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24-2] 박지하 「Communion」

박지하 『Communion』
2,10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11
Volume 1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박지하의 어법은 재즈에 맞춰있다. 그녀의 피리가 트럼펫의 자리를 대체하고, 중저음을 담당하는 색소폰을 베이스 클라리넷이 대체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비브라폰의 존재감이다. 비브라폰은 중저음과 고음부의 선적 멜로디에 점적인 멜로디를 부여한다. 때로는 대결 구도로, 때로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말마따나) ‘쿠션’ 역할을 해준다. 결과적으로 이런 포인트로 인해 국악기로 쓰이던 피리의 ‘톤’이 새삼 새롭게 들렸다. 나머지 악기들은 그런 피리의 톤이 지나치게 날카로워지는 것을 경계하거나, 혹은 피리의 음장력을 보충해주는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각자의 영역 속에서 눌러 앉아 있는 곡이 아니라, 각자의 영역이 지니는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단단하게 굳힌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영역 안에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이러한 여러 요소들이 모여서 이 곡 자체를 흥미롭게 만든다. 연주곡임에도, 단선적인 흐름임에도 지루하지 않다. 올해 나온 크로스오버 신의 싱글 중 가장 흥미로운 결과물. ★★★★

 

[정병욱]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어울리는 「Communion」의 퓨전 방식은, 단순히 몇 가지 장르적 특성들을 주체 중심으로 짚어내고 뒤섞고 있다기보다, 국악·클래식·재즈 등 거대한 집합표상들을 규칙에 상관없이 유연하게 녹여내고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당연히도 노래를 이끄는 피리의 주제와 연주다. 박지하의 피리는 즉 전통과 실험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특정한 답변을 확정하기보다, 주법으로부터 자유로이 노래의 분위기과 정서에 집중하는, 자연·조화·중용을 통해 악기의 새로운 감상 영역을 가능성으로 제시한다. 반복적인 선 운동과 선율을 통해 제시되는 전반부 주제는 그것이 한 옥타브 반에 불과한 피리의 한계를 고스란히 안고 있음에도, 텅잉을 최소화하고 호흡을 부드럽게 가져간 악기 음색의 유려미를 최대화하는 연주를 통해, 일순의 지루함이나 거친 독주 없이 아름답게 장식된다. 흔히 익숙한 대로 절실한 음색의 애수나 합주를 강하게 리드하는 진취성 대신 한껏 절제된 음색으로 극적 배경을 예열하는 피리가 결코 외롭지 않은 것은, 대선율을 맡는 김오키와 클라리넷과 타악을 대체하는 비브라폰의 영롱한 돋움 덕분이기도 하다. 전통과 서양의 두 관악기와 비브라폰이라는 기이한 앙상블은, 어떠한 주체영역에도 빚지지 않으면서도 조합의 이질감 없이 그만의 조화를 뽐낸다. 앞선 주제와 다르게 세 악기의 균형을 깨고 선율과 주법에 화려한 변화를 주는 후반의 극적 반전 또한 훌륭하다. 이때의 피리 연주는 민속악의 주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꺾는 음이나 떠는 요성을 강하게 어필해 마치 시나위 속 그것처럼 구성지고 흥겨우면서도, 꺾는 소리 후의 노련한 농연과 여전히 절제적인 균형을 통해 서양 관악기의 재즈 즉흥연주와 같은 인상을 동시에 준다. 우리 소리의 존속이 전통의 리바이벌이나 혁신적 진보가 아닌, 국악기에 부여되는 자연스러운 현재성을 통해서도 가능함을 증명해주는 또 하나의 멋진 트랙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Communion
    -
    박지하
    박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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