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37-2] 신해경 「모두 주세요」

신해경 『나의 가역반응』
2,19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2
Volume EP
레이블 영기획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그의 음악은 푸른 불꽃을 지닌 촛불에 가까워서, 우리는 다만 응시할 뿐이다. 이 노래의 근거와 영향력에 대해 구획을 짓고, 구분하는 일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누구나 통과할 수 있는 이름은 있지만, 그 이름 속에 갇힐 생각이 없는 듯 보인다. 요컨대 노래 속의 그는 자신이 이루어놓은 소리와 섞여 언제든지 무가 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는 아픔에 뒹굴고 있다. 그 아픔이 타인의 아픔이 되어 자신의 아픔으로 전이되는 순간, 그의 ‘모두 달라’는 언어는 깊고 아린 상처를 지닌다. 진창 속에서 핀 그의 상처가 곧 그의 음악이다. 신시사이저나 시퀸싱과 더불어, 기타 노이즈를 때로는 폭발시키거나, 잠재우며 화학적인 작용을 일구는 그의 프로듀싱은 그런 선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은 음악이 이토록 다양한 잔향을 남기는 일은 드물다. ‘목숨’이라는 두 글자가 이 곡 안에서 위태롭고 아름답게 궁근다. ★★★★

 

[김성환] 2014년 더 미러(The Mirror)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가 이제는 본명으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 신해경의 첫 EP의 타이틀 곡. 처음 듣게 되면 '어, 일렉트로닉 음악을 전문으로 내는 레이블에서 기타 록(?) 음악이 나왔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나른한 몽환적 기운이 담긴 Jesus And Mary Chain 시대의 노이즈팝/드림팝의 느낌이 오히려 어떨 때는 앰비언트한 전자음악들의 나른함보다 더 강하게 어필한다. 이는 신해경의 보컬 음색과 창법의 영향도 매우 크다고 생각하는데, 서구의 해당 장르의 보컬들이 꽤 '불친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면 그는 꽤 부드러우면서도 슬픔에 푹 담궈진 목소리로 귀를 온화하게 감싼다. 그리고 세련되고 깔끔하지만 동시에 블루지함도 머금은 클린 톤의 기타 소리가 이 목소리와 합체할 때, 우리는 새로운 안식의 세계 안에 들어가게 된다. 앨범의 일관된 구성 속에서도 타이틀 곡의 구실을 확실히 해 주는 트랙이자 뮤지션 신해경의 특징을 한 번에 쉽게 전해주는 곡. ★★★★

 

[박병운] 한 곡 한 곡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닥다닥 붙어 이어진다고 자랑하는 CD는 야속한 CJ대한통운 덕에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타 노이즈의 잔영이 유구하게 흐르는 가운데 부유물처럼 떠 있는 감정의 일면들이 애상을 배가시킨다. 어떤 방향을 추구한 음악인지 알 듯하다. 창가에 촉촉하게 더덕더덕 달라붙은 것은 사운드의 조각들인가요 미련인가요. 여기에 총총 건드리는 건반은 일종의 결정판이다. 고조하고 하락하는 구성은 침대 위 뒹굴며 밤을 헤며 설쳐댄 ‘이불 발차기 달인’ 시절의 기억을 건드린다. 나쁘고 좋은 음악이다. + 신해경의 음반 제목은 당연히 작가 이상의 시(詩) 제목인 [異常한 可逆反應]에서 따온 것이다. 이상의 본명은 아시다시피 김해경인데, 이 공교로운 동명이인의 대목은 의도적인 것인지... 아직은 알 도리가 없다. ★★★★

 

[차유정] '당신이 뭔가를 내게 준다면, 나는 어떻게 하겠다'라는 서술의 구조는 기성 대중가요가 지닌 주된 레퍼토리였다. 사랑의 애절함 자체를 담보하기보다, 감정의 상호 교환을 두드러지게 드러내는 것이 과거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싱글은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 자체로 너에게 녹아들겠다. 어떤 가치로서 타인이 아니라 순수하고도 온전하게 한 인간의 포지션으로 너의 곁에 서겠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몽환적인 느낌보다 군데군데 여백을 살리면서 부드럽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필하는 모습이 지금 시점의 스타일리쉬한 음악이 뭔지를 잘 들려준다. 멍하게 들리는 것 같지만 속은 예민한 음악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모두 주세요
    신해경
    신해경
    신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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