜냐면 이 작품은 특정한 풍경 때문에 「Short Film」이 되었다기보다 이 곡이 줄 수 있는 기능 때문에 제목을 붙인 경우거든요.
 

: 그렇네요.
 

: 물론 제가 생각한 풍경이 전혀 없던 건 아니었고요. 아까 말한 것들.
 

: 풍경이 없어서이기보다 여러 풍경이나 상상이 중첩되어 있기에 특정한 풍경을 지칭할 수 없었다는 뜻일까요?
 

: 음, 그 의미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우주를 상상했어요. 그러니까 저로서는 SF 장르의 음악을 만든 거죠. 다른 음악이 에세이에 가깝다면 ‘Short Film’은 SF영화 같은 음악이었으면 했고, 뮤직비디오도 그런 식으로 만들었고요. 풍경이 많아서이기보다는 아까 전 했던 얘기처럼 제가 말을 하는 순간 감상을 방해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허황되다고 생각하거나 반드시 우주를 상상해야만 할 것 같다거나 그런 걸 경계하고 싶었어요.
 

: 「새벽」의 외계인 얘기 같은. (웃음)
 

: 네, 외계인처럼요. ‘외계인 얘기가 내 감상에 너무 방해돼.’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Short Film」은 그러한 기능에 가까운 곡이었어요. 이 음반에서 ‘Short Film’이 주제가 된 사고 흐름은 사실 이랬어요. 예전에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2017)라고 坂本龍一 (류이치 사카모토)가 출연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국내 전시도 봤는데 저는 여기에 굉장히 감명 깊었거든요. 다큐멘터리는 坂本龍一가 직전에 발표한 앨범 『Async』(2017)의 제작과정이었는데, 당시 坂本龍一가 앨범을 만들게 된 동기가 ‘Roman Polanski 가 만든 가상의 영화에 OST를 만들어 보자.’였대요. 이 개념을 좀 차용한 부분도 있어요. 가상의 단편 영화들에 대한 OST를 만들어 보자고 접근을 했고, 곡마다 다른 분위기의 영화 음악 분위기를 추구했어요. 「Short Film」은 그중에 SF 느낌인 거죠. 그런데 이 곡들 가운데 제목에 굳이 ‘film’이라는 단어가 붙는다면 이 곡이 제일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 대부분의 곡에 꽤 많은 사운드 레이어가 쓰였잖아요. 트랙이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 쓰였나요?
 

: 세보지는 않아서 정확히 모르겠어요. 평균적으로 10개에서 2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귀로 잡히는 소리가 아니라도 이미 소리가 나고 있는 경우들도 많거든요.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소리까지 이미 다 만들어낸 상황이어서요. (웃음)
 

: 들으면서 보니 그렇더라고요. ‘이거 내가 귀로 따라가면서 세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하고. (웃음)
 

: 저도 세본 적 없어요. (웃음) 제일 적은 트랙은 8~9개 정도, 제일 많은 게 20~30개가 넘었어요. 솔로 음반치고는 많은 트랙을 썼네요.
 

: 원래 세 곡이 있었다는 「Short Film」의 첫 번째 곡과 세 번째 곡이 궁금해요.
 

: 첫 번째 곡은 좀 더 밝아요. 거문고로 약간 포크 기타 같은 느낌의 특정한 프레이즈를 만들고. 그 위에 1분 30초, 2분 정도 연주하고 두 번째 곡으로 넘어갔었고요. 세 번째 곡은 리듬에 집중한, 리드미컬한 발전에 집중한 곡이었는데 완성을 못 했어요. 왜냐면 두 번째 곡 작업을 하면서 완전히 이리로 빠져버려서요.



「Short Film」


: 음원 사이트에는 「Short Film」 외에 「휘몰이」와 「속마음」도 같이 타이틀로 올라와 있더라고요.
 

: 네. 서브 타이틀이 2곡이 된 셈이에요. 「휘몰이」는 애초에 그렇게 생각했고, 「속마음」은 선공개 싱글이 나왔고, 제가 타이틀 표기를 안 했는데 타이틀 표기가 되어서 올라갔더라고요. 그런데 뭐... 타이틀 급이라고 생각해요.
 

: 「Short Film」의 다음 곡인 「바람」을 얘기해 볼까요.?
 

