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18-1] 김사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

김사월 『헤븐』
79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9
Volume 3
장르 포크
유통사 와이지플러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김사월은 데뷔 EP 『비밀』(2014)의 강렬한 인상에 이어, 누구도 모방하기 힘든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2장의 솔로작으로 구축해냈다. 3집 『헤븐』에서는 세계관의 중심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면서도, 사운드라는 부분에서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 특색이다. 전작들에서는 김해원과의 협업에서 우러나는 빈티지한 애수와 음울한 기운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면, 스스로 모든 사운드를 구축해낸 『비밀』 속 소리들은 곡에 따라 보다 다양하게 질감을 뽐내는데, 일렉트릭 기타의 울림을 과감하게 증폭시키기도 하고, 어쿠스틱 기타 소리를 더 상큼하고 부드럽게 만들기도 한다. 더불어, 김사월의 보컬은 자유자재로 감정과 톤의 강약을 조절하는 여유를 부린다. 그래서, 이 곡은 김사월이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점진적 확장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곡이라 생각한다. 시작부터 중반까지는 분명히 우리가 익숙하게 느끼던 김사월의 음악으로 흘러가지만, 후반부에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디스토션 가득담은 기타 소리와 그녀의 목소리의 어우러짐은 나름 충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활동 기간 내내 좋은 평가를 받아온 아티스트의 음악이라도 어느 시점에서는 ‘친밀해서 뻔하게 느끼는’ 상황이 올텐데, 아직 김사월에게서 그런 매너리즘은 느껴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괜찮은 결과물이다. ★★★★

 

[김용민] 다행이다. 운이 좋게도 코로나로 위축된 공연시장에서, 문이 닫히기 전 김사월의 공연을 볼 수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를 선공개로 들을 수도 있었다. 왜 이렇게까지 라이브로 들은 것을 장황하게 언급하느냐고 하겠지만, 선공개 당시에는 당연하게도 노래에 어쿠스틱 기타 하나만 씌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브에서 김사월이라는 뮤지션의 품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완성품에서는 그 뮤지션으로부터 파생된 형용할 수 없는 세계가 펼쳐진다. 사실 『로맨스』(2018)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김사월은 한없이 가라앉는 뮤지션이 아닌데도 그런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어떻게 보면 정체성과 같은 보컬 때문에 '서늘함'이 항상 따라다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에서 마냥 그렇게 느껴지던가? 딱 한줌 얹은 일렉 기타에서 상쾌한 서풍을 느낄수 있고, 키보드 한줌으로 산뜻함이 극에 달한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를 즐겁게 감상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어딘가 한 구석엔 불편함을 부여잡고 있고 아티스트가 마무리하는 그 시점에 우리는 여운을 강제당한다. 느낀 감상에 비해서 짧은 러닝타임과,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곡에 대한 규정은 제목의 긴 설명으로 귀결된다. 함부로 규정할 수 없는 건 필자의 감상도 마찬가지. 라이브에서 느낀 감성이 이렇게 다른 식으로 만개할 줄은 전혀 몰랐다. ★★★★☆

 

[열심히] 3분에 살짝 모자란 짧은 곡이지만 플랫한 마이너 코드의 포크에서 모던락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변화가 이어집니다. 특유의 습기를 지닌 보컬에 울림이 더해지며 몽환적인 무드를 만드는데, 김사월의 역대 앨범 중에도 가장 인상적인 ’첫 호흡’과 ‘첫 소절’을 보여줍니다. 촘촘한 전개와 디테일한 사운드 배치 등 세심한 송메이킹도 일품입니다. 유독 위악적인 가사가 주는 이질감과 거리감도 이 곡에서는 자연스러운 컨셉처럼 어우러집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 강하게 남는 앨범과, 곡입니다. ★★★★

 

[유성은] 전작에서 듣던 김사월의 목소리에 비해 소리보다는 공기에 보다 잠식되어 있다. 김사월의 목소리는 또렷하기 보다는 차츰 희미해진다. 그러다 보니, 본작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계피(가을방학)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가는 목소리로 내뱉는 김사월 만의 가사는 여전히 날서있고 서늘하다. 전조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멜로디의 온도 역시 차가움을 유지하며, 이제껏 발표한 작품 중에서도 유독 더 가사와 잘 결합한다. 또한, 사운드 위의 목소리를 디테일하게 강조시켜, 결국 청자는 그녀의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게 된다. 지금의 시기에는 모두 조금 이상의 위로가 필요하다. 김사월의 위로는 다 잘될 것이라 감싸안아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아무도 돌봐주지 않던 자아를 툭툭 건드려 준다. 돋아난 혓바늘을 모두 태워버린 뒤에야 회복을 시켜주는 알보칠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소중하고 필요한 이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8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
    김사월
    김사월
    김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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