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알앤비, 재즈, 힙합 사운드를 다양하고 트렌디하게 혼합한 프로듀싱을 구사하는 줄라이온의 두 번째 EP 『Cancel' Culture』(2022)의 타이틀곡. 지난 첫 EP 『What Is Your Artistic Age?』(2021)부터 이어온 전자음이 중심이 된 트렌디한 그의 알앤비·힙합 그루브에 더해 이번 EP에서는 재즈 샘플의 적극적 활용이 추가되었다. 특히 이 곡에서는 곡의 브릿지와 두 번째 후렴, 언오피셜보이의 랩 파트로 이어지는 중반부에 꾸준히 깔리는 트럼펫 샘플을 통해 꾸준히 재지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피아노 솔로 파트로 절정을 이끈다. 그러나 사실 이런 요소들을 걷어내면 곡의 비트는 확실히 올드스쿨 힙합 시대의 향수를 끌어내는데, 힘있는 진성과 간드러지는 가성까지 다양한 음역을 오가는 보컬의 매력이 곡 전체를 확실히 장악한다. 매끈하고 빈틈없이 잘 구성된, 도회풍의 흑인음악(을 지향하는 팝) 트랙이다. ★★★☆

[정병욱] 의도한 분위기와 매력이 곧장 들이치는 감각적인 선율과 사운드, 순간 기지를 발하는 팔세토 창법과 빠르고 정합적인 전환이 이 곡의 영리함을 돋보이게 한다. 다소 노골적이고 뻔하면서도 과하거나 오래 끌지 않아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하는 재즈 비트와 간주, 역시 짧지만 유연한 가사 배치와 플로우로 곡에 묻어나는 랩 파트와 순간의 이펙트까지. 전시하는 요소요소가 충분한 재기를 짐작하게 한다. 트렌디한 알앤비 팝과 재즈 랩을 물리적으로 엮고도 그 조화는 분명 괜찮은 화학적 조합을 이루지만, 막상 그만의 개성을 찾기는 힘든 유려한 기성품 맛이라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