: 네. 「바람」은 ‘wind’가 아니라 ‘wish’의 바람이에요. 이 곡을 만들 때는, 그러니까 이 곡의 처음 버전은 빌드업이 되다가 뚝 끊기고, 되다가 뚝 끊기고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어요. 어떤 의미냐면 관계에 있어 많은 사람이 오고 가잖아요. 그게 애인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저는 매번 진심으로 대하는데 그러다 사람이 떠나가는 게 한편으로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런 상황에서 모든 게 괜찮은, 차가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쯤 만든 곡이에요. 사실 두려운 거죠. 누군가가 떠나가는 그러한 상황들이. 그래서 곡의 빌드를 그런 식으로 짰어요. 마음이 더 나아가지 못하게 뭔가 차오르면 막아버리고, 차오르면 막아버리고. 그 상태에서 끝내는 실험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식으로 빌드를 구성하다 보니까, 결국 음악적으로는 애매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 됐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음악적으로 설득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그 바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후에 편곡할 때는, 사람의 마음이 발전되는 도중에 들어오는 여러 가지 목소리가 있잖아요. ‘마음을 더 주면 안 돼’ 같은 여러 가지 제 마음의 목소리요. 음악에도 그렇게 침범하는 사운드가 있어요. 목소리라든가, 트레몰로라든가... 그러한 아이들을 만들어 줬어요. 그래서 내가 어딘가를 향해 계속 걸어가면 그 애들이 제 발목을 잡게 하는 것 같은, 아니면 그리고 곡이 갑자기 왈츠 스타일로 바뀌어버린다거나. 그러다가 원래 있던 애들이 모두 한꺼번에 나와버린다거나. 이런 식으로 동적인, 동작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의 구조들을 만들었어요. 약간 ‘잔혹 동화?’ 같은 걸 생각했어요.
 


「Wish : 바람」

: 말하자면 이래요. 앨범 소개 글에도 썼지만. 더 나아가지 않고자 하는 마음이 마치 길 같았어요. 그러니까 이 길 자체가 사람을 더는 잡고 싶지 않은, 아니면 그대로 지나가도 아무렇지 않은 길이 되고 싶은데, 그 안에서 자기 혼자 충돌이 많은 그런 심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우화처럼 소개 글을 써놓기도 했는데 결국 이 곡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건 그러한 혼란스러움이었어요. 그래서 음악에 삽입한 목소리 같은 것도... 여기 등장하는 목소리가 제일 저 자신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수록곡들이 한 편, 한 편의 영화라고 할 때 「바람」이라는 영화에는 등장하는 여러 조연과 단역 중 한 명으로 황진아가 실제로 투입된 거죠. 제목이 바람이다 보니까 우리말로는 부는 바람(wind)과 구분이 안 되잖아요. 이 곡이 그냥 날카롭게 몰아치는, 아프게 지나가는 바람 같기도 하고요.

: 중의적인 표현을 어느 정도 의도했군요.
 

: 네. 그런 중의적 면이 있죠.
 

: 설명을 듣고 보니까 다른 수록곡도 뮤직비디오나 비주얼이 있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록 그 의미나 풍경이 고정되는 걸 원치는 않으시다고 했지만요.
 

: 네. 그래서 콘서트에서 보여지는 시각적인 요소들을 어떻게 풀어낼까를 고민을 하는 중이에요. 이것도 다 영상으로 풀면, 몇 개 지나가면 또 그건 그것대로 클리셰가 될 것 같아서 어떤 식으로 재밌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돼요. 어찌 보면 그런 시각적인 것들이 완성됐을 때, 이 음반도 완성이 되는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 비주얼라이징을 통해 각 트랙의 이미지가 너무 완성되거나 한정되어 듣는 이의 상상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염려가 있지는 않으신가요?
 

: 그런 측면도 있지만, 어쨌든 내가 의도한 바람은 이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과정이 한 번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만들게 될 공연 같은 경우 이 모든 게 당신의 이야기로 채워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어딘가에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에 관한 구체적인 아이디에이션을 좀 하면서 지내요.
 

: 「휘몰이」는 서브 타이틀이라고 하셨어요.
 

