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데뷔 EP 『New Jeans』(2022)의 엄청난 성공에 따른 기대치가 쌓인 시점에서, 새 SP 『OMG』의 비사이드 트랙으로 선공개한 곡. 개인적으로 ‘이들의 상업적 소구의 대상이 과연 10대가 중심인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만큼 철저히 Y2K시대 언저리의 감성으로 구성한 연작 뮤직비디오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심지어 홍보 문구에서 언급한 ‘발티모어 클럽’ 역시 80년대 브레이크 비트와 하우스 뮤직의 결합으로 1990년대 초반 만들어진 일렉트로닉의 장르 중 하나 아닌가. 이렇게 곡과 관련된 모든 요소들을 다 복고적 양식으로 활용하는데 반해, 그것들이 모여 전달하는 세계는 전혀 촌스럽지 않고 완벽하게 현재를 사는 청자의 감성에 쉽게 꽂힌다는 것이 이 곡의 매력이다. 아련하게 배경에 깔리는 전자음의 몽환성에 취하는 동안 쉴 새 없이 심장 박동의 몇 배로 달리는 올드스쿨 드럼의 비트가 묘한 흥분감을 안겨준다. 그 위에서 (연인 사이일수도 있고, 뮤비에 대한 해석처럼 팬과 아이돌 사이일수도 있는)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동감(Ditto)‘의 확인을 요구하는 메시지는 머리보다는 가슴을 먼저 때린다. 항상 새 트렌드가 옛 것의 재활용에서 등장하듯, 이 곡은 그 재활용의 미덕이 얼마나 창의적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곡이다. 250과 뉴진스, 민희진의 동행이 여전히 효과만점임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물이기도 하고. ★★★☆

[유성은] 구슬픈 허밍의 오프닝부터 여전히 탈력(脱力)의 미덕과 마력을 보여주는 뉴진스다. 물론 밤하늘을 울면서 유영하는 듯한 먹먹한 코드 반복으로만 기승전결을 마무리 짓는건 아니고, 치밀하게 짤라 끊어 붙인 ‘영혼을 갈아넣은’ 리듬 프로그래밍으로 고도의 전자음악 영역까지 외연을 확장시킨다. FreeTEMPO, Daishi Dance 등이 구사하던 2000년대 후반 시부야케이 스타일의 연장선상에 있고, 6년만에 빌보드를 역주행 중인 The Weeknd의 얼터너티브 알앤비 곡 「Die For You」(2016)를 연상시키는 아련하고 저릿저릿한 감정을 자극하는 지향점이 매우 비슷하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뛰어난 프로듀싱 능력으로 현재 걸그룹 시장 판도를 크게 뒤흔드는 새로운 흐름의 물꼬를 확고하게 텄다. ★★★★

[이아림] 뉴진스의 두 번째 음원이라는 점과 더불어 카세트테이프를 활용한 형태의 뮤직비디오가 먼저 이목을 끈다. 이는 복잡다단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지만, 해석의 재미와 함께 단순히 흘려듣더라도 충분히 좋은 곡이다. 전반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의 「Ditto」는 높은 게인과 볼륨 등의 강렬한 자극이 없음에도 뇌리에 남는데, 캠코더를 활용한 아날로그 감성의 영상미와 더불어 멤버가 참여한 팬송이라는 점까지 곡에 대한 흥미를 더한다. 가장 독특한 점은 통일감이 없는 언어의 사용이 자연스럽다는 점인데, 마디를 채우기 위해 영어와 한글을 혼용하는 경우는 흔해도 일관된 라임과 경계를 흐리는 발음은 언어를 인지하지 못할 만큼 매끄럽다. 'ditto'란 답을 종용하는 곡에 응답하듯 영상은 팬덤 버니즈를 빗댄 반희수라는 캐릭터와 뉴진스가 함께 어울리며 웃고, 위로를 받고, 소나기를 견디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중 사슴이란 상징물은 아이돌과 팬의 유대감, 나아가 과거의 내게 힘을 주던 특별한 존재와 그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게 한다. 잔잔한 무드에 역동성을 더하는 드럼 비트와 기합이 재미있는 곡이자, 무언가를 뜨겁게 사랑해 본 사람이라면 잔잔한 일렁임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