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한국 대중음악계에서는 해외에 비해 록 기타리스트들이 모여 조인트 음반을 발표했던 사례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유일한 사례가 바로 80년대를 대표한 헤비메탈 기타리스트들인 신대철과 김태원, 김도균이 만나 발표했던 『Dead or Alive』(2003)이다. 이제 AFA의 제이크 장, H2O의 타미 킴, 그리고 다운헬의 알렉스가 만나 오랜만에 그 계보를 이을 만한 작품을 선보였다. 각 기타리스트가 주도한 3곡에 이어 음반의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합주곡은 스피드와 테크닉의 화려한 경쟁을 펼치리라는 예상을 깨고 초반에는 슬로우 템포 위에 세 기타리스트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성적인 터치를 느낄 수 있으며, 중반을 지나 후반부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주고 받는 솔로의 향연 속에서 그들 각각이 추구하는 연주 테크닉의 특색이 잘 드러난다. 특히 서로의 연주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주면서 겹쳐질 땐 자연스러운 조화를 풀어내는 능력이 잘 드러난 것이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이다. ★★★☆

[차유정] 오랜 시간동안 음악에 몸담은 아저씨 세명의 중후한 여유와 매력이 두드러진다. 연주곡이라면 테크닉에 갇히거나 완결된 곡을 마무리 하기 전의 간주라는 지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곡에서는 그런 느낌을 찾아볼수 없다. 강렬한 표현이 센 음악처럼 내지르듯이 나갈 필요도 없고, 구성에 매몰되어서 곡을 완성시킬 필요도 없다는걸 대중들에게 넌지시 알려주는 것 같다. 차분하고 여유있는 스킬을 구사하는 동시에 숙련된 기량을 뿜어낸다. ★★★★