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75-1] 김심야와손대현 「Flowers」

김심야와손대현 『Moonshine』
1,07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1
Volume Mixtape
레이블 비스츠앤네이티브스
공식사이트 [Click]

[박상준] 비트는 다소 클래식한 샘플들을 뒤집고 꼬고 퍼뜨리며 또 줄이다가도 마지막에 이르면 균형을 잡는다. 줄곧 난잡해오던 인상과는 사뭇 다르다. 스타일리쉬하다? 순 허황이다. 애매하고 뭉툭하기만 한 수사일 따름이다. 김심야의 랩이 갖는 무질서와 혼란의 정체가 실은 무척 단순한 번민인 것처럼, 손대현(D.Sanders)의 비트도 명확한 규칙을 갖고 행동한다. 이를테면 어느 순간의 난감하기 짝이 없는 공백을 김심야의 랩이 메꾸며 반쯤 각오인 척하는 푸념을 이어가는 연출부터가 그렇다. 나는 사실 이 이야기에 결론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에 종사하고 환멸을 느끼고 신념이 다소 의심스러운 상황. 짜증나는 와중에서도 기껏 포부를 뱉어놨건만, 또 한풀 꺾여 「Outro」에 이르러서는 "착각들 하지 마라, 음악은 삶의 좆만한 일부지, 삶이 아냐"라고 진실을 고백한다. 그리고 이 구절을 필두로 털려나오는 말들의 무게는 새삼 무겁고 새삼스럽게도 너무나 중요한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 음악에 대한 변호라면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결실로써 받아들이기 다소 힘겨울만치 정제되지 않은 감정의 분출이라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이 다음의 해답을 기대한다. 해답이 아니어도 좋다. 체념이든 낙관이든 더 한 분노든 또 뭐든. 지금 당장은 이 또한 무조건적인 예술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기가 쉽지 않을 뿐이다. ★★☆

 

[열심히] 미국 프로듀서인 D.Sanders에게 손대현이라는 한국 이름을 붙인 센스나, 한국 술집에서 이센스가 출연하는 뮤직비디오, 특유의 예리한 래핑과 맥락 없는 난삽한 가사가 양립하는 김심야의 불온한 존재감까지. 샘플링의 비중이 높은 비트 메이킹 및 프로듀싱과 김심야의 ‘힙’한 래핑이 이질적으로 공존하는 이 곡은, 요새의 트렌드에 전략적으로 무심함으로써 역으로 철저하게 ‘힙’하게 자신을 포장하는 곡입니다. 붐뱁과 트랩 사이에서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소진한 국힙 신에서는, 이렇듯 덜컥거리는 조합과 이를 꾸미는 낯선 스타일링의 조합이 상대적으로 더 튀어보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다만, 엑스엑스엑스에서 들려준 엄청 시크하고 트렌디하던 프랭크와의 조합에 비해, 김심야의 래핑은 곡을 구성하는 나머지 요소들과 시종 따로 노는 인상을 주고 이 때문에 그의 가사가 지닌 맥락 없음이 더 두드러집니다. 곡이 전반적으로 선명한 앞의 인상에 비해 뒤로 갈수록 흩어지는 느낌. 최근 몇 년간 비스츠앤네이티브스의 음악이 지니는 스타일로서의 성취와 개별 곡으로서의 아쉬운 지점을 두루 보여주는 싱글입니다. ★★★

 

[차유정] 차분한 비트 안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영악하게 돌파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까칠하게 담긴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 일중독에 걸렸거나 바쁜 척이라도 하고 싶어하는 자신을 그대로 투사하긴 하지만 이렇게 자학적인 나를 못견디겠다는 몸부림이 더욱 단적으로 읽힌다. 돈이 욕망의 주체이자 자신의 모든 것이 됐을 때 벌어지는 예의없음과 까칠한 허세를 힙합의 숙명이라 포장해도, 이제는 어쩔수 없이 빈약하게 들리는게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Moonshine
    김심야
    디샌더스
    디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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