: 네. 「휘몰이」는 실제로 이야기가 없어요. 단지 춤곡을 만들고 싶었고, 그때 무엇을 상상하면서 배경을 만든 것도 아니에요. 저는 그것 자체가, 이야기가 없는 게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요즘 감각할 때 생각하지 않고 감각하기를 원하고, 즉각적으로 그냥 그 감정의 레이어를 살펴보지 않는 감각을 원할 때가 많단 말이에요. 「휘몰이」는 그런 곡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여기에 어떤 의도도 숨기지 않아’, ‘당신이 그냥 듣고 여기서 들썩들썩하는 것을 대놓고 만들 거야’라고 해서 만든 게 이 곡이었고, 그 당시에 많이 듣던 댄스 음악의 장르적인 특성들을 좀 가지고 왔어요. 그래서 『Short film』이라는 앨범 전체가 어떤 이야기를 바탕으로 좀 어둡고 무겁고 웅장하다면, 「휘몰이」는 거기서 툭 튀어나온 다른 느낌, 그냥 별종 같은 애였으면 했어요. 이게 다 단편 영화지만 하나의 옴니버스 영화로 본다면, 거기서 그냥 갑자기 튀어나온 특별한 의미가 없는 장치들 있잖아요. 아무 의미가 없는 게 의미인 장치들.
 

: 극의 광대 같은.
 

: 맞아요. 광대 같은. 그런 장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실제로 「휘몰이」는 퍼포밍 할 때도 직접 디제잉을 하다가 연주로 넘어가요. 그렇게 했어요.
 

: 그러면 이 곡 같은 경우 앨범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겠군요.
 

: 그렇죠. 기획하는 과정 중에 만든 곡이에요. 이 앨범도 미디가 많이 쓰인 다른 곡들이랑 같이 고민하던 곡 중 하나인데, 그중에 얘는 여기서 광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거죠.
 

: 어떻게 보면 그런 효과를 의식하셨기 때문에 「휘몰이」가 트랙 리스트의 중간 위치를 차지한 것도 있을까요?
 

: 네, 맞아요.
 

: 그러면 이제 이 앨범의 공연이나 무대 셋(set) 리스트에서도 「휘몰이」가 같은 위치에 있게 될까요? 아니면 좀 다른 구성을 생각하실까요?
 

: 마침 지금 두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앨범과 마찬가지로 중간에 배치할 생각도 하고 있고요. 아예 오프닝부터 할 생각도 하고 있어요. 이게 3분짜리 곡인데, 관객이 입장할 때부터 계속 반복해서 연주하는 거죠. 거기서부터 뭔가 퍼포먼스를 만드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어제 한 생각이에요. (웃음) 이 곡의 역할을 생각했을 때 그렇게도 해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 이전 앨범에도 양금이 쓰이곤 했는데 이번 앨범에는 「휘몰이」와 「검은 숲」에 쓰였고, 마침 두 곡이 붙어 있어요.
 

: 의도하고 두 곡을 붙여놓은 건 아니었어요. 양금이라는 악기를 선택한 이유는 거문고의 음역이나 성질과 다른 것이 필요했는데, 평소에 양금 소리 자체가 굉장히 미니멀하고 전자적이라는 생각을 해왔거든요.
 

: 네.
 

: 그래서 「휘몰이」에도 잘 어울리고, 「검은 숲」에도 잘 어울리는 어떤 ‘환기’의 장치로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양금을 잘 치는 사람도 아니고, 사운드 측면에서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침 두 곡에 들어갔어요.
 

: 「휘몰이」의 제목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장단 이름인데 어떻게 정하셨어요?
 

: ‘휘몰이’라는 이름 자체가 그냥 ‘휘몰아친다’라는 뜻이잖아요. 그리고 원래 ‘휘모리’라고 하는데 ‘휘몰이’라고 쓰는 건 사실 굉장히 옛날 표현이에요. 예전에는 다 ‘자진몰이’(자진모리), ‘중몰이’(중모리)라고 해서 이들을 다 한 부분으로 인식했거든요. 중몰이가 나눠져서 중중몰이가 되고, 자진몰이가 휘몰이가 되는 건데, 그 ‘몰이’라는 단어를 좀 강조하고 싶었어요. 중몰이부터 휘몰이까지 점점 몰아가는 느낌이고, 여기서 휘몰이는 ‘휘모리’가 아니라 그냥 ‘휘몰이’가 맞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좀 난해하죠? 이건 제 고집이기도 하고... 휘몰이, 휘모리 계속 고민이 있었어요. 어쨌든 그 ‘몰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요. ‘몰아간다’라는.



