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63-2] 김제형 「중독」

김제형 『중독』
1,19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1.08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레이블 아카이브아침
유통사 와이지플러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신곡 얘기를 하기 전에 잠시 《2020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선정 과정의 일화를 이야기해야겠다. 당시 선정위원회에서 김제형의 정규작 『사치』(2020)에 대한 장르를 분류할 때 ‘포크’ 분과에 넣을지, ‘팝’ 분과에 넣을 지에 대해 선정위원들간의 논의가 꽤나 팽팽했다. (여러 논의 끝에 결론은 ‘포크’ 분과로 가는 걸로 정리되었다.) 이런 상황이 생겼던 이유를 개인적으로는 그의 음악이 어쿠스틱적 감성에 기반을 두면서도 편곡과 멜로디에서 장르에 얽매이고 싶어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실제 『사치』 앨범의 일부 트랙들은 포크란 장르로 정의하기 어려운 곡들도 있었고, 자신의 창작의 중심에 가사의 메시지를 두는 그의 작업에서 장르는 부수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1년 만에 공개한 새 싱글 「중독」은 ‘팝 (또는 대중적 가요) 으로 탈출’하려는 의지가 더욱 강해졌음을 확인시켜주는 트랙이다. 포크적 요소는 완벽히 사라지고 마치 90년대에 소위 ‘라틴 팝적 가요’ 트랙들의 감성을 선사하는 신시사이저, 브라스 편곡이 지배하는 팝 싱글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편곡적 변화를 통해 그의 전작에서도 드러났던 ‘윤상의 향기(?)’가 더욱 노골화되었다. 멜로디의 전개, 그리고 심지어 보컬의 창법까지 우리가 윤상의 음악에서 들었던 코드 스케일과 감성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의 음악 세계가 보다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음을, 그것의 결과가 보다 다양한 대중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박병운] 언뜻 발랄하게 들리는 신스의 편곡, 시크하면서도 무심하게 들리는 보컬, 가사에서의 태도 덕에 아닌게 아니라 바로 윤상이 떠오른다. 음악인 본인도 8~90년대 한국음악에 대한 언급을 한 모양인데 나는 괜시리 김민우의 재림 같다는 인상까지 받았다. ★★★☆

 

[유성은] 듣는 순간 레트로한 '윤상형' 코드 운용이 눈에 띄는 마이너 업템포의 댄스곡이다. 전작의 머릿곡들에 의해 각인되었던 '포크 가수' 김제형으로부터 꽤 큰 변화의 폭을 선보인다. 그것이 듣기에 어색하거나 괴상하지 않은건, 그가 들려주던 이야기의 방식이나 태도가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싫어, 널 좋아한다고 에두르는 거야/ 아무런 책임도 짊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머물고 싶은 걸'과 같은 가사에서 드러나듯, 관계에 대해 구체적이면서 직접적인 서술을 바탕으로 노래를 만든다는건 쉽지 않은 일인데, 공식적으로는 절대 정의할 수 없는 것을 주절주절 늘어놓으며, 감정은 살랑살랑 춤을 추고 미안한 감정은 수면 밑으로 다시 내려간다. 뭔가 울고 싶은 저녁에 어울리는 팝. ★★★☆

 

[차유정] 윤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며들 듯이 알게된 사소한 감정에 대해 아프고 무겁게 얘기했다.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치이고, 너무 사랑이 흔해서 탈이라고 말하는것 조차 무겁게 얘기했다. 이와는 반대로 이 싱글은 윤상이 사용했던 슬픔의 멜랑꼴리를 초월적으로 덧바르면서 듣는 사람에게 뜨거운 웃음을 전해준다. 윤상을 오마주하고 싶지만 무거운 것은 맞지 않으니 이런 방식도 재미있지 않냐며 되묻는 듯 하다. 처음 들었을 때 느껴지는 낯설은 유머를 잘 돌파하기만 한다면 이토록 무겁고 어떻게 해도 풀리지 않는 개인의 욕심에 대해 이 정도까지 나가볼 수 있다는 점이 멋지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호불호는 뚜렷하겠지만 함부로 넘어갈 수 없는 감정코드의 발견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중독
    김제형
    김제형, 조성태
    조성태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50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