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83-5] 이영지×래원 「아네모네」

이영지×래원 『꽃말』
62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2.01
Volume SP
장르 힙합
레이블 아웃라이브, 메인스트림
유통사 카카오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이미 TV 예능을 통해 언론에도 공개되었던 이영지의 ‘짝사랑’ 에피소드는 흥미롭게도 이후 바로 그 대상이었던 래원과의 여러 조인트 작업을 통해 ‘가상(?) 연애’ 주제의 창작물로 돌아왔다. 아예 노래와 뮤직비디오라는 포맷 속에서 자신들의 에피소드를 적극 활용한 셈이라고 할까. 물론 이 글은 음악 리뷰이기에, 앞서 설명한 모든 배경은 그저 음악적 표현을 위한 ‘소재’로서 작용한다고 전제하더라도 두 사람의 협업은 꽤 훌륭한 결과물을 낳았다고 생각한다. 요새 한국의 래퍼들이라면 필히 장착해야만 하는 것 같은 싱잉 랩을 물 흐르듯 유연하게 펼쳐내는 이영지의 라임과 아예 ‘노래’를 들려주는 후렴은 ‘달콤씁쓸한 실연’의 감정을 꽤 성숙하게 풀어낸다. 빈티지한 기타 소리의 울림을 샘플로 활용해 곡의 화자의 감정을 대변하도록 활용하는 코드쿤스트의 편곡 또한 곡의 주제와 잘 어울린다. 오히려 래원의 랩은 짧고 강하게 풀어내면서 같은 상황 속 남성의 감정을 차별화한다. 장르의 본질에 충실하기보다는 보다 대중적인 감성으로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Z세대의 힙합의 감성이 ‘러브스토리’의 표현에서 얼마나 더 자연스럽게 동화되는지 이 곡은 잘 보여준다. 적어도 2000년대의 그 과잉된 랩퍼-여성보컬 조합의 ‘공장제 러브송들’보다는 백배 더 잘 만든 아름다운 트랙이다. (함께 공개된 다른 트랙 「프리지아」 후에 이어 듣길 권한다.) ★★★☆

 

[박병운] 아무래도 같이 발표한 쌍둥이 싱글 「프리지아」가 수록된 앨범 『꽃말』과 뮤직비디오 등을 같이 감상하면 좋은 경우다. 유튜브 구독을 통한 알고리즘 추천으로 시달린 이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두 음악인 간의 티카티카와 새삼스러운 꽃말 본연의 감성까지 생각하면 싱겁게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흡사 요즘 스트리머 자영업자들 사이의 우결 케미스트리까지 연상케 하는 대목인데, 코드쿤스트의 프로듀싱과 태연하게 잘 부르는 싱어로서의 역량에 이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

 

[유성은] 유튜브 피지컬갤러리 채널의 《프로틴스 101》(2021) 컨텐츠 종료에 맞추어 발매된 곡으로, 「아네모네」는 코드쿤스트가, 다른 수록곡 「프리지아」는 기리보이가 비트를 제공했다. 프리지아의 꽃말은 천진난만함, 아네모네의 꽃말은 배신과 속절없는 사랑. 유튜브와 방송에서 자의로 혹은 타의로 수없이 언급되었던 둘의 고백, 일방적인 결별, 관계의 지속에 대한 이야기를 결국 음악적 작업물로 퉁쳐서 꽃으로 형상화한 곡이다. 《고등래퍼 3》(2019)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특유의 엄청난 성량과 뚜렷한 딕션으로 무장한 랩핑을 버린 채, 이영지는 허스키한 음색에 기반한 희미한 보컬과 싱잉랩으로 갈아입어 애절함 쪽에 힘을 주었다. 넘어질 듯 휘청거리는 리듬감을 구사하는 래원의 랩핑은 허무함이 감도는 곡에 긴장감을 더해준다. 듀엣 보컬로서도 참여하여 간격이 먼 음을 마치 AI 보컬처럼 노래하는데, 음의 구사가 정확하고 진 가성의 흐름이 완벽해서 기대했던것 보다 놀라운 결과물을 얻어냈다. 결국 둘 말고는 아무도 결말에 관심없는 젊은 청춘의 한 순간을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처럼 담아낸 곡이다. 장난스럽게 보일 모든 요소를 없애고 진지하고 약간 침울하게 둘만의 진심으로 추정되는 어떤 것을 트렌디하게 만들어냈고, 대중은 그들의 관계에 대한 증인이 되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아네모네
    이영지, 래원
    이영지, 래원, 코드쿤스트
    코드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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