「휘몰이」
 

: 「검은 숲」의 경우 개인적으로 『The Middle』의 「보통사람」 후반부와 이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 실제로는 주법이 달랐지만, 들리는 데 있어서 주법이 비슷하게 들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리고 한 가지 더 생각이 들었던 건 한 단어로 이루어진 다른 곡보다 제목이 더 구체적이잖아요. 두 단어로 이루어져 있어서 적어도 감각적인 측면에서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주기도 하고요.
 

: 맞아요. 「검은 숲」은 그만의 스토리가 있는, 진짜 동화적인 이야기였어요. 그러니까 ‘검은 숲’이라는 제목을 붙였던 건 처음에는 제목 없이 어느 정도 음악의 스케치만 해놓고, 초반부에 글씨 쓰는 소리를 앰비언스 사운드처럼 넣어보려고 녹음을 하는데, 제가 “검은 숲으로 한 소녀가 들어갔다.” 꼭 이렇게 시작하더라고요. 그 소녀가 그곳에 왜 들어가는지 이유는 몰랐지만, 어쨌든 그런 식으로 해놓고 작업을 진행하면서 결국 그 소리는 안 썼지만, 내가 이 음악을 들으면서 왜 이 텍스트를 쓰게 됐을까 생각했을 때, 왠지 이 소녀가 검은 숲에 들어간 이야기로 이 음악이 이어져야겠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 곡의 주제, 곡의 스토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한 소녀가 무엇에 이끌렸는지 모르게 숲으로 들어가게 된 것으로 정했어요. 들어가고 난 후 분명히 자력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이 소녀는 그 숲을 계속해서 들어가 봐요. 나중에는 소녀가 ‘내가 여기 왜 들어왔을까?’ ‘무엇이 나를 여기 이끌었을까?’ 생각하게 되죠. 저는 이 곡을 만들고 나면 그 이유를 알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끝까지 모르겠더라고요. 이 곡을 만드는 데는 1년 반 정도, 이야기를 붙잡고 있었던 건 2년이 넘었을까요? 왜 그 이유를 끝까지 몰랐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나는 비록 소녀는 아니지만, 어딘가로 자진해서 들어가고, 계속해서 그 가운데 중심 지점에 이르려고 하는, 그러니까 뭔지 모르게, 자기도 왠지 모르지만 계속 걸어가려고 하는 게 꼭 ‘나 같지 않나?’ 생각이 들어서 만약 이 곡이 영화라면 그 끝은 소녀가 가장 중심부에 들어간 상태에서, 열린 결말로 끝날 것 같은 거예요. 이 아이가 다시 나올지, 거기에 터를 잡을지, 뭔가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고, 그 숲의 정체도 숲으로 은유한 무엇인지, 진짜 숲인지 모르는 거죠. 어쨌든 그렇게 열린 결말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그 분위기는 마치 잔혹 동화처럼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에요.
 

: 제가 상상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시면서 작업을 하신 것 같네요.
 

: 유난히 「검은 숲」의 스토리가 명확했어요. 그래서 이 음악이 진행되는 과정도 소녀의 걸음을 쫓아가면서 만들었거든요. 상상 속에 있는 존재지만요.



「검은 숲」


: 「속마음」 같은 경우, 선싱글 발매 바로 한두 달 전에 제가 국립국악원 공연에서 봤을 때만 해도 제목이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
 

: 네, 그때는 「황계사」였죠.
 

: 그 사이 제목이 정해졌나요?
 

