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EP 안에서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내재하고 수년 뒤에 회심의 맥을 가지고 정규반을 발표한, 수년 사이의 텀을 가진 밴드의 서사를 좋아한다. 로망 아닐까. 익스트림 씬의 잔향과 추억을 지닌 채 암중모색하던 올드팬과 그루브에 휘감겨 메탈코어와의 열애를 멈추지 않는 뉴스쿨팬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싱글이다. 밴드의 긴 역사를 생각해보자면 필연적으로 나왔어야 할 물건이거니와 흡족시키기에 안도감을 주는 작품이고, 이제 무대 위의 게스트가 아닌 주인공의 왕좌를 계승해야 할 징표가 될 그 무엇인가다. 삼시세끼 쓰래쉬, 역사 안의 한 챕터였던 뉴메탈, 일관된 메탈헤드로서의 다난한 역사들을 온건히 거쳐온 한 밴드의 고군분투를 증명하는 음반은 여러분들이 올 하반기 안에 놓치지 않으시길. ★★★★

[차유정] 샤우트와 그로울링의 배합이 너무나 탄탄하고 부드럽게 짜여있다. 마디마디를 예민하게 배분하면서도 리듬감을 잃지 않는다. 전반부와 후반부가 극명하게 나뉘어 있는 경우 드라마틱한 서사가 담겨 있기를 기대하기 마련인데, 그런 기대에 부합할만큼 자신들의 정서를 잘 담아주고 있다. 리듬과 광기의 대서사시라고 할 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