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37-5] 파라솔×실리카겔 「Space Angel」

파라솔×실리카겔 (Parasol×Silicagel) 『Space Angel』
2,70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2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

[정병욱] 이 리뷰는 파라솔과 실리카겔 두 다른 팀이 어떤 사연에 따라 한 싱글로 뭉치게 됐는지 그 배경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 샴쌍둥이의 운명처럼 하나의 트랙, 한 줄기 시간 안에 몸을 맞댄 서로 다른 두 정체성이 어느 하나 죽어야 할 의무 없이 「Space Angel」 속에서 어떻게 상생하는지 관심 있을 따름이다. 파라솔이 완성한 초반부와 실리카겔이 그려낸 중반부 각 파트는 분명 각자의 색이 짙게 드리운 채 물리적으로 양분되어 있다. 그러나 일상과 몽상이 한데 교차하는 이미지적인 스토리 덕에, 기존 파라솔 음악의 쓸쓸하고도 뭉근한 향수와 실리카겔이 바라보았던 회화적 이미지는 단일한 아름다움과 감동을 선사한다. 사운드의 형식은 러닝타임과 함께 성장하고, 각기 다른 지점을 연결하는 간주의 환상적인 이음새는 물과 기름마저 끈덕지게 섞어내는 유화제의 역할을 담당해 차이를 뒤섞는다. 곧, 잠에 빠져들기 전 취기 어린 주인공의 나른한 사이키델릭은, 이후 후주까지 수차례의 간주 지점을 통과할 때마다 빠르기와 박자를 달리하며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넘나들어 환각적인 축제의 사이키델릭으로 나아간다. 7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한 가지 화법에 얽매이지 않고 동일한 밴드악기들을 여러 대 중첩하면서도 착실히 나아가고 확장하는 두 밴드의 대화는, 대사 배분이 완벽하게 짜인 입체적인 연극이자 교묘하게 컷이 배치된 3D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노래의 가사 속 비몽사몽의 추상처럼, ‘완전’의 순간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순 열린다. 당신이 이 콜라보레이션의 현장에 취해 있었다면 두고두고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

 

[조일동] 컬래버레이션이라는 게 말이 있어 보이지, 실상을 까보면 뭔가 다른 두 결이 겉돌다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마주친 그 두 결의 흐름이나 느낌이 이렇게나 멀리 있다면, 두 팀의 만남은 폭망의 기운으로 넘실대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만 뜯어보면 파라솔과 실리카겔은 음악 스타일은 다른데, 뭔가 허를 푸욱 찌르며 들어오는 낯섦의 경험을 청취 내내 제공한다는 면에서 보면 비슷한 경향성을 갖고 있는 것도 같다. 그래서 어찌되었냐고? 10초 빠지는 7분 동안 당신은 멍하니 소리 속에 빠져들 것이고, 노래가 끝나면 다시 곡을 재생하고 있게 될 것이다. 하나의 노래 안에 전혀 달라 보이는 노래들이 툭툭 이어놓은 것 같은데도 어색하거나 땜질한 것 같은 너절함 따위는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다른 노래들이 만나 더 큰 일관성의 소리로 살아난다. 다름을 다름으로 두고도 하나의 소리로 엮어내는 힘은 톤이나 질감의 문제가 아니라 두 팀 사이에 흐르는 서로의 음악에 대한 신뢰와 믿음의 문제다. 기립박수는 이럴 때 치면 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Space Angel
    지윤해, 김한주
    파라솔, 실리카겔
    파라솔, 실리카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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