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36-2] 스위트피 「달빛과 춤을 (feat. 김오키)」

스위트피 (Sweetpea) 『그걸로 됐어』
2,76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2
Volume 4
레이블 뮤직커밸
공식사이트 [Click]

[고종석] 전작 『거절하지 못할 제안』(2007) 이후 10년 만에 발표된 정규작 『그걸로 됐어』의 타이틀이다. 종착적인 느낌을 지닌 제목은 20년 동안 이어져온 스위트피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스위트피는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델리스파이스에서 기타와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규의 프로젝트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한 가지 전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다. 스위트피의 시작점은 인디 신의 열기가 풍성하게 번지던 1998년이었다. 당시 김민규는 델리스파이스의 멤버로써 에코의 3집 『Voice Of Love』(1998)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던 뮤직디자인에 소속되어 있었다. 델리스파이스의 2집 『Welcome To The Delihouse』(1999)이 발표된 직후, 뮤직디자인의 서희덕 대표는 급하게 회의를 소집했다. “민규가 델리 스파이스 외 활동을 하고 있다는데...”라며 김민규의 스위트피 활동에 대해 다른 레이블이 엮인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레이블에 소속된 가수가 소속사와 상의없이 개별 활동을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당시에 뮤지션과 음반사의 전속 계약서에는 소속 뮤지션의 별도 프로젝트 활동에 대한 명시가 불분명했다. 또한 이 시기는 인디와 클럽 문화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밴드에 소속된 뮤지션들이 간혹 홀로 무대에 오르는 일이 잦았다. 스위트피는 델리스파이스와 별개로 김민규가 라이브 무대에서 개별적인 음악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단순한 취지로 시작된 프로젝트명일 뿐이었다. 소속사인 뮤직디자인의 결론은 김민규에게 델리스파이스 활동에 주력하라는 의견을 전달했고, 스위트피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달려라 자전거」와 「종이비행기」가 연달아 히트를 기록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스위트피에 대한 뮤직디자인의 관리도 유연해졌고, 그렇게 스위트피의 『Never Ending Stories...』(2000)는 예상보다 빠르게 발표될 수 있었다. 1집 이후 17년이 지난 시점에서 마지막을 고한 본작은 CD가 아닌 고급스러운 재질의 LP로만 발매되었다. 이 곡의 인트로는 낯익은 기타 멜로디와 김오키의 색소폰, 김민규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특히 귀에 살랑거리는 곡이다. 마스터링 자체에 신경을 많이 쓴 이번 음원의 스펙은 32비트 48kHz로 완성되었다고 전해진다. 긴 여행길을 다녀온 김민규의 또 다른 걸음을 기대해 본다. ★★★★

 

[김용민] 김민규는 참으로 노래를 잘하는 뮤지션이다. 델리스파이스의 까칠함에 가려진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스위트피로 써내려간 진솔한 자서전들을 듣고 있노라면 표현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교함이 있다. 혹자는 이런 무미건조에 많은 점수를 주길 꺼려하겠지만, 무작정 크고 싶어하는 찌질한(?) 감성소년을 우리들에게 받아들이게 하는 힘은 분명 무시할 수 없다. 이번에는 아주 조금, 살짝 가라앉았을 뿐인데도 작별을 준비하는 어른스러움이 듬뿍 묻어난다. 사실 「달빛과 춤을」은 단촐한 구성에 김오키의 (개구진 모습이 많이 빠진) 색소폰 하나만 슬쩍 얹어놓았음에도, 20년을 달려온 음악적 인생을 허심탄회하게 소회하는 모습이 그리 촌스럽지 않다. 감히 서유석의 「가는 세월」에 비교하고 싶을 만큼, 노을이 짙게 깔린 그 멋이 너무나도 좋다. ★★★★

 

[박상준] 오프닝은 작년의 챔피언스, 스몰타운, 전기뱀장어가 떠오르는 모던록의 기조를 가져간다. 이한철과 함께 늘 좋은 멜로디를 써내는 중견의 작곡가 겸 밴드 보컬로서 김민규의 역량도 돋보인다. 내내 우아한 베이스에 그보다 더 우아한 김오키의 색소폰이 가세하면 분위기는 고요 속에 절정을 향한다. 두세가지 리듬에 특정 악기들이 가만히 층을 쌓으며 하나의 노래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대놓고 울어라 강요하는 노래보다 강하게 설득하는 듯했다. 늘 좋은 곡을 써주는 음악가에 대한 애정은 식을 수 없는 법이다. 더 많은 결과물을 듣고 싶다. ★★★☆

 

[차유정] 하나의 리듬과 멜로디가 계속 반복되는데도 지루함보다 편안함이 먼저 다가온다면 그 이유는 역시 스위트피라는 브랜드가 주는 안정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리듬감을 지닌 발라드가 나긋하게 그루브를 타면서도, 보컬의 스산한 톤으로 미묘한 감정선을 예민하게 요리한다. 이런 노래를 듣고 있자면 발라드 역시 다른 응용과 성찰이 가능한 장르임이 명확해진다. 전혀 어울릴 틈을 찾아낼수 없을 거라고 단언하고 싶었던 김오키의 연주는 로다운30 때와 마찬가지로 의외의 접점을 찾아 신기하게 안착한다. 그 과정 또한 매우 흥미롭기 짝이 없다. 나태함이 얼마나 일상에 필요한 행태인지를 훌륭하게 기술하는 트랙이라고 할 만하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달빛과 춤을 (feat. 김오키)
    스위트피
    스위트피
    스위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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