: 맞아요. ‘황계사’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곡이 너무 많은 거예요. 「길군악」이라는 곡도 너무 많고. 두 곡을 믹스한 이유는 두 곡의 화자가 서로 약간 앙큼하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물론 두 곡의 원곡에 대한 해석은 이별한 화자가 이별의 상황을 승화하는, 혹은 이별 때문에 슬퍼서 약간 미쳐버린... 전체 줄거리를 보면 그렇기는 해요. 끝까지 다 들여다보면 그거지만... 제가 원했던 건 중간 부분을 이렇게 짜깁기해서 붙여놓으면 각각의 화자 두 사람이 아주 엉큼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그림이 그려지거든요. 저는 ‘헤어진 두 사람의 속마음을 누가 알아?’ 이걸 보여주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만든 음악이라 제목을 ‘속마음’이라고 지었어요. 마지막까지 엄청 고민했어요. ‘네가 정 그렇다면 나도.’ (웃음) 막 이런 식의 제목 후보도 있었어요. 가사도 있고, 말하는 주체도 있는 곡이기도 하니까 노래 줄거리나 의미에 관해 여러 방식으로 해석할 게 별로 없어 보기인 하는데 뭔가 그런 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고전시가에서, 특히 여자 화자가 이야기하는 사랑은 늘 지고지순하게 그려지거든요? 「황계사」, 「길군악」만 봐도 「황계사」의 화자는 상대를 계속 기다려요. ‘팔선녀랑 노느라 못 오나. 어쩌나.’ 막 이러면서요. 그나마 「길군악」은 ‘어휴, 네가 간다고 내가 못 사냐. 어쩌고저쩌고.’ 이렇거든요. 이런 구도나 상황을 좀 깨고 싶었어요. 한 여자가 이별을 맞이했을 때, 상대 남자가 이별을 맞았을 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별 뒤 따라오는 감정과 전혀 다른. 사실 우리 모두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예를 들면 ‘속 시원하다’든가 그런 감정이 드러나면 재밌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리고 이걸 모두가 함께 합창으로 하면 더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뒤에 합창을 계속 넣었고, 이 소리도 다 발칙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곡의 서사가 셋으로 딱 나눠 있고, 그렇게 발칙하게 전환되는 포인트들이 겉으로 확연하게 드러나 있잖아요. 이 지점들이 너무 재밌고, 역동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 곡을 선공개로 한 이유와 관련이 있을까요?
 

: 이 곡이 제일 대중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노래가 들어가는 유일한 곡이기도 했고요. 그동안 황진아가 보여줬던 무겁고 진중한 이미지의 반전이 될 것 같기도 했어요.
 

: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흔히 사람들이 선공개곡을 보고 앨범에 대해 유추하고, 이미지를 상상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 맞아요.
 

: 그런데 이 곡이 참 다이나믹하고 반전도 재미있는데,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선공개곡만 듣고 생각했던 앨범 이미지와 실제 앨범 이미지가 좀 다르네?’라고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저도 그 생각을 했는데요. 그래서 불안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더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만약 제 음악을 계속해서 팔로우한 사람이라면, 이번 2집에서 제가 들려주는 음악의 변화를 예측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속마음」에서 한 번 틀어짐으로써 ‘내가 알던 황진아의 음악이 이런 음악이었나?’ 싶었는데 다음 이어지는 트랙에서는 거문고 사운드가 훨씬 더 깊게 들어갔단 말이죠. 그래서 저는 그 두 가지 측면 모두 충격적인 지점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를 모르는 청자라 하더라도 「속마음」을 한 번 듣고 정규앨범을 들으면, 그건 그냥 그것대로 받아들일 것 같아요. ‘거문고 앨범이 이렇게 될 수 있구나.’ 그냥 이렇게요.
 

: 저는 「속마음」에서 연이어 인상적이었던 지점이, 처음에 무대를 통해 음악만 듣고 흥미를 느꼈다가, 나중에 뮤직비디오로 나온 애니메이션을 보고 또 재밌다고 생각했거든요.



「속마음」


: 그 애니메이션 12세 관람가를 받았어요.
 

: (웃음) 12세요?
 

: 성적으로 야하다고 하더라고요. 「Short Film」도 12세 받았고요.
 

: 「Short Film」은 왜 12세를 받았을까요? 너무 난해해서?
 

: 영상의 중간 부분이 공포스러웠다고 해요. ‘왜 공포스럽지?’ 의아했어요. (웃음)
 

: 개인적으로는 영상이 다 마음에 드셨나요?
 

: 네. 마음에 들었어요.
 

: 마지막 곡 「고독」도 기존에 있었던 곡이죠?
 

: 네. 이 곡이 진짜 편곡을 제일 많이 한 곡이었는데, 제가 1집 쇼케이스 했을 때 맨 처음 인트로로 연주한 곡이기도 해요. 당시 곡의 앞부분에 배치한 주제를 바탕으로 이후로도... 그러니까 이 곡은 무대의 인트로 역할을 했던 곡이잖아요. 그냥 짧게 지나가는 소리였으니까, 좀 더 곡으로서 발전시킬 때도 뒷부분을 더 많이 만들어봤는데 결국 다 사족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니까 「고독」에 붙이는 편곡들이 죄다 구구절절한 느낌? 그냥 앞에 한 걸로 이미 할 말을 다 한 것 같은데, 뒤에 뭔갈 더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말을 한다거나. 계속 애매하게 빌드업이 돼서 끝나버린다거나. 이러다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서 세 번, 네 번 만져보다 말고, 또 몇 달 뒤에 해놓고 말고 이랬거든요. 그런데 이 곡을 음반에 실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이 곡은 못 쓰나 보다.’ ‘얘는 그냥 여기까지인가보다.’ 했다가도, 몇 달 뒤에 들었을 때 또 ‘너무 좋은데. 여기가 너무 좋은데.’라는 아쉬움이 자꾸 남는 거죠. 이런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다 보니까 이 곡 자체는 좋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젠 내가 이걸 담아내는 자리를 잘 찾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죠. 이 음반 전체가 다 전자 음향이라든가 어떤 실험적인 역할을 하는 음악이라면, 이 마지막 곡 「고독」은 듣는 사람 입장에서 그래도 음반 전체가 굉장히, 아니 적어도 꽤 마음에 들어서 7번 트랙까지 왔을 거고, 그냥 ‘마지막으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정도의 어감이었으면 했어요. 이 곡은 황순기 감독님이 믹싱을 해주셨는데요. 제 요구는 ‘연극이 끝나고 배우가 혼자 불 꺼진 무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였어요. 말하자면 넓고 평평한 공간에 거문고 한 대가 딱 놓여 있는 느낌이었으면 좋겠고, 꾸며짐이나 이런 것들이 하나도 없는 느낌을 바란 거죠. 그래서 이 곡은 음량이나 음정 모두 하나도 안 만지고. 그냥 거의 녹음 받은 그대로의 느낌을 살렸어요.



「고독」

: 처음에는 제목을 영어로 ‘Solitude’라고 지었고요. 이 곡에서도 나름의 이야기를 고민했는데, 당시 내가 느낀 고독에 대해서 ‘이게 황진아의 고독일까. 아니면 타인의 고독일까. 그것도 아니면 내가 만들어낸 가상 인물의 고독일까.’ 그런 생각을 좀 했어요. 황진아의 고독일 경우, 황진아의 감상은 이 앨범의 앞에서도 많이 얘기한 것 같고, 이미 전에도 많이 얘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전부 내 음악이고, 각각의 음악이 발전하는 과정은 내 안의 제각기 다른 면들이 표출되는 과정이겠지만, 이 ‘고독’만큼은 소개 글에 ‘노인’이라고 특정한 것처럼 내가 아닌 세상의 끝에 있는 어떤 이의 고독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특히 앨범 작업 중에 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빠는 노인은 아니었지만, 돌아가실 때 되어서 누구나 금방 많이 늙게 되잖아요. 당시 아빠의 눈을 이렇게 보면 생기가 없더라고요. 무언가를 계속해서 생각하는데, 눈에 생기는 없는, 그 눈을 한동안 봤거든요. 그 눈을 바라보면서 아빠처럼 혹은 노인이 되어서 저렇게 자신의 마지막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생각하는 무게는 도대체 얼마만큼일까? 그런 생각을 했고, 이 생각 때문에 여기에 더는 말을 붙일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예요. 그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조차 감당이 안 되는 정도라서요. 만약 이 이야기를 내가 음악으로 풀어낸다면, 아주 아주 정제된 단어들로 몇 마디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런 음악이 완성된 거죠. 「고독」을 녹음하면서 상상했던 장면은 어떤 노인이 언덕 위에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 거예요. 가만히 앉아서 텅 빈 것처럼 보이는 눈으로 지는 해와 여러 풍경을 바라보면서 에필로그처럼 끝났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Short Film』이 한 편의 긴 영화라고 본다면 1번부터 6번 트랙까지는 굉장히 힘 있고,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의욕적인 모습의 연속이었다면, 이 곡은 그 앞의 모든 것이 다 지나간 후의 마지막 모습. 그게 나의 노인 때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 같고, 되도록 꾸며지지 않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순서를 마지막에 붙이고 제목도 우리말로 바꾸어 ‘고독’이라고 했어요. 이미지를 생각하면 앞에서 설명했던 ‘노인’의 이미지와 ‘화장이 번진 배우’의 이미지,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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