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뮤직비디오의 도입부에 깔린 바다를 보면 믹싱과 마스터링을 맡은 문정민(이상의날개)의 손길이 자연스럽게 실감이 난다. 아무래도 공간계 이펙터를 입은 앰비언트 기타가 주관하는 일렁이는 사운드 탓이 크다. 여기에 신윤수는 까만 밤 위에 홀로 떠오른 초승달같이 외로움의 좌표에 위치한 자아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어울리는 보컬의 주인공이다. 그의 전작 「바다 없는 섬」(2022) 역시 문정민의 마스터링과 더불어 연결된 정서를 들려줬다. 이런 점이 이 싱어송라이터를 설명하는 하나의 고리가 될지도. ★★★☆

[유성은] 자욱하게 설정된 저편의 공간을 지글거리는 기타소리가 바닥부터 끝까지 가득 메워간다. 억지로 고르지 않아도 비슷한 부분이 많은 이와 결국 사랑을 하게 되는 카멜레온 효과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듯 구어체로 바꾸어 가사에 담아 전달력을 높였다. 앰비언트와 포스트록의 장르적 특성을 가진 곡으로, 유튜브 선공개 버전(클릭)과 본 싱글 수록 버전의 차이에서 믹싱과 마스터링을 맡은 문정민의 영향이 느껴지며, 전작 「바다 없는 섬」에 비해 더욱 짙어진 감성과 먹먹한 공간감으로 발전 상을 보여준다. 후반으로 다다를수록 "이상하지"를 반복하며 희미해지는 목소리와 함께 주도권을 바꾸어 공간을 장중하게 메우는 악기들의 연주가 뇌리 속에 깊은 잔상을 남긴다. ★★★☆

[차유정] 마냥 늘어지기 쉬운 감정을 끝까지 다듬어서 다시 구겨 넣는다. 중간에 발생하는 노이즈들을 끌어모아서 종국에는 아예 퍼지는 사운드로 구현한 것 자체가 색다른 서걱거림을 만들어낸다. 스타일과 이탈 사이의 고뇌가 그대로 보여지는 싱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