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긴 시간동안 비록 세상에 나온 작품은 그리 많지 않지만, 웨일이야 말로 데뷔 이후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데뷔 자체가 일렉트로닉 팝 밴드 보컬로 시작했고 엄청나게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도 경험하면서도 존재감은 압도적인 그런 보컬. 「High School Sensation」(2009)의 정신없음 속에서도 고고하게 날뛰는 존재가 바로 웨일이었다. 그렇기에 「Scientist」의 잔잔하고 깔끔한 일렉트로닉 편곡이 새삼 낯설 수는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보컬의 포지셔닝과 곡의 흐름이 이토록 일치했던 웨일의 작품 또한 드물었던 것도 사실이다. 싱어송라이터가 가질 수 있는 이점은 그대로 잘 살리고, 과거의 만화적인 상상력을 잘 녹여 넣은 것은 경험치가 가득 쌓인 베테랑의 노련함이다. 그동안 거친 파도를 헤쳐나간 고래가 인상적이었다면, 밤하늘 별 아래 꿈을 꾸는 고래를 지켜보는 것도 분명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친근하게 다가와서 고맙기까지 한 싱글이다. ★★★☆

[차유정] 보컬이 가지고 있는 연약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잘 살아난다. 라운지 뮤직이 가지고 있는 애매함보다 특유의 보이스가 가지고 있는 매끈함에 더 집중하게 된다. 댄스와 보컬의 장점을 끌어올리는 이중 교집합을 끌어 내고자 하는 시도가 보이지만 이번엔 아무래도 웨일의 음색에 좀더 많이 